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늦게 뭣모르고 마신 커피한잔.

그 커피한잔으로 인해 내 금쪽같은 일요일 하루 스케쥴이 완전히 틀어져 버렸다.

밤새 뒤척이다 새벽녘에나 잠이들었고 느즈막히 일어나 밥을 먹고나니 벌써 오후더라.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체질이길래 커피만 마셨다 하면 잠을 못자는 건지..........

아무튼 예정했던 산행은 접고 가까운 태봉산을 찾는다.

이 태봉산은 알면 알수록 또 가면 갈수록 끌리는 뭔가를 품고 있는 산인거 같다.

 

쌍령이고개서 올려다보는 태봉산 기슭 이다.

 

오늘은 산행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은거 같다.

몇발짝 걷다가 왠만큼 괜찮다 싶은 바위만 만나면 이렇게 퍼질러 앉아서 쉬곤 했다.

목표가 없어서 그렇다.

그저 걸을만큼 걷다가 힘들면 쉬고 , 그도 질리면 내려서면 그만인 것이다.

 

봉냥대다.

참으로 오랜만에 본다.

봉냥창이라도 있으면 인근을 좀 쑤셔봐도 좋으련만...........

이후로도 몇개 더 있었다.

 

또 앉아서 쉰다.

목표의식이 없는것도 문제지만 오늘은 이상하리 만치 몸이 쳐진다.

날씨도 봄날처럼 나른한거 같기만 하고...........

 

태봉산 정상으로 추정되는 봉우리다.

저 바위위에선 근 한시간 가량을 앉아 있었나 보다.

왠 잡생각은 그리 나던지..........

이래서 산도 이런식으로 타면 안된다.

어느 정도는 목표를 두고 타야지 이렇게 맹목적으로 타니 잡생각만 늘고 걷기도 싫고.........

 

3개월전의 표지기.

 

다시 그 태봉산 기슭의 평지다. 

 

이정도의 고도에 평지가 있는것도 신기하지만 내보긴 그보다 더 신기한건 이 물이더라. 

 

오늘은 이 물길을 따라 하산을 해보려 한다.

어쨌든 물은 금새 이만큼이나 늘었다. 

 

그리곤 곧이어 이곳에 이른다. 

 

인근에서 오셨다는 아저씨께서 깔(꼴)을 베고 계신다. 

아저씨 말씀이 이곳까지 난길은 예전부터 있던 길인데 누가 언제 왜 이곳까지 길을 냈는지는 모른다고 하신다.

 

아무튼 잠시 평지를 흐르던 물길은 태봉산의 급사면을 타고 아래로 아래로 떨어진다.

그러면서 이렇게 소형 폭포들을 연이어 만들어 놓는다.

 

 

 

 

 

먼저 아이들과 왔었던 제단에도 이른다. 

 

이것의 용도는 뭘까?

딱보니 알것다.

뒷간이다.

응가하면 자연스레 밑으로 흘러내리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저위에도 제단.

 

또 저위에도 제단.

사진상엔 잘 표현이 안되지만 저 바위의 규모가 엄청나다.

태봉산의 이쪽 남동쪽 사면으로 제법 규모있는 바위들이 꽤나 많은듯 하다. 

 

그렇게 계곡을 따라 밑으로 밑으로 내려 간다. 

 

저곳은 일전에 애들을 벗겨 놀게했던 그 폭포다. 

이리봐도 꽤나 높은 폭포다.

 

이런 소형 소도 여러군데 거쳐 어쨌든 오늘의 산행을 마쳤다. 

 

다시 쌍령이고개에 이르니 고갯길 양옆으로 이게 널렸다. 

그나저나 암만 쪼들려도 카메라는 바꿔야 되겠네...........

갈수록 화질이 떨어진다.

 

비수리다. 

 

좀 베어 와봤다.

술이나 좀 담가봐야 되겠다.

진짜로 밤마다 영웅이 되나 보게............

 

수돗물에 깨끗히 씻어서.......... 

 

이렇게 널었다.

말려서 술속에 퐁당.

그리고 3개월의 시간이 흐른후면 난 영웅이 되어 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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