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09년 07월 04일 흙날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공주고개-동막고개-218봉-국사봉-수산리
도상거리? 16.2km (접근거리 탈출거리 몽땅 포함)
소요시간? 7시간 51분(접근시간 탈출시간 몽땅 포함)
비 용? 버스비 2600원 , 이것저것 1000원
차량 이동경로 : 내집-조치원-청라리-전의-내집 (73km)
유난히 힘들었던 한주가 갔다.
먹고 살기 참 힘들다.
엄마가 흔히 하시는 말씀대로 남의돈 먹기 참 쉽지 않다.
요즘같은 세상에........
그래 이정도면 난 복받은 놈인거 안다.
직장도 무난하고 가정도 안정되고 벌이도 이만하면 만족한다.
나하나 잘 다스릴 능력만 있으면 앞으로도 이만큼의 여유는 잃지 않고 살수 있다는 것도 안다.
너무나 잘 알지만 그래도 힘든걸 어쩌랴.........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있더라.
사람을 힘들게 하는건 역시나 사람 이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건 그만그만한 사람 이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건 뭐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대단히 잘난 사람도 아니고 , 대단히 많이 가진 사람도 아니고 , 또 대단히 높은 사람도 아니다.
대단히 잘난 사람이 볼때는 , 대단히 많이 가진 사람이 볼때는 , 또 대단히 높은 사람이 볼때는
별것도 아닌 사람들끼리 그 조그만 차이도 차이랍시고 아둥대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을터..............
우리 그러고 살지 말자.
아니 나만은 그러고 살지 말자.
내가 하는 말한마디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사람은 없는지.........
내가 하는 말한마디에 모욕감을 느끼는 사람은 없는지.........
내가 하는 행동거지 하나에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는지.........
그렇게 돌아보며 살자.
적어도 남으로 인해 내가 느낀 감정을 , 나로 인해 다른이가 느끼게 하진 말자.
별것 아닌 우리들 끼리만큼은 서로 상처주며 살진 말자.
오늘 맞는 산은 유난히 더 포근해 보인다.
오늘 맞는 산은 유난히 더 기대고 싶어진다.
산에서 살고 싶다.
오늘 산행의 발자취(빨간색 궤적)
이건 날머리쪽서 본거.
연기군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들머리쪽 버스시간표 다.
차는 조치원 터미널 인근에 주차를 하고 청라리 들어가는 7시 10분 첫차를 타기로 했다.
조치원 터미널 전경 이다.
새벽밥 먹고 출발하여 터미널서 꽤나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왔음에도 시간이 20분 가량이나 남는다.
그리곤 터미널에서 다시한번 버스 시간을 확인 하는데......
얼레려?
보다시피 7시 10분 첫차가 없다.
매표소 직원분께 여쭤봐도 저 시간표가 맞댄다.
황당하고 어이 없다.
그렇다고 세시간 가량을 기다릴순 없어 차를 끌고 청라리까지 들왔다.
그리고 오늘 산행은 좀 일찍 마치기로 했다.
조치원서 청라리 들어오는 4시 50분 차를 타고 차를 회수키 위해서다.
공주고개를 떠나며 돌아보는 지난구간 마루금의 모습을 담아 본다.
오늘 날씨는 아침 나절엔 이렇게 흐리다가 한 10시쯤해서 소나기가 한차례 내렸었고 오후들언 폭염에 시달려야 했다.
능선에 올라서서 내려보는 청라리 나발터 마을.
오늘의 마루금은 산행초반 잠시 잡목구간을 헤쳐야 했고 , 또 산행 중반쯤 와촌리와 용현리를 잇는 도로를 건너서며 잠시 또 잡목 구간을 만났을뿐 전반적으로 호젓하면서 훌륭했다.
지맥의 오른편으로 보이는 마을인데 아마도 의당면 중흥리쯤으로 보여진다.
초반 잡목 지대를 뚫고 나가다가 반가운 표지기를 만나 내것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겨본다.
님도 참 대단허요.
여기 뭐 볼거 있다고 그리 열심히 댕겨 가시는지.........
그리고 님의 그 산에 대한 열정.
