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09년 04월 05일 해날 식목일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광덕사-태화산-573봉-금계산-덕암초등학교-덕곡리

도상거리?   14.9km

소요시간?   6시간 37분

 

참으로 오랫만에 산을 찾는다.

헤아려보니 한달이 넘었다.

그동안 한시도 산을 잊어본적이 없다.

 

 

들머리쪽서 본 오늘산행의 발자취.(살색궤적)

 

이건 날머리쪽서 본거. 

 

600번 시내버스를 타고 광덕사 종점서 산행을 시작한다.

여기서 많은 이들은 광덕산을 향해 걸어갔을 거다. 

 

근데 난 이리로 든다. 

저앞에 통천골 가든이 있는걸로 봐서 이골짜기 이름이 통천골 인가 보다.

 

임도를 따르다 멀리 보이는 광덕산을 바라본다.

'광덕산아 고맙다.'

'니가 애 많이 썼다는거 안다.'

 

성은 진씨고 이름은 달래라는 꽃이다.

어릴적 생각을 하면서 수시로 따먹는다.

맛도 괜찮다.

 

물이 참 많기도 하고 맑기도 하다.

 

오늘은 이렇게 골짜기를 따라 오른다.

왼쪽의 능선을 타면 553봉에 이르게 되고 , 오른쪽 능선을 타면 630봉에 오르게 된다.

오늘은 왠지 골짜기가 타고 싶다. 

 

이 골짜기는 첨와보는 곳인데 계곡이 참 맘에 든다.

이쪽으론 등산객도 별로 찾지 않는 모양이다.

오늘 한명도 만나질 못했다.

 

도롱뇽 알이다.

예전엔 주변에서 흔히 보이던 건데 이젠 오염땜에 귀한 물건이 되었단다. 

어릴적에 저거 참 많이 터트리고 놀았다.

 

여기도 사유지라네....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개인 소유의 산이 참 많기도 하다.

 

골짜기 옆으로 난 이 임도를 한참을 따르다 630봉에 이르는 능선을 탄다.

이 임도를 내내 따르면 아마도 갈재가 나올거다.

 

생강나무 꽃이다.

일부러 가지를 분질러 냄새를 맡아 본다.

거참 신기할 만큼 생강냄새와 비슷하다.

 

능선의 우측으로 광덕산이 보인다.

우측에 펑퍼짐한 곳이 아마도 정상인 가마봉(빨간색) 일거다.

저긴 지금쯤 사람들이 엄청 많을거다.

그 좌측으로 약간 뾰족한 봉우리는 서귀봉(파란색)일거고.........

아무튼 내 사는곳 인근에 이렇게 훌륭한 산들이 있어 이렇게 자주 찾을수 있음을 복이라 생각한다.

 

지난번에 봤던 멧돼지 잡는 함정도 지나치고............

 

도마뱀도 나와선 봄볕을 즐긴다.

'아직 춘디 , 좀 더 자고 나오지 그랬냐?'

 

어쨌든 금북정맥 능선상에 올라섰다.

계곡을 따라 올라왔더니 지난번보다 20분이나 빨리 올라왔다.

암튼 여기서 좌로가면 곡두고개로 , 우로가면 갈재로 갈수 있다.

 

여긴 646봉.

 

여긴 무성지맥의 분기점 이다.

여기서 우로 떨어지면 갈재고 , 좌측의 능선을 타면 무성지맥 이다.

 

오늘로서 여섯번째 찾는 태화산 정상의 모습이다. 

오늘도 태화산의 산신령님께 삼배를 올렸다.

오늘은 감사하다는 뜻으로 올리는 삼배다.

'이은혜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줄곧 보살펴 주십시요.'

 

철탑이 서있는 봉우리에 올라섰다.

사방이 뿌연하여 봉수산도 , 천방산도 , 또 걱정봉도 뵈질 않는다.

그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는데........

아쉬우나마 태화산을 올려다보며 그 마음을 대신한다.

 

또다시 분기점 이다.

이곳서 우측으로 법화단맥이 분기한다.

이렇게 분기된 법화단맥은 사곡면소재지까지 흘러간다.

십승지중 한곳이 유구와 마곡 두강사이라 하였으니 내 생각으론 여기서 부터가 십승지가 아닌가 한다.

그러니까 동쪽으로는 무성지맥과 , 서쪽으로는 법화단맥의 그 사이지점.

