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3일

 

금북정맥 열여섯번째

금북정맥 열여섯번째.

 

각흘고개-봉수산-천방산-걱정봉-명우산-서낭당고개-차동고개

 

각흘고개 주유소 옆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했다.

산에 들어서자마자 비가 쏟아지더니 봉수산에 도착할쯤 멎었다가 다시 걱정봉을 지나면서 차동고개 도착할때까지 계속해서 퍼붇는다.

때문에 차동휴게소에 도착하고 나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그지도 이런 상그지가 없다.

때문에 버스를 타기도 뭣해서 유구택시를 불러 각흘고개로 이동해서 차를 회수했다.

택시비 18,000원

적은 돈은 아니지만 어차피 내가 하고픈일에 쓰는거라 아까운 생각은 안든다.

 

각흘고개-차동고개

오늘은 정맥 오른쪽으로 아산시를 버리고 예산군 대술면과 신양면에 접어들었다.

이젠 나의 두번재 홈그라운드 마저 벗어난다.

아무래도 다음 구간부턴 택시를 이용하는 횟수가 잦아질걸로 보인다.

 

오늘 산행은 무척이나 고단했다.

일단 너무 많은 비를 맞았다.

때문에 옷은물론 배낭이나 등산화까지 모두 비에젖어 무게를 더했고 , 또 다른 구간보다 유난히 많은 영지버섯이 눈에 띄어 하나둘 따다보니 천방산 이후로는 배낭에 더이상 넣을수가 없다. 그 무게도 만만치 않아 집에와서 보니 어깨에 피멍이 들었다.

 

또하나 결정적인건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분명 걱정봉서 차동고개까지 널널한 산행을 했다고들 하고 , 원경이도 다섯시간 반만에 구간을 마무리했다고 하길래 다소 우습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직접 겪어보니 절대로 널널하지도 만만치도 않은 구간이다.

원경이보다 세시간을 더걸려 차동고개에 도착했다.

차동휴게소가 그렇게 반갑게 느껴진적이 없다.

 

봉수산과 천방산

걱정봉 중턱쯤에서 지나쳐온 마루금을 되짚어 본다.

 

앞에 뭉뚝하게 솟은게 천방산이고 그뒤로 송전탑을 안고 삐쭉하게 솟은게 봉수산이다.

봉수산은 전의 덕고개이후 서진하던 금북정맥이 다시금 남진을 시작하여 보령의 백월산까지 이어지는 기점이 되는 곳이다.

 

예전에 아버지랑 봉냥캐러 댕길때 항갑골과 먹달을 거쳐 송악에서 대술 넘어가는 근방에 있는 송석저수지에서 버스를 탔던 기억이 나는데 아마도 그때 저 천방산 능선을 거쳤으리라.

 

이젠 항갑골이나 먹달이란 지명의 존재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

 

오지재

오지재

 

내고향 덕곡리 도랑골과 예산군 대술면 소거리 마을을 잇는 고갯길이다.

예전에 덕곡리 인근 주민들이 예산장을 보기위해 많이들 넘나들던 고갯길이라 하는데 이젠 완전히 인적이 끊겨 스산하기만 하다.

 

내게도 이 고개를 넘던 기억이 꼭 두번이 있는데 두번 다 아버지랑 같이 넘었었다.

 

한번은 내가 초등학교 일한년때로 기억이 되는데 토종*알로 인해 천안에 있는 병원을 가야할일이 있었다.

하지만 때마침 많은비로 인해 비포장 신작로가 끊기고 천안까지 나갈 방법이 없어 아버지 손을잡고 이 고갯길을 넘어 당거리까지 걸어가선 버스를 타고 병원에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당시 아버지등에 업혔다 걸었다를 반복하며 얼마나 힘겹게 이고개를 넘었던지 지금도 그 아련한 추억이 잊혀지질 않는다.

 

또 한번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기전 아버지를 따라 봉냥캐러 다녔던 때가 잠깐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당거리에서 야간에 이고개를 넘을 일이 있었다.

안그래도 무서운데 자꾸 아버지께서 무서운 얘길 해가며 놀리는 통에 잔뜩 겁에질려 이 고개를 넘던 기억이 난다.

그때 들은 얘기중 하나가 이 고개밑으로 곱돌을 캐던 광산이 있는데 그중 광구가 하나 무너져 인부가 매몰돼 죽었다 한다.

그때 죽은 인부의 혼령이 가끔 나타난대나 어쨌대나..........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지금도 이곳에 가면 대낮에도 좀 스산한 느낌이 드는건 사실이다.

 

탑산마을

충청남도 공주시 유구읍 탑곡리 그중에서도 탑산마을.

 

초등학교때 이동네로 소풍을 한번 왔던 기억이 나고, 왠진 모르지만 차를 끌고 들왔던 적이 한번 있었던거 같다.

 

오늘의 정맥길은 이 탑곡리마을을 한바퀴 감싼후 빠져나가는 형국이다.

봉수산에 올라 이마을을 보니 완전 천연요새다.

입구는 좁고 사방은 높은산으로 둘러싸여 왠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한 마을의 존재조차 파악키 어려울거 같다.

택리지에 나오는 십승지지중 한곳이 이곳이 아닐런지........

 

학수랑 , 영순이랑 그리고 순남이가 이 탑산마을에 살았었고 , 동환이 , 명숙이 그리고 상애가 저밑에 탑곡리에 살았었다.

명숙이는 싸이를 통해 탕정 어딘가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걸 아는데 다른 친구들은 어디서 뭘하고 있는지 모른다.

한 15년? 전만해도 학수는 온양에서 무슨 설계사무실에 다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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