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08년 12월 27일 흙날

누  구 랑?   내 사랑하는 사람과 내 두살점들과.......

어      딜?   갈음이 해수욕장 - 신진도 - 안흥외항 - 안흥내항

 

1998년 12월 27일.

그날 나랑 내사랑하는 사람이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십년이 흘렀다.

오늘이 우리가 결혼한지 딱 십년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아홉번의 결혼기념일을 맞았지만 단한차례도 변변한 여행 한번 하지 못하다 올해는 큰맘을 먹었다.

오늘만큼은 뜻깊게 맞고 싶어 그동안 따로 모아오던게 있었다.

 

가족들에게 어디를 가고싶냐 물어보니 먼저나온 살점놈은 배타고 섬에 들어가고 싶단다.

내사랑하는 사람은 겨울바닷가를 걷고 싶다고 그런다.

물론 난 산에 가고 싶었다.

나중에 나온 살점놈은 아무생각 없는 놈이니 일단 제껴두고.........

그래서 생각한게 여기다.

금북정맥의 끝점 안흥진.

안흥진 앞바다에는 신진도란 섬이 떴으니 먼저 나온놈의 바램에도 맞고 , 또 지령산과 금북정맥의 끝봉 사이엔 갈음이 해수욕장이 있으니 내사랑하는 사람의 바램도 맞춰줄수가 있다.

그리고 나또한 지난번 혼자서 쓸쓸히 맞이했던 금북정맥 졸업산행의 추억도 떠올려 볼수가 있을거 같고...........

 

갈음이 해수욕장 주차장에 내려서 지령산을 올려다 본다.

금북정맥이 맺은 봉우리중 이름을 가진 마지막 봉우리다.

 

여기 해수욕장은 입장료가 별도로 있나 보네.

 

갈음이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길 두녀석이 좋다고 뛰댕긴다.

조심해라. 넘어질라..........

 

아무튼 녀석들은 밖에만 나오면 좋다고 저리 앞서간다.

덕분에 내사랑하는 사람과 오붓하게 걸을수 있어 좋았다.

 

갈음이 해수욕장의 백사장 이다.

딴데보다 유난히 모래가 곱다.

 

백사장 한가운데 외로이 서있는 저 소나무 한그루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구나............

 

바닷바람도 상쾌하고 , 누구하나 밟지 않은 백사장도 깨끗하다.

파란하늘 그리고 더파란 바다.

좋다.

 

좋으냐?

 

나중에 나온놈도 저 넓은 백사장을 쉼없이 뛰댕긴다.

애들이 좋아하니 나도 좋다.

 

신발 베릴라......... 

 

백사장이 깨끗하니 낚서가 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의 결혼십주년을 기념하는 일회용 플랭카드를 급하게 만들어 봤다.

 

 

나중에 나온놈도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다. 

 

나중에 나온놈 작품이다.

 

이건 금년 2월 갈음이 해수욕장 백사장에 새겼던 금북정맥 졸업을 자축하는 일회용 플랭카드다.

밑에글은 그때의 심정을 적어뒀던 거고...........

 

오늘로서 총거리 270km 금북정맥 전구간을 완주했다.

안흥항 앞바다가 결국은 내눈에 들어왔다.

그때의 그감격 아마 평생 갖고 갈거 같다.

나란 존재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어찌보면 무의미 할수도 있는 내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된거 같기도 하고 무언가 목표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는 존재감도 찾은거 같다.

그동안 어렵게 왔다.

그리고 외롭게 왔다.

또 앞으로도 외롭게 갈거 같다.

많은 선답자들은 안흥항에 내려서는 그순간 완주기념 프랭카드에 축하의 꽃다발과 완주기념패에 그리고 근사한 축하연까지 마련되어 제법 떠들썩한 모양이지만 난 기념사진 한장 박아줄이 없다.

초라하나마 갈음이해수욕장 백사장위에 나만의 일회용 프랭카드를 그려본다.

그리곤 혼저 쓸쓸히 안흥항 방파재를 걷는다.

이젠 어디로 가나.........

 

갈음이 해수욕장서 그렇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고는 신진도에 들어왔다.

정확친 않지만 여길 안흥외항 이라 하는 모양이다.

 

한쪽선 크레인으로 멸치를 옮기느라 바쁘다.

 

경매장 구경도 했다.

난 이런 물고기 구경하는게 재밌더라.

 

요건 아구다.

 

세상에나 이렇게 못생긴 고기도 있다.

생긴거 봐선 그다지 맛있어 보이지 않는데 암튼 곰치 혹은 물메기라 불리는 물고기 란다.

진짜 보면 볼수록 엿같이 생겼다.

 

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고........

 

어선 한대가 막 부두에 닿더니 잡아온 물고기를 뭍으로 올리고 있다.

주어종은 우럭 이다.

 

한편에선 이렇게 물고기를 펴서 말리고 있다.

이래 놓으니 뭔 물고긴줄은 모르겠다.

 

암튼 그렇게 한참을 안흥항을 구경하다 저쯤 어디서 회를 떴다. 

 

광어하고 놀래미 그리고 쭈꾸미다.

회를 배부르게 먹어본게 얼마 만이냐...........

근데 엄청 아쉽게도 술을 하지 못했다.

상황봐서 자게되면 자고 , 말게되면 말자는 계획으로 길을 떠났는데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잠은 집에 가서 자고 싶단다.

그러더니 자기만 소주한병을 마셔 버린다.

표현은 얼마 안했지만 얼마나 먹고 싶었다고.........

'까짓거 마시고 자고 가자.'

이소리가 나오기를 얼마나 바랬다고...............

암튼 대낮부터 술을 취해선 내게 그동안 못했던 말을 꾀나 한다.

다 알어.