공주시 유구읍 동해리 , 연종리 , 구계리 , 세동리 그리고 사곡면 부곡리 , 유룡리 , 운암리를 포함한 일부지역

 

이쪽은 분기점서 보는 무성지맥 방향쪽 모습이고.........

 

이쪽은 법화단맥쪽 모습이다.

 

이 바위를 품고있는 산의 신령님께도 삼배로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달래가 참 많다.

캘까 말까를 잠시 고민하다 안캤다.

 

이꽃은 흔하게 뵈는데 찾아보니 복수초란 꽃인거 같다.

 

한참을 걷다 뒤를 돌아본다.

태화산(빨간색)은 저만큼 멀어져 있다.

요앞에 파란색화살표가 가리키는 봉우리는 무성지맥과 법화단맥의 분기점 이다.

저 분기점이 있는 봉우리서 연두색화살표 쪽으로 내려가면 동해동 마을이다.

 

근래 십승지 산행을 하시는 분들의 산행기를 보니 십승지의 범위를 넓게 보고 있다.

서쪽으로 금북정맥 원줄기와 국사봉서 갈래친 묵방산 줄기까지를 포함한다.

아마도 '유구마곡 사이 200리'라 하는 부분땜에 그런가 보다.

10리가 4km니 200리면 80km다.

우성면 통천포를 깃점으로 둘레를 쟤보니 대략 90km가량이 나온다.

그러니 그것도 맞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유구읍과 사곡면 , 신풍면 전지역이 십승지에 포함이 되는거고 내고향도 마찬가지다.

근데 실상 법화단맥 서쪽지역은 여러모로 볼때 십승지완 거리가 좀 멀어 보인다.

지대도 낮고 산세도 밋밋하여 전란을 피할수 있는 곳은 아닌거 같다.

실제로 6.25때도 피해가 컸던걸로 안다.

 

하여튼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랴.............

좋은 능선 기분좋게 걸으면 그만이지..........

 

금계산이 훤히 뵈는 양지쪽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법화산도 뵌다.

봄볕이 따땃한게 사람을 한없이 늘어지게 한다.

'법화산아 애썼다.'

 

573봉의 삼각점도 한달여만에 다시 본다.

 

이게 뭘까?

가면서 계속하여 나오는데 누군가 나무뿌리를 캐선 저리 껍데기를 죄다 벗겨갔다.

 

이게 뿌리를 캔 흔적들이다.

 

나무는 이거다.

 

자세히 땡겨봤다.

나로선 뭔나문지 도저히 모르겠다.

혹시 이게 느릅나문가?

아무튼 많이 궁금하다.

나중에라도 꼭 알았으면 좋겠다.

좋은거면 나도 캐게.........

 

이제 금계산을 향해 고도를 낮춘다.

 

저 법화산은 항상 금계산과 함께 한다.

아마도 금계산의 동생뻘쯤 돼나보다.

 

용목동과 용숫골을 잇는 고개를 지나친다.

 

뭔꽃인진 모르겠고 하도 이뻐서 몸을 숙여 향기를 맡아본다.

향기도 참 좋다.

실제론 짙은 보라색인데 카메라가 제대로 표현을 못한다.

후져서 그렇다.

그동안 산에 다니면서 왠만한 등산용품에 욕심을 부려본적은 없다.

고가도 필요없고 메이커도 필요없다.

넘에 눈같은건 의식하지도 않는다.

근데 솔직히 이 카메라 만큼은 좀 좋은걸로 하나 갖고 싶다.

기멕히게 멋진 풍경에 열심히 셔터를 눌러 담아봐도 나중에 보면 그저 그럴뿐이다.

또 이렇게 이쁜 들꽃을 보고는 반가운 마음에 또 열심히 찍어보지만 역시나 그저 그렇다.

기회봐서 꼭하나 장만 할거다.

 

여하튼 금계산 정상에 다시 섰다.

 

금계가 새겨진 비석이 서있는 두번째 봉우리도 지나친다.

 

삼각점이 박혀있는 실질적인 정상에 다다랐다.

역시나 금계산의 산신령님께도 감사의 삼배를 올렸다.

'정말 고맙습니다.'

 

날씨가 뿌연하여 광덕산은 뵈질 않는다.

다만 아까 지나친 태화산(빨간색)만 간신히 보일 뿐이다. 

