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09년 11월 07일 흙날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짐때울고개-솔티-명덕봉-굴티-구절산-보신이고개-팔봉산-묵방산-우성면소재지

도상거리?   24.4km

소요시간?   10시간 03분

 

이유없이 심란했던 한주가 가고 또다시 산을 찾는다.

한주가 왜그리 길던지..........

 

오늘 산행의 발자취.(분홍색 궤적)

 

이건 날머리쪽서 본거.

 

새벽녘의 유구터미널.

 

대합실의 모습도 휑하고 한산하고 쓸쓸해 뵌다.

내가 학교 댕길때 모습과 거의 변한게 없는듯 하다. 

 

유구서 쌍대리 들어가는 7시 첫차를 탔다.

나 이외엔 손님이 하나도 없다.

맨날 빈차로 들어가는지 기사분께서 왠 손님이 다있나 신기해 하는 눈치다.

 

다시 찾은 쌍대리 짐때울.

 

버스 정류장서 한 30여분 걸어 짐때울고개 정상에 다시섰다.

여차하면 이곳에 한번 더 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내디딘 발길 칠갑지맥도 밟아봐야 될거 아닌가........

 

짐때울고개를 벗어나 능선상에서 내려보는 사람들이 사는 곳.

내가 지금 서있는 이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

나도 사람인데 사람들이 사는곳보다 그렇지 않은곳이 더 좋으니 이게 뭔 조화다냐.

여하튼 저곳은 저렇게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뭔가에 덮혀있다.

난 잠시 저곳을 벗어나 있을 뿐이고.........

잠시 뿐이겠지만 어쨌든 좋다.

 

주요 분기점에 다다랐다.

칠갑지맥은 여기서 우측으로 몸을 틀고 그와함께 능선의 좌측으로 묵방단맥을 분기 시킨다.

오늘 내가 갈곳은 묵방단맥 쪽이다.

그렇다고 오늘 내가 묵방단맥을 밟기위해 여길 온건 아니다.

십승지중 한곳으로 지목되곤 하는 유구,마곡 두강사이 200리 길의 막바지를 밟아보기 위해서다.

그동안 십승지하면 무성지맥과 법화단맥 사이의 좁은 지역만 염두해 뒀었는데 직접 밟아보니 이쪽도 꽤나 외진 곳이었다.

 

약초 재배단지를 지나고........

 

오래된 고개 하나를 지나친다.

여기가 어디쯤인지 무척이나 궁금하지만 아쉽게도 지도를 가져오지 않았다.

차에서 한번 훑어보고는 그대로 거기다 두고 온거다.

이후로도 수많은 고갯길을 접하고 , 마루금 좌우로 수많은 마을들도 접하지만 전혀 감을 잡지 못한체 그렇게 갔다.

알고 가는것과 모르고 가는것의 차이가 이렇게나 클줄 몰랐다.

눈뜬 장님이 되어 앞만보고 가는길은 그만큼 재미가 반감됐다.

 

산행 시작 세시간만에 처음으로 조망이 터진다.

희뿌연 안개속에 많은 산들이 뵈지만 멀리 지난구간 올랐던 천봉(빨간거) 하나만 식별이 가능하고 나머진 알길이 없다.

요 아래동네는 쌍대리 토끼울 이란 동네다.

'상종이네 끝순이 고모가 토끼울 산다'

아주 어릴적에 들은 얘긴거 같은데 저말이 왜 여태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지 모를일이다.

일찍이 토끼울이란 동네를 와본것도 아니고 , 상종이네 끝순이 고모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말이다.

암튼 상종이네 끝순이 고모는 요밑에 산다.

 

한참만에 다시뵈는 남쪽 조망이다.

저앞에 도로가 39번 국도니까 요밑에 마을은 청양군 정산면 송학리 윗솔티 마을 일거다.

 

그 반대편인 이쪽 신풍쪽은 청흥리 일거고.......

 

여기가 솔티 다.

아마도 예전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 했겠지만 지금은 인적이 완전히 끊겨 버렸다.