우리가 한두해 산것도 아닌데 꼭 말루해야 안다니?

 

배도 부르고 구경도 할만큼 한거 같고 다음 코스를 향해 간다.

 

애들이 너무나 좋아했던 유람선 여행이다.

두놈다 배는 이번에 처음 타보는 거다.

 

유람선 선착장 이다.

갈매기덜 줄라고 큼직한 새우깡도 한봉지 준비했다.

 

이배다.

 

유람선은 서서히 안흥항을 빠져 나간다.

 

먼저 나온놈은 갈매기들 새우깡을 주느라 정신 없다.

 

새우깡을 하늘에 던지면 갈매기떼들이 척척 받아 먹는게 참 신기했다.

나도 이런 체험은 첨이다.

 

암튼 그렇게 갈매기들과 놀아가며 안흥항을 멀리 떠나간다.

 

방파제 위에 낚시꾼들에게 손도 흔들어 준다.

 

그렇게 안흥항을 떠나 한참이나 멀리 나왔다.

 

이래보니 바다도 좋다.

바람도 시원하다.

 

이게 가의도란 섬이다.

사람이 사는 섬이란다.

 

코끼리 바위란다.

 

암튼 경치 좋다.

 

코끼리 바위와 멀어진다.

 

배 앞편으로 또 뭔가 닮은 바위하나가 뵌다.

뭘 닮았을까요?

 

이리보니 저앞에 낮익은 곳이 뵌다.

지령산도 뵈고 갈음이 해수욕장도 뵈고 또 태안비치골프장도 보인다.

 

바위를 땡겨 봤다.

뭘 닮았나?

 

사자바위 란다.

참 그럴싸 하게 생겼다.

 

저건 거북이 바위.

 

저건 코바위.

 

녀석 신기한지 배안에 들어올 생각도 않는다.

 

금북정맥의 종착점을 다시한번 보자.

국방과학 연구소를 이고있는 지령산(빨간색화살표)이 저멀리 보이고 , 그 우측으로 아까 다녀왔던 갈음이 해수욕장(노란색)이 보인다.

갈음이 해수욕장 우측으로 솟은 봉우리(연두색)가 금북정맥의 마지막 봉우리다.

금년 2월에 살을 에이는듯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저곳서 이쪽을 멍하니 바라봤었는데 이젠 정 반대편에서 저곳을 바라보고 있다.

아무튼 금북정맥도 또 저기뵈는 저곳들도 내겐 결코 잊을수 없는 각별한 곳이다.

  

가의도도 저만큼 멀어져 있다.

 

사자바위도 저만큼 멀어져 있다.

 

여긴 미역 양식장 이란다.

이곳을 끝으로 유람선 여행도 슬슬 마무리를 지어 간다.

 

그리곤 안흥항 방파제 안으로 들어 간다.

 

많이들 잡었쓔?

 

안흥항이 점점 더 가까워 오고...........

애들은 그럴수록 아쉬움이 남는 표정이다.

담에 또 오게되면 C코스 한번 타보자.

 

신진도서 나오는 길에 들를곳이 한곳 더 있다.

안흥항 내항 이다.

이곳이 금북정맥의 끝점 이다.

금년 2월에 저 간판이 서있는 정류장서 버스를 탔었다.

 

저앞에 마지막 봉우리서 내려서 안흥진 앞바다에 손을 담금으로서 금북정맥에 신고식을 했다.

개중에는 아예 바닷물로 뛰어 드는 분들도 계신 모양이데..........

11개월 전에 저 안흥항 바닷가를 걸어나오는데 왜그리 쓸쓸 하던지.........

그때만 해도 내가 다시 정맥에 발을 들이게 될줄은 몰랐었다.

 

여긴 안흥성 이다.

맘같아선 잠시라도 성벽을 걸어보고 싶지만 이 사진한장을 남기고는 오늘 여행도 이렇게 마무리를 짓는다.

 

돌아오는길.

일부러 조금돌아 유득재에 가본다.

저 등나무 슈퍼도 그모습 그대롤쎄.

 

그때  걸어뒀던 표지기는 색이 바래 이젠 글자 판독도 쉽지가 않다.

 

돌아오는길.

그때 걸었던 그길을 많이도 지나친다.

안흥항서 나오며 죽림고개를 지나쳤다.

잠시후엔 근흥면소재지를 지나며 근흥중학교 오름길도 확인했다.

마금리 회관의 해송과도 다시 눈을 마주쳤고 , 쉰재를 지나 유득재에 다다라선 근흥막걸리도 한통 샀다.

차도고개를 지나고 차리고개를 지나 수량재에 다다르니 좌측으로 장군산도 뵌다.

무르티고개를 지나며 이젠 금북정맥과 멀어지는가 싶더니 가야산서 상왕봉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들이 이후에도 한참을 함께하며 나를 지켜 준다.

금북정맥아........

사랑한다.

 

 

암튼 그렇게 천안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2차 , 3차 허리띠 풀르고 먹고 마셨다.

마지막으로 포장마차에 들러 저 바지락칼국수에 소주 한병으로 입가심도 했다.

먼너 나온놈이 칼국수가 담긴 그릇을 보더니 그다지 마땅치 않은 모양이다.

내가 봐도 상태가 심하긴 하다. 

 

 

이게 그 맛좋다는 근흥막걸리다.

유득재의 등나무슈퍼서 산거다.

예전 그때 먹어봤을땐 약간 텁텁한맛이 특징인거 같더니 오늘 먹어보니께 또 아니다.

맛이 엄청 맑고 깨끗하다.

그리고 약간 시큼하다.

술맛이 변한거냐 아님 내 입맛이 변한거냐..........

암튼 일반 막걸리보다 독한지 금방 취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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