2007년 12월 31일
2007년도 마지막 산행에 금북정맥은 내게 멋진 선물을 한다.
눈.
그것도 엄청난 눈.
눈속에 파묻혀 정해년 한해를 돌이켜 본다.
많은것을 얻었고 또 많은것을 이뤘다.
열심히 살았고 또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다가오는 무자년 역시 그렇게 살거다.
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연이틀 새집증후군에 시달리다 눈덮인 숲속을 걷는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혹여 나뭇가지라도 건드릴라 치면 엄청난 눈폭풍이 머리위를 덮친다.
하늘도 우리의 이사를 축하해 주려는듯 하루는 촉촉한 비로, 하루는 엄청난 눈으로 그리고 또 하루는 강력한 추위로 축복을 주신다.
재밌게 살자.......
홍성 백월산
오늘의 구간중 백미로 꼽고 싶은 곳이다.
해발 394m로 홍성의 진산이며, 금북정맥의 최남단 봉우리인 청양의 백월산과 동명이산이다.
이산도 작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산이다.
더구나 눈속에 묻힌 백월산의 설경은 돈내고 보래도 아깝지 않을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이곳 정상에 서면 홍성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하는데 오늘은 하늘이 거기까진 허락치 않는다.
금북정맥 스믈한번째........
신성역-꽃조개고개-남산-맞고개-하고개-살포쟁이고개-백월산-까치고개
새벽에 길을 나서는데 눈발이 심상치 않다.
세상을 온통 묻어버릴 기세다.
때문에 고민이 엄청 많았다.
몇번을 돌아설까도 했었다.
하지만 갔다.
산이 계속 날 부르니까.......
신성역 근방에서 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농로에 쳐박힌다.
막막한 가운데 정말 힘겹게 차를 끄집어 낸다.
마캘때 쓰는 삽이라도 있었기 망정이지 산근처에도 못가보고 고생만 직쌀나게 할뻔했다.
오늘은 애초에 육괴정까지 갈려 했다.
그래야 다음 코스 한구간을 끊기가 수월해 지니까.......
허나 길을 잃고 만다.
수차례 길잃기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까치고개 이후 완전히 길을 놓쳐 버린다.
두시간여를 헤멨지만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결국은 무거운 발걸음을 되돌리며 하늘의 뜻을 헤아려 본다.
아마도 하늘이 내가 무리해서 홍동산을 넘다 조난이라도 당할것을 우려하여 나의 앞길을 막은거 같다.
감사합니다.
'산 > 정맥 따라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북정맥 스물네번째(상가리서 무르티 고개 까지) (0) | 2008.05.29 |
---|---|
금북정맥 스물세번째(까치고개서 상가리 까지) (0) | 2008.05.29 |
금북정맥 스물한번째(가루로개서 신성역 까지) (0) | 2008.05.29 |
금북정맥 스므번째(공덕재서 가루고개 까지) (0) | 2008.05.29 |
금북정맥 열아홉번째(청양장례식장서 공덕재 까지) (0) | 2008.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