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08년 7월 26일 흙날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비밀이여......

도상거리?   12.9km(gps)

소요시간?   6시간 32분

 

벌써 몇주째 주말마다 비가 오고 있다.

오늘도 예외없이 엄청 퍼불거란 예보가 있었다.

하여 일찌감치 정맥길은 포기를 하고 무성지맥도 잠시 생각해 봤지만 거기도 15km 남짓되는 거리라 빗속에 걷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일반산행은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고.........

가긴 가야되는데 어딜 갈까를 몇차례 고민하다가 결국 오늘은 산삼산행을 하기로 한다.

지난번 뒤졌던 곳보다 더 멀리 더 넓게 그리고 더 꼼곰하게 돌아볼 참이다.

 

숲에 들어섰다.

축축한게 느낌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

 

첨엔 이게 박조가린(표준어론 하수오)줄 알고 깜짝 놀랬었다.

다시봐도 비슷하게 생겼다.

 

요 잎사귀는 어서 많이 보던거다.

네놈이 더덕 이렸다.

 

여기도 있다.

자세히 보니 주변에 지천으로 깔렸다.

한참을 정신없이 캔다.

 

많기는 한데 보다시피 잘다.

그나마 굵은 놈으로 골라서 몇개 캐곤 다시 진행을 한다.

 

첫번째 휴식을 갖는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고 체력소모도 엄청나다.

확실히 사면을 타는게 능선산행보다 훨씬 힘들다.

 

좀 쉬겄다고 진행을 멈출때마다 모기떼들이 사람을 가만 놔두질 않는다.

얼마나 물어 뜯어 쌌는지 오히려 쉬는것보다 가는게 낳다.

집에와서 산모기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던 부위를 보니 이렇다. 

 

정맥꾼을 한명 뵌다.

오늘은 종일 퍼붇는다는 예보가 있었음에도 저렇게 우직하게 가는 분들이 계시다.

가시는 산행길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 되시기를..........

 

작년 이맘때쯤 걸었던 금북정맥 길이다.

그도 벌써 근 일년전의 일이다.

 

지난번 봐뒀던 산삼을 다시 만났다.

하마터면 이 산삼을 다신 못보는줄 알았다.

분명 여긴거 같은데........

여기가 아닌가?

저쪽인가?

누가 캐갔나?

토끼가 끊어 먹었나?

하여튼 인근 사방을 몇차례 돌고 나서야 간신히 찾았다.

똑같은 곳을 몇번을 지나치고 나서야 눈에 띈다.

거참 산삼이 영물이라더니 신기하네.........

 

오늘은 이 산삼을 취하기로 했다.

내가 전문 심마니도 아니고 나같은 초보자가 한 서너개월 참았으면 많이 참은거 아닐까?

 

캐고보니 참 이쁘게 잘 생겼다.

내가 뭐 볼줄은 모르지만 잔뿌리도 많고 약통도 제법 그럴싸하게 생겼다.

모르긴해도 먼저 캤던것보다 훨씬 좋은놈으로 보여진다.

 

요렇게도 쳐다보고........

한번 캐봤다고 이번엔 실뿌리 하나 다치지 않고 캐기도 보통 잘캔게 아니다.

 

통에 담아서 한번 더 쳐다보고........

너무 많이 쳐다봐서 닳지나 않을라나 모르겄네..........

 

산삼은 이끼에 싸서 보관하는게 좋다는데 근방에 어디 이끼가 있간디?

하여 아쉬운대로 주변의 나뭇잎으로 감싸고........

 

그렇게 다시 주변을 돌아보자니 이끼가 잔뜩 낀 바위 하나가 눈에 들어오고........

 

그 바위서 이끼를 뜯어다 다시 포장을 한다.

 

이끼위에 올리고 보니 또 제법 자세가 잡힌다.

 

산삼아!

너의 진정한 임자는 하늘이 정한다 들었다.

비록 네가 나와 맨처음 눈을 맞춰 이 세상에 나왔지만 너는 이미 나의 손을 떠났다.

진짜 임자를 만나거든 모쪼록 무한한 약효를 발휘해 주길 바랄 뿐이다.

 

산삼과 마지막 눈인사를 하고는.........

 

이렇게 이끼로 덮는다.

저 이끼속에 수분이 산삼의 신선함을 유지해 준단다.

 

정맥길을 따라 다시 원위치로 돌아 간다.

돌아가는 길도 꽤나 멀고 지친다.

이젠 사면을 탈 힘도 없어 그저 능선길을 터벅터벅 걷는다.

 

하산하여 들머리에 다다랏다.

산속에 있는 동안은 몰랐는데 산에서 내려오고 나니 그제서야 배에서 '꼬로록' 소리를 낸다.

약간 어지럼증도 느낀다.

생각해보니 늦은 아침을 먹고나와 다섯시가 다되가는 이시간까지 미숫가루 조금 말고는 뭣하나 먹은게 없다.

간단한 산행을 예상하고 도시락 준비를 안했더니 생각보다 산행시간이 엄청 많이 늘어났다.

산에들면 이렇게 시간 가는줄 모른다.

내가 산에 미치긴 했나 보다.

산이 너무나 좋다.

산에서 살고 싶다.

 

이 동네도 마농사가 한창이다.

마농사 하면 내고향에 정구형이 최곤줄 알았더니 여기 이분이 짓는 마가 정구형 꺼보다 휠씬 더 실해 보인다.

 

요건 작년에 캤던 산삼 사진이다.

보다시피 3구짜리 2챈데 열매도 달리고 더 묶은게 확실해 보인다.

 

요건 캔 모습이다.

보다시피 몸통은 더 클지 모르겠으나 잔뿌리가 거의 없다.

그만큼 얼떨껼에 캐다보니 잔뿌리를 죄다 끊어 먹은거다.

약성은 저 잔뿌리에 많이 들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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