한편으론 존경 스럽습니다.
님께서 개발하고 명명하신 인근의 산줄기는 내 힘닿는 데까지 밟아볼까 합니다.
일주일새 영지버섯이 꽤나 많이 폈다.
오늘 가면서 숱하게 본다.
한달쯤 후면 딱 따기 좋겠다.
동막고개에 내려 섰다.
지맥의 왼편은 청라리 나발터 마을이고 , 오른편은 중흥리 웃말 이다.
여기 이후로 많은 고갯길을 접하게 되지만 이름을 아는 고개는 여기까지다.
선답자께선 이곳 이후로 길을 잃고 산행을 접으신 모양이고 , 내가 가진 지도에는 고갯길에 대한 지명은 표기되어 있지 않다.
산행을 하다보니 이런 횡재도 다한다.
산중에 왠 돈이 떨어져 있다.
그것도 이천원 씩이나..........
이따가 하드 사먹어야지......
호젓하고 한갓진 능선길을 걷는다.
능선길이 이정도만 되다면 고도야 뭔 상관이 있으랴.
어느 임도에 내려섰다.
좌로가면 청라리 헌터 마을 , 우로가면 중흥리 웃말일듯 하다.
217봉의 삼각점을 확인 한다.
멍가 다.
표준어론 청미래라고 하는 모양인데 난 처음 들어보는 명칭이다.
망개라고도 하고 명감이라고 하는 동네도 있는 모양인데 하여튼 우리 동네선 멍가라고 불렀다.
저게 가을이면 빨갛게 익는다.
그래서 동네 애들이 이런 노래를 부르곤 했다.
'빨갛고 똥고란건 머~엉~가?'
와촌리와 용현리를 잇는 고개에 거의 다다르니 이런 산판 도로도 만난다.
저기가 용현릴 거다.
지도를 보니 모국이란 마을인듯 하다.
밤나무 단지도 지난다.
등로상에 이렇게 멋진 아치가 맞아준다.
저 아치를 지나서 우회전 해야 되는데 좌로가서 잠시 헤멨다.
이건 뭘까?
묘라고 하기엔 규모도 너무나 작고 세개의 봉분의 간격도 그렇고 관리상태도 엉망이긴 한데..........
분명 묘는 묜데?
어쨌든 도로에 내셔섰다.
절리가면 공주시 의당면 용현리다.
일루가면 연기군 서면 와촌리고............
저 앞쪽으로 제법 세를 갖춘 산군들이 보인다.
아마도 지금 내가 밟고 있는 이 산줄기의 끝부분 일거다.
전월지맥은 이처럼 그 생을 다하기 직전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원수봉과 전월산 그리고 노적산을 맺게 된다.
아직은 어느게 전월산이고 어느게 원수봉인지 분간이 안된다.
땡겨봤다.
시제때 산신께 제를 올리는 제단인듯 하고.........
한참만에 어느 고개에 내려섰다.
역시나 고개 이름은 모르겠다.
저 쪽으로 내려서면 수산리로 보여진다.
녀석들 열심히 크고 있구나.
제법 큰놈들 이다.
주요 갈림길 이다.
여기서 우로 갔다가 한참만에야 돌아 나왔다.
좌로가야 된다.
지맥길의 우측은 이 갈림길을 깃점으로 의당면을 버리고 장기면에 접어 든다.
국사봉 정상 이다.
오늘 구간중 유일하게 이름을 가진 봉우리다.
보다시피 어수선 하다.
풀숲을 뒤져 삼각점을 확인 한다.
또다시 주요 분기점 이다.
여기서부터 전월지맥은 공주시완 이별을 고한다.
능선의 좌측을 따라 완전히 연기군에 진입하는 거다.
머지않아 맞는 봉우린데 삼각점도 박혔고 , 돌탑도 세워져 있다.
그리고 잡목에 가려 완전친 않지만 전망도 다소 터진다.
이산도 분명 이름이 있을 터인데..........
나중에 수산리의 어느 으르신께 들은 바로는 인근 주민들은 이곳을 국사봉이라 하고 아까 국사봉으로 알고 지나친곳은 맹금산 이라 한단다.