 

여기가 가장 서쪽의 네번째 봉우리다.

오늘은 이봉우리를 넘어선다.

내고향집에 엄마보러 갈 참이다.

 

흔치않게 제법 큰 규모의 바위도 있다.

 

유독 연두색을 띄는 버들강아지가 폈다.

'너 훤래 하얀색 아녔냐?'

 

저 앞으로 왠 마을하나가 보인다.

추동이다.

공식적인 행정명칭으로는 추계리2구다.

이마을에 내국민학교 동창으로 춘호랑 , 동진이랑 , 승걸이랑 , 원석이가 있다.

지지배덜은 수희도 있고 , 종한이도 있고 , 인숙이도 있고 , 민숙이도 있고 , 향숙이도 있고 , 한순이도 있고 , 또 정아도 있다.

와....... 열명이나 되네..........

내 동창이 80명이 채 안됐던걸로 기억하는데 그중에 열명이 이동네 애들이다.

 

추동앞쪽으로 내가 이름 붙여준 삼형제봉이 섰다.

구당골 뒷산으로 솟은 산들인데 가운데께 제일높아 제일봉이고 , 우측께 그 다음이라 다음봉이고 , 왼쪽껀 제일 늦게 밟아본 봉이라 끝봉이라 했다.

하여튼 '니들도 애 썼다 , 고맙다.'

 

저멀리 걱정봉도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내려본다.

'고맙다 걱정봉아'

'다 니들 덕이다.'

 

지난번에 목을 축였던 샘인데 오늘은 상태가 별루다.

그래도 윗쪽서 조심스레 떠서 들이킨다.

맛은 좋다.

 

저기 내 모교가 보인다.

 

안뵌다고 핼까봐 땡겨봤다.

아마도 다음주 쯤이면 벚꽃이 만개를 할꺼다.

 

논두렁이 무슨 성벽처럼 생겼네........

우리네 조상님들은 이렇게들 논을 일구고 사셨다.

 

덕암초등학교 앞을 흐르는 유구천 상류의 모습이다. 

 

윗씀방이다.

내동창 정아네 집이다.

예전에 우리가 이학교에 댕길때는 문방구를 씀방이라 불렀다.

당시에 문방구가 두개가 있었는데 윗쪽에 있던 이곳은 윗씀방 , 아랫쪽에 있던곳은 아랫씀방 이다.

씀방이란 말은 아마도 가게를 이르는 송방이란 말에서 유래된거 같다.

그러니까 송방이 쏭방이 되고 , 쏭방이 씀방이 되고.........

다만 내 추측이니 역시나 또 아니면 말고다.

 

언제 이런 안전난간도 생겼다.

 

내 모교 덕암초등학교 교정이다.

난 서울아시안게임이 있던 1986년도에 이곳을 44회로 졸업했다.

 

예전엔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저 노란색선이 있는 곳으로 산을 넘어 다니기도 했다.

저곳을 넘어서면 서낭댕이쯤이 나온다.

이왕온거 가보자.

 

능선상에 올라섰다.

저 밑쪽 어디쯤서 우측 사면을 타면 서낭댕이로 내려설수 있다.

근데 난 반대로 간다.

이 능선을 타고 집너머 밭으로 바로 내려설 참이다.

 

지도상에 해발 280m라고 나오는 봉우리의 정상이다.

덕곡리 당골마을과 무두리의 가운데쯤 서있는 산이다. 

누군가 저리 벤취를 만들어 놨다.

 

예정대로 한치의 오차없이 집너머밭으로 내려섰다.

아버지께서 봄볕을 즐기고 계시다.

근데 저앞쪽에 왠 아줌니가 고무다라 하나를 들고 올라오고 계신다.

내가 참 잘아는 아줌니다.

그리고 내가 참 사랑하는 아줌니고 , 내겐 너무나 소중한 아줌니다.

바로 내 엄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 고개를 숙인채 엄마가 어떤 행동을 하시나 살펴본다.

 

처음엔 그저 앉아서 골파를 뽑으신다.

가끔가다 뭔가 이상하신지 힐끔힐끔 내쪽을 쳐다 보신다.

왠이가 남의 산소에 저리 퍼질러 앉아 있나 하셨을거다.

 

줌을 당겨 사진을 찍다가 엄마한테 딱 걸렸다.

왠이가 이유없이 사진을 찍는게 이상했던지

"누구유?" 한다.

..........