다만 이 밑으로는 솔티터널이 뚫려 차들의 왕래는 빈번하겠지만.........

 

오늘 이름을 가진 첫번재 봉우리에 올라섰다.

명덕봉 이다.

봉우리의 모양이 소의 멍덕처럼 생겨서 멍덕봉으로 불리다가 음이 변했다고 하더니 아닌게 아니라 봉우리 모양이 참 신기했다.

급하게 올라서니 봉우리만 평평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소의 멍덕이란게 이렇게 생겼나? 

혹여 묵은성이 아닐까 싶어 둘러보니 성터의 흔적은 발견할수 없었다.

 

명덕봉의 삼각점을 확인하고........ 

 

역시나 이곳까지 다녀가신 선답자께서 계신다.

많이뵈던 서울 양천의 심용보님.

 

서울 광진의 문정남님.

두분의 표지기는 이후로도 내가 가는길을 따라 계속 되는걸로 봐서 우성면소재지서 산행을 이어오신 모양이다.

아무튼 대단하신 분들이다.

 

태닮사의 요물님 표지기도 접한다.

이분 산행기는 봤는데 십승지 산행을 하신단다. 

 

마루금을 놓쳐 굴티서 우측으로 약간 치우친 지역에 내려섰다.

추수가 끝난 논서 오랜만에 이렇게 짚토매를 세워둔 모습도 본다.

반갑고 정겨웠다.

어릴적에야 흔하게 뵈던 모습인데 어느덧 이렇게 반갑고 정겨운 모습이 되어 버렸는지........

 

굴티다.

공주시 신풍면 입동리와 청양군 정산면 봉현리를 잇는 고개다. 

 

이쪽이 청양 봉현리쪽 모습. 

 

올라야할 구절산의 모습. 

정상 바로밑에 뵈는 절은 구룡사 란다.

 

마루금에 올라서 이곳에 배낭을 놓고 구절산을 다녀온다.

오른편서 올랐고 구절산을 다녀온후 왼편으로 가야 한다. 

 

구절산을 오르다 보는 거대한 바위. 

 

구절산 정상부의 모습이다.

구절산은 이산에 아홉개의 절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하더니 저 마디절(節)자와 그 '절'이 뭔 상관이 있다는 건지........

 

구절산을 지나치며 바라뵈는 가야할 마루금 방향이다.

앞으로 뵈는산이 팔봉산 이다.

봉우리가 여덟개 맞나?

애매한거 하나 포함하여 여덟개가 맞는거 같다. 

 

팔봉산.

생각했던 것보다 참으로 웅장한 산이다.

팔봉산과 구절산의 사이에 끼인 요아래 골짜기가 신풍면 선학리란 동네다.

이동네도 공주시 5도2촌 마을로 지정된 마을이라 하는데 봄이면 참두릅 축제도 한다 들었다.

암튼 대충봐도 굉장히 깊어 뵈는 동네다.

나중에라도 시간내서 꼭한번 들러봐야 되겠다. 

 

보신이 고개 다.

왼쪽은 선학리 보신이 마을 , 우측은 청양쪽 봉현리 마을.

보신이는 난리가 나도 몸을 보존할수 있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랜다.

산세만 봐선 일리있는 얘긴거 같다. 

 

보신이 고개를 떠나서 보는 청양 봉현리쪽 모습. 

 

팔봉산 여덟개의 봉우리중 두개의 봉우리만 올라봤다.

여기가 두번째 봉우리의 모습이다.

몇번째 봉우린가에 삼각점이 박혔다는데 확인은 안했다. 

 

제삼리 주민도 지나가셨네. 

 

팔봉산서 내려오다 뵈는 가야할 마루금 방향. 

 

오랜만에 보는 4홉짜리 금복주 소주병 이다.

요새야 병소주 하면 의례 2홉짜리 병이려니 하지만 예전엔 이것과 더불어 8홉짜리 댓병도 흔했다. 

특히나 시골 으르신들은 말래나 부엌 한켠에 소주 댓병짜리를 세워두곤 김이 빠졌거나 말었거나 그렇게 수시로  마시곤 하셨었는데........

