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4일
금북정맥 스믈다섯번째.
집뿌리재-금강산-장군산-수량재-물래산-팔봉중학교-굴포운하지-도루재-붉은재-오석산-백화산-모래기재-태안여고-예비군부대-차도고개-유득재-도루개사거리-32번국도
한주 건너 뛰었더니 그새 몸이 감각을 잃었는지 몸이 쉽사리 풀리지 않는다.
풀리지도 않은 몸으로 금강산을 아주 힘겹게 오른다.
금강산은 해발 361m로 오늘구간 이후론 최고봉으로 산이름에 비해 그다지 큰 특징은 없다.
금강산 자신도 이름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오늘 구간은 금북정맥의 맥이 많이 낮아진 상태라 마루금의 많은 부분이 밭과 과수원 혹은 마을길로 변해 있거나 아님 아예 집이나 축사등이 들어서 발을 담글수 없는 부분이 꽤된다.
때문에 어느 구간에 비해 길찾기가 곤란한 구간이라 하겠다.
허나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읇는다더니 내 실력도 그새 많이 늘은 모양이다.
대략 마루금을 가늠하고 저곳이다 싶으면 여지없이 맞아 떨어진다.
스스로에 놀라기를 몇차례 정식으로 한번 독도법을 익혀볼까 싶다.
새벽 다섯시가 조금넘어 집을 나섰더니 오후 3시경이 넘어서부턴 졸음이 쏟아져 진행하기가 힘들다.
어디 볕좋은 곳에 자릴잡고 낮잠 한숨 때리면 끝내줄거 같다.
허나 이번에 늘어지면 다음번에 그만큼 부담이 늘어나는걸 알기에 그저 걷는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걷다보니 어느새 오늘 목표로 했던 유득재에 닿는다.
아직 해는 있고 또 걷는다.
다음 마지막 구간을 좀 더 여유있게 맞고싶은 마음에 한발짝이라도 더 걸으려 한다.
그저 한참을 걷다보니 뭔가가 이상하다.
분명 우측의 능선이 마루금이 분명할진데 표지기가 없다.
혹여나해서 지도를 훑어보고 왔던길을 한참을 되집어봐도 모를 일이다.
한참을 제자리만 왔다리갔다리 하다보니 금새 날은 저문다.
나중에 알고보니 역시나 내 감각이 맞았었다.
쉰재까진 갔어야 하는건데.........
도루개사거리로 돌아나와 32번 국도상에 도착하니 때맞춰 태안행 시내버스를 만난다.
시내버스를 타고 태안에 도착하니 또 때마침 서산행 직행버스가 바로 출발이다.
서산터미널에서 택시로 집뿌리재의 차를 회수하여 집에 도착하니 막 9시가 넘는다.
참 고단한 하루였다.
칠장산으로부터 시작해 충청남도 내륙지방을 휘젓고 여까지 오는동안 한번도 거스른적이 없던 산자분수령의 기본원칙이 이곳에서 깨진다.
느닷없이 정맥의 앞길에 습지가 나타난 것이다.
이 습지가 바로 굴포운하다.
이 굴포운하는 호남지방에서 거둬들인 세곡미의 운반을 원할히 하기위해 고려조부터 조선조까지 수차례 시도됐으나 결국은 3km 구간을 완성치 못하고 현재의 모습으로 남았다 한다.
곧 있으면 굴포운하에 이어 우리나라 역사에 두번째 운하공사가 시작될 모양이다.
굴포운하와는 비교조차 할수없는 대규모 공사가 될 거란다.
대통령 당선자의 스타일로 봐서 주변의 우려에 귀 기울일것 같지도 않고 어떤 형태로든 시작부터 하고볼거 같은데 어차피 하는공사라면 제2의 굴포운하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여하튼간에 국민이 똑똑해야 되는데.........
금강산을 오르고부터 줄곧 능선의 우측으로 기멕힌 산세를 가진 산하나가 따라 댕긴다.
지도를 펼쳐 살펴보니 충남 서북부 지역의 명산중 하나인 팔봉산이다.
규모는 비록 해발 361m밖에 안된다지만 각 봉우리마다 기암괴석을 품은 세가 계룡산에 맞짱뜨자 뎀빌 기세다.
저곳도 꼭한번 찾아 보리라.
근데 봉우리가 여덟개가 아닌게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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