모르겠다.
어쨌든 지도상엔 아까 거기가 국사봉이 맞다.
전월지맥의 끝점이 한결 가까워 졌다.
군데군데 행정중심 복합도시와 관계 있어 뵈는 공사현장도 보인다.
그나마 이제라도 오길 잘했다 싶다.
좀 있으면 저 앞쪽의 마루금도 사실상 사라지고 없겠다.
땡겨봤다.
망태버섯이 벌써 나왔다.
또다시 어느 이름모를 고갯길에 내려섰다.
왼쪽은 수산리 , 오른쪽은 고정리가 아닐까 한다.
고갯마루 한켠엔 이런 쓰레기가 쌓였다.
어느 못된자의 짓인고?
어느분인가 시원하게도 쓰셨네.
뉘신진 모르겠으나 정말로 가만 있지 마세요.
이런 분들은 개망신을 당해봐야 된당께요.
지맥 우측으론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행복도시 진입로 정도 되보인다.
또다시 얼마간을 진행후 이 고개에 내려섰다.
현재시각 3시반.
조치원에 나갔다가 다시 청라리에 들어갈걸 감안해서 오늘 진행은 여기서 멈췄다.
그리곤 지맥 좌측의 수산리를 향해 걷는다.
복숭아의 고장답게 여기저기 복숭아밭이 참 많았다.
좀 있으면 탐스럽게 익겠다.
오늘보니 복숭아는 봉지를 안씌우네.........
이 나무는 산에서도 흔히 뵈는 나문데 여기선 대량으로 재배를 하고 있다.
이름은 뭐고 , 뭣에 쓰는 나무일꼬?
수산리 마을입구에 이르니 여기도 이런 마을 유래비가 섰다.
다 읽어보긴 했는데 간간히 생각나는건 첫문구 뿐이다.
내용은 대충 이랬던거 같다.
'연기군 남면 수산리는 차령산맥의 정기를 이어받은 국사봉의 터전아래 있는 마을이라 하여 국사봉 이라 부르고 일명 둔덕동 이라 한다.'
그러니까 국사봉 아래 있는 마을이라 마을 이름도 국사봉이고 , 혹은 둔덕동 이라고도 부른다는 얘기다.
지도에는 '둔더기'라 나온다.
저 문구중에 차령산맥 이란 단어가 언젠가는 금북정맥이라 고쳐 불려질 날이 있을게다.
그리고 저 유래비에선 국사봉 할대 '사'자를 선비사(士)자를 썼는데 , 지도에는 스승사(師)자를 쓰고 있어 어느게 맞는건지 모를 일이다.
참고로 세개 시.군의 분기봉인 어물리 뒷편 국사봉은 선비사(士)자를 썼고 , 천태단맥상의 국사봉은 맡을사(司)자를 썼다.
여기가 수산리 버스 종점 이다.
4시 5분에 조치원 나가는 버스를 탔다.
오늘도 우리 세대에선 쓰지는 않되 알아 들을수는 있고 , 또 우리 다음 세대에선 쓰지도 알아 듣지도 못할말 몇개만 기록하고 넘어가자.
우선 저기 수산리 버스종점서 뵌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 이다.
할머니께서 "목에 낭군닢이 붙었으니 훔쳐" 그러신다.
여기서 낭군닢 이란 낭구+닢 이다.
낭구는 당연히 나무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 낭군닢은 나뭇잎을 이르는 말이고.........
또보자.
내가 사회에 나와 내 고향 인근 이외의 지역에선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 몇개 있다.
그중에 하나가 작년 마곡사 주차장서 본 문구안에 있다.
'가다발 버섯 팝니다.'
여기서 가다발이란 말이 뭔 말일까?
저걸 보고 무엇을 판다는 건지 이해할수 있는 분이 과연 몇분이나 될까?
'가다발'이란 단어를 가지고 검색을 해보니 버섯의 충청지역 사투리라고 설명이 되있다.
아니다.
저기서 말하는 가다발은 단순히 버섯을 이르는 말이 아니다.
버섯 중에서도 자연산 느타리 버섯을 이르는 말이다.