아마도 술심을 빌어 그 고된 농삿일을 이겨내지 않았나 싶다.

이런것들도 별거 아닌거 같지만 오랜만에 보니 왜그리 반가운건지........

저 병에 새겨진 저 어른은 다시봐도 후덕해 뵈네......

왼손에 든 그건 뭐유?

 

간혹가다 뵈는 영지버섯.

멀쩡한건 거의 없고 썩은것 혹은 썩어가는게 대부분 이었다.

 

묵방산 정상이다.

정상엔 이렇게 산불감시초소가 자릴 잡고 있었다. 

 

묵방산의 삼각점.

 

한켠엔 이렇게 사각정자도 있고.......

 

사각정자서 숲사이로 뵈는 연미산(빨간거)

 

계룡산(빨간거)도 뵌다.

그리곤 더이상은 모르겠다.

공주시 남쪽의 산들은 가본곳이 거의 없으니..........

 

묵방산 표시석을 뒤로한채 또 간다.

오늘 산행의 최종목적지는 여기서도 한참을 더가야 된다.

 

계단땜에 무릎이 영 신경이 쓰이고........

 

한참만에 뒤돌아 보는 묵방산.

아마도 정상 좌측으로 뻗은 산줄기가 묵방단맥의 주줄기 일거다.

이렇게 된거 저기도 안밟아 볼순 없게 됐다.

그러니 저곳도 적어도 한번은 다시 와야 될 곳이란 거다. 

 

묵방단맥 주줄기를 등에업고 들어선 절.

돌아와 찾아보니 영암사란 절이다.

단촐하면서도 한갓지고 경치좋은 곳에 들어선듯 하다.

지도를 보니 이 골짜기 이름이 먹방이 인듯 한데 묵방? 먹방?

비슷하지 않나?

아무래도 묵방산이란 이름이 이골짜기와 관련이 있을 듯........

 

사진 우측으로 우성초등학교가 보인다.

이제 다와간다는 뜻이다.

볏짚을 둘둘 말아둔 하얀 물체 왼편으로 유구천도 유유히 흐르고 있다.

조 윗쪽이 통천보 다. 

 

오늘 산행의 날머리 다.

어둠이 막 내리 깔리는 시점에 산행을 마쳤다. 

 

우성삼거리서 청양가는 길의 다리위서 내려보는 유구천.

내가 고향집 앞에서 쉬를 하면 그 쉬는 빗물에 씻겨 혼내깔로 흘러들거다.

그 혼내깔 물은 흐르고 흘러 추동 앞개울에서 유구천을 만날거다.

그리고 그 물길은 여까지 흘러 지금 내가 서있는 이 다리밑을 지나 저아래 평목리 장구먹이쯤서 금강에 합류를 할거다. 

 

저녁나절의 우성면소재지. 

 

이곳서 대전 서부터미널을 출발해 유성,공암,공주,우성,사곡,신풍,유구,신양,예산을 거쳐 서산 어디께까지 이어지는 직행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내가 학교 댕길때 참 많이도 타고 댕기던 버스다.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타봤고 또 옛생각에 잠시 잠겨봤다.

언제 이렇게 세월이 흐른걸까?

 

암튼 그렇게 유구터미널 인근에 세워둔 차를 회수했다.

 

또다시 고향집에 들렀다.

역시나 또다시 엄마랑 오붓히 앉아 저녁을 먹었다.

평소 식사량의 세배에 육박하는 고봉 그득한 밥과  , 퉁퉁장 한냄비를 뚝딱 해치웠다.

밥도 맛있었고 , 퉁퉁장도 맛있었고 , 사실 허기도 졌었다.

허나 이런걸 모두 떠나 엄마가 해주는 밥은 일단 맛있다.

얼마나 많이 먹었나 걷기도 불편하더라.

 

동네 고사티를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곤 또 발길을 돌린다.

이곳은 언제나 그리운 곳이지 내가 사는곳은 아니다.

 

십승지 인근의 밟아본 산줄기 들이다. 

세상은 넓고 가볼곳은 무궁무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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