"누구유?"

.........

두어차례 물어도 대답을 안하니 이상했던지 몸을 일으며 내게로 오신다.

"혹시 ㅇㅇ냐?"

.........

여기서 ㅇㅇ는 내이름 이다.

"ㅇㅇ 아니냐?" 

........

아무래도 들킬거 같아 목소리를 바꿔 한마디 했다.

"아줌마 이동네가 어디유?"

우리엄마 그러신다.

"아이구 내가 실수했네봬......... 난 또 우리 아들인줄 알었쥬......"

이쯤서 웃음을 참지못해 그만 들키고 말았다.

 

아무튼 우리엄마 은근히 귀여운데가 있다.

 

아버지께 아까 윗씀방서 산 찰옥시기 막걸리를 한잔 올렸다.

옥시기란 옥수수를 이르는 말이다.

옥시끼라 발음 한다.

 

집너머밭을 내려서며 아버지께 안녕히 계시라 인사를 한다. 

 

내고향 머그네미 마을과 내고향집 이다.

고향에 온것만으로도 그저 푸근하고 또 그저 좋다.

 

언제나처럼 고향집 앞에서 마을앞쪽도 바라본다.

 

고사티도 한번보고 동대말도 올려다 본다.

 

고향집 토방에 앉아 나도 한잔 한다.

남은 막걸리를 다마시고 한동안 술이 안깨 혼났다. 

 

내고향집서 가장 가까운산인 안산도 한번 올려다 본다.

 

술도 깰겸 하우스에 물도 준다.

 

동네나 한바퀴 돌아봐야 되겠다.

이곳을 보곤 깜짝 놀랬다.

뭔가 있어야 될게 안보인다.

맘이 안좋다. 

 

동대말에 올랐다.

덕곡리 전경이다.

요새 베이비파우더에 일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들었네 어쩠네 말이 많다.

석면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되면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중에 하나란다.

오늘 방송에 들으니 화장품에도 들었고 , 비누에도 들었고  , 또 껌에도 들었단다. 

이렇게 동대말에 올라 머그네미 마을을 내려보고 있자니 내눈에 띄는게 하나 있다.

바로 저 지붕이다.

지붕위의 쓰레트.........

저게 다 석면이다.

이동네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거의 평생을 저 일급 발암물질 속에서 살아오신게 된다.

또 나도 한땐 그랬던거고...........

그나마 지금은 많은 집들이 함석판으로 교체를 했지만 아직도 몇집 남은게 보인다.

 

우리논 뒷쪽으로 뭔공사를 하고 있다.

나중에 들으니 수목장 이란다.

그다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해필 거기냐?

 

해가 질려다가 산능선에 걸렸다. 

해는 빨리 지고 싶은데 산능선이 놔주지 않는 모양이다.

 

이왕온거 좀 더 올라보자.

 

잡목이 참 많이 우거졌다.

나 어릴적엔 상상도 할수 없었던 일이다.

예전엔 잡목들이 훌륭한 땔감이었다.

 

어쩌다보니 조이마당까지 오게 됐다.

만약에 내가 큰부자가 된다면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싶은곳 일순위가 여기다.

여기다 한옥으로 집을 짓곤 , 멋진 담장도 둘룰거다.

담장안엔 조그만 연못도 파고 , 한켠엔 텃밭도 일궈 각종 채소들은 내가 직접 길러 먹을거다.

진입로는 웃말 관식이네 밭으로 낼거고 , 먹을물은 강당의 약수를 끌어올 작정이다.

그리고 작은 조이마당 한켠엔 멋진 정자도 짓고 , 그 정자서 마을을 내려보며 막걸리도 한잔 해야 겠다.

얼근하게 취해서 낮잠한번 때리면 바로 거기가 무릉도원일터..........

ㅎㅎㅎ

꿈같은 소리 하고 있네.........

어차피 상상은 돈드는거 아니니께.........

 

실현 가능성이 아주 희박한 꿈이지만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복권이나 한장 사야 쓰겄다.

 

다시 내려오다 보니 상종이네 아궁이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저녁 먹을때가 다돼가는 모양이다.

 

종일 산속에 있어서 몰랐더니 오늘 북한이 인공위성인지 미사일인지를 쐈단다.

세상 참 어지럽게 돌아간다.

세상이야 어떻든간에 난 오늘처럼 산에들어 산과함께 행복해 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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