충청도 중에서도 공주 인근지방에선 자연산 느타리버섯을 일러 가다발 이라 한다.
가다발은 주로 미류나무나 버드나무 혹은 호두나무 썩은 밑둥에서 많이 나곤 했다.
하나 더하자
내 초등학교 친구중에 '겅거니'란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었다.
'겅거니'는 또 뭐냐?
우리 초등학교 댕길때 점심 시간에 쓰던 대화를 옮겨 본다.
"너 겅거니 뭐 싸왔냐?" 혹은 "니 겅거니는 또 짠지냐?"
여기서 겅거니는 반찬이란 뜻이다.
이말도 아직 내고향 인근 지역 이외에선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또있다.
퉁퉁장.
이건 꽤나 알려진 단어임에도 실생활에서 쓰는 경우는 아직 못봤다.
퉁퉁장은 청국장을 이르는 말이고 쩜장이라 일컫는 경우도 간혹 봤다.
에이 이왕 시작한거 딱 하나만 더하자.
이말은 내고향 인근에서만 통하는 말은 아니지만 어쨌든 충청지역 사투리중 내가 참 재밌어 하는 말중 하나다.
누군가 엉뚱하거나 황당한 행동을 했을때 동네 으른덜이 그러신다.
"으이구 저 시절"
또는 누군가 제3자를 두고 "그사람 어뜌?"하고 물어보면
"말도 말어 그거 아주 시절이여. 시절."
'시절'이라.......
옛날 그때 그시절 할때 그 시절도 아니고
시절이 하 수상하다 할때 그 시절도 아니고
저기서 이르는 저 시절이란 뭔 말일까?
그렇다.
문맥만 봐도 알수있듯 좋은뜻의 단어는 아니다.
바보 , 멍청이 , 쪼다 , 등신 , 머저리 등등등과 같은 뜻으로 보면 될거다.
난 개인적으로 이 시절이란 단어가 참 재밌더라.
어쨌든 조치원에 나왔다.
조치원역 앞에 이르러 다시 버스시간표를 본다.
근데 눈이 또 똥그래 진다.
똥그래지지 않을수가 없다.
아까 아침엔 분명히 있던 청라리 들어가는 4시 50분차가 없다.
어디 그 뿐인가?
아침엔 눈씻고 찾아도 없던 7시 10분 첫차가 여긴 7시로 시간이 다소 어긋나긴 했지만 분명히 있다.
뭐니 이거?
도대체 버스가 있대는 거니 없대는 거니?
도대체가 버스를 타래는 거니 말래는 거니?
머지않아 그 이유를 알수 있었다.
터미널서 출발하는 차는 터미널 버스시간표에만 , 역전서 출발하는 차는 역전 버스시간표에만 그리고 연기군청 홈페이지엔 두곳의 시간표를 적당히 섞어서 개중에 몇개만 기재하고 있었다.
또하나 특이한 점은 이곳 연기군은 평일과 일요일(공휴일 포함)의 버스시간이 다른데 난 토요일도 쉬는날이니 공휴일에 포함이 되는줄 알았더니 토요일은 또 평일의 버스시간을 따른단다.
참 어렵다.
뭐가 이리 복잡하고 어려워야 되는건지........
버스시간표가 세군데 모두 제각각이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되는건지.........
이곳서 사는분들이야 다 아는 얘기니 별 어려움이 없겠지만 타지 사람이야 어디 어려워서 버스 타겄나?
그리고 아까 아침에 버스터미널 매표소 아저씨.
분명히 7시 10분발 첫차 탈라고 천안서 달려 왔다고 말씀을 드렸든데도 단지 "그런차는 음쓔" 하고 말게 아니라 역전으로 가보라는 말한마디 해주기가 무에 그리 어려우셨던 건지.........
어쨌든 청라리에 들왔다.
처음 산행을 시작했던 능선을 바라보며 오늘 산행도 이렇게 마무리를 짓는다.
힘들고 고달펐던 하루가 이렇게 간다.
그리고 오늘 하루보다 더 힘들고 더 고달펐던 한주도 이렇게 간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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