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산행덕에 노곤한 몸을 뉘여 일요일 늦게까지 꿀잠을 잤다.
애초에 오늘은 애들 데꼬 바람이나 쐬러갈 참이었는데 내 사랑하는 사람이 신종플루 땜에 안움직이는게 좋을거 같단다.
하여 모든 계획을 접었다.
그리곤 오후들어 또 발바닥이 들썩들썩 한다.
광덕산을 갈까?
아님 마캐러?
아주 짧은순간 갈등끝에 연장을 챙겨 마캐러 나선다.
오늘도 역시나 목천읍 덕전리다.
저 뒤로 뵈는 봉우리가 태조산(빨간거) 이다.
지도를 보니 이 골짜기 이름은 신평마을 인듯 하고........
첫번째 마.
첫번부터 캐기만 힘들지 그다지 실하진 못한놈을 만났다.
마의 요 머리부분을 '고동지' 라 한다.
저 고동지를 약 10~20cm 가량 잘라서 땅속에 묻어뒀다 내년봄에 밭에다 심으면 그해 가을에 또 그만큼의 마를 수확할수가 있다.
때문에 마 농사를 짓기 위해선 저 고동지의 확보가 필수적 이라 하겠다.
마 한뿌리를 캐고는 양지바른 묘터에 앉아 무르익는 가을을 만끽한다.
참 좋다.
용연저수지도 멋있고 , 막 물들어 가는 뒷능선과의 조화도 멋있다.
누렇게 색을 바랜 황금들녘도 멋있고 , 하늘거리는 억새의 움직임도 참으로 평화로워 보인다.
거기다 날씨는 또 얼마나 좋던지.........
근심없고 한갓지고 거기다 산책삼아 이렇게 마나 캐러 댕길 여유를 가졌으니 이 얼마나 평안한 삶이냐.........
이런 삶을 쭉 유지할수만 있다면 더이상 큰 욕심 없다.
방향을 조금 바꾸니 이쪽도 질세라 풍광이 참 멋지다.
흑성산을 피해 내리꽂는 저 햇살.
그 햇살에 색이 바랜 누런 들녘.
구불구불 돌아가는 정리되지 않은 저 논두렁들.
참으로 풍요로워 보이고 , 참으로 따뜻해 보인다.
그렇게 가을에 취해 시간만 죽치고 않았는데 창수한테 전화가 온다.
금묵이랑 같이 응원온다고 꼼짝말고 거기 있으란다.
그렇게 오래지 앉아 응원군이 도착하고........
곧이어 이어지는 체험 삶의 현장.
금묵이도 체험 삶의현장.
그래도 촌놈들이라 제법 삽질 꽤나 하더라.
그렇게 응원군들에게 마캐기 체험을 시켜주고는 그 수확물을 들고 술집으로 향했다.
갈매기 고기와 직접 캔 마를 구워 대낮부터 그리 술타령을 했다.
무엇보다 가을 햇볕이 참 좋았다.
그리고 가을 들녘도 너무나 환상적 이었다.
가을햇살에 취하고 , 가을의 정취에 취하고 또 술과 친구에 취했던 2009년의 어느 가을날 일요일 오후는 그렇게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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