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08년 3월 16일 일요일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승주고개서 보천고개 까지(승주고개-보현산-쉬는터-돌고개-삼실고개-큰산-행치고개-가정자-보천고개)
도상거리? 13.4km(+약 5km , 감우리-승주고개 약1km , 보천고개-마송리 약 4km)
소요시간? 8시간 15분(+1시간 15분 , 감우리-승주고개 15분 , 보천고개-마송리 1시간)
비 용? 버스비 2,050원(마송리-음성 1000원 , 음성-감우리1,050원)
차량 이동경로 : 내집-병천-진천-맹동-금왕-감우리(왕복 130km)
어김없이 알람시계는 새벽 4시에 울려댄다.
여느때 같지 않고 오늘은 몸 컨디션이 영 말이 아니다.
이틀전부터 몸살기운이 몸에서 떨쳐지지가 않더니 어젠 잠까지 설쳤다.
평상시엔 그저 베개에 머리만 댔다하면 잠이 드는 스타일인데 뭔 지랄로 꼭 산에가기 전날이면 쉽사리 잠들어지지가 않는다.
초등학생 소풍이야 일년에 한번만 가니 그럴수 있다지만 거의 매주 가는 산인데도 어쩌면 매주 그리 설레이고 기대가 되는지.......
암튼 자정 넘어까지 시간을 확인했으니 채 네시간을 못잔거 같다.
이래저래 찌뿌드한 몸을 이끌고 지난번 날머리인 감우리 큰곰식당앞에 도착하여서도 쉽사리 발길이 내딛어지지가 않는다.
그때까지도 오늘은 기냥 쉴까? 하는 유혹이 남아서다.
오늘 계획한 거리가 채 15km가 안되는 적당한 거리임을 감안하여 어찌됐든 몇발짝 내딛으니 몸은 나름대로 적응을 한다.
발걸음이 평상시보다 훨씬 무겁다.
오후에 들어서니 힘들다기 보단 졸려서 진행하기가 힘들다.
왠 날씨는 그리 좋고 나른한지 볕좋은 곳에서 낮잠 한숨 때리면 끝내줄거 같다.
몇발짝 걷고 심호흡 한번하고 , 또 몇발짝 걷고 생각한번 하고 , 또 몇발짝 걷고 주위경관 한번 둘러보고.......
가면서 주변에 있는건 모두 살펴보고 , 둘러보며 세월아네월아 팔자좋게 걷다보니 어느덧 종착지 보천고개에 닿았고 , 시간도 8시간을 넘어섰다.
예상보다 한시간 이상은 더 걸렸다.
삼실고개에 내려서기 직전 오늘 유일하게 길을 잃는다.
잡목지대에서 우측으로 달린 표지기를 미처 발견치 못하고 뚜렷한 능선길을 따라 그냥 직진해 버린거다.
한참을 진행하다 이상함을 느꼈지만 좀 가다보면 나오겄지 하는 마음으로 꽤나 진행을 했다.
한 20여분을 까먹고 마지막 표지기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니 이곳이 선답자가 주의구간 이라고 그리도 강조를 하던 바로 그곳이다.
암튼 삼실고개가 거의 다 왔다싶으면 우측 아랫쪽으로 축사건물이 있나를 살피고 보였다하면 그쪽이 진행 방향이다.
오늘 산행은 짧지만 참으로 힘든 산행이었다.
몸살기운땜에 근본적으로 몸상태가 좋지 못했고 거기다 잠까지 설친게 평상시 답지 않게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앞으론 몸컨디션이 안좋으면 차라리 쉬는게 낳겠다.
보천고개에 도착해서 음성콜택시에 전화를 하니 당췌 말귀를 못알아 먹는다.
보천고개래도 모른대지.....
원남에서 괴산군 소수면 넘어가는 고개래도 모른대지....
고개옆에 큰 느티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된데래도 모른대지.....
도대체 날보고 뭘 어쩌래는겨?
그러면서 보천에 고개가 어디 한두개냐며 오히려 승질을 낸다.
알았으니 그만두라고 전화를 끊고는 드러워서 또 걷는다.
드러우면 걸어야지.......
근 한시간 가량을 걸어 마송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 음성을 거쳐 차를 회수하고나니 다섯시가 넘는다.
평상시보다 세시간가량이나 일찍 산행을 마쳤음에도 차회수 시간은 내내 거기서 거기다.
앞으로 일요일 산행은 가능하면 자제하려 한다.
은근히 부담이 된다.
토요일 같으면 혹여 몸상태가 다소 안좋더라도 다음날 실컷 쉬면 되기에 그나마 믿는 구석이 있다지만 , 일요일 산행은 어찌됐든 다음날 근무에 지장을 줄수밖에 없기때문에 몸상태가 안좋으면 아무래도 신경이 더 쓰이고 , 때론 계획보다 더 가고 싶들때도 있지만 다음날을 생각해서 아무래도 망설여지는 경우도 있다.
어찌됐건 직장이 우선 아니겠는가?
산이야 오늘 못찾으면 다음주에 찾으면 되고 , 다음주도 안되면 그 다움주에 찾아도 된다지만 ,
직장이야 어디 그런가?
오늘 못가면 당장 낼이 어찌될지 모르는 곳인데.......
새벽녘의 남부대로
취암산 터널을 통과하기 직전 이다. 이 넓은 도로에 차 한대가 없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도로다.
부용지맥 분기점.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봉우리에서 북쪽으로 부용지맥이 분기한다. 서서히 날이 밝는다.
호젓한 산길.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산길이다.
요기를 갈때만 해도 그래도 컨디션이 나름 괜찮았는데 이후 급격히 깔아지기 시작한다.
쉬는터 유래비
쉬는터
저 나무 이름을 한금?수목이라 했다는데 한글자가 기억이 안나네?
음성읍내 조망.
돌고개
큰산서 내려보는 남쪽 조망이 아주 백만불 짜리다.
이 큰산 오르기전 517봉을 오르는데 경사가 얼마나 급한지 코가 땅에 닿을려고 한다.
어느 선답자는 네발로 기어서 올랐다는 봉이다.
내보기 반대로 진행하여 이 경사면을 내려가는 분들은 다소 위험한 면이 있다.
등로를 정비하는라 등로 주변 잡목들을 제거한거 까진 좋은데 아무래도 낫으로 제거를 했는지 나무 밑둥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이 흡사 죽창을 땅에 쭉 박아논 모습이다.
혹여 급한 경사면에 미끄러져 저 옹이에 찍히기라도 한다면 치명상을 입을수도 있어 보인다.
반대로 진행하는분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큰산 정상.
봄이 오긴 했나보다.
이곳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점심을 먹는데 나비 한쌍이 자꾸 주위를 맴돌며 깔짝댄다.
금년들어 처음보는 나비다.
행치재.
한참을 앉아 쉬는데 왠 졸음이 그리 밀려 오는지..... 오늘은 여기서 접고 근방의 사우나에서 몸 좀 지지고 한숨 때릴까하는 유혹에 시달리기도 했던 곳이다.
광주반씨 집성촌 윗행치 마을.
이곳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태어났단다. 때문에 일부러 마을로 들어가 본다.
광주반씨 세계도.
이동네는 오로지 광주반씨만 사는지 마을 입구부터 죄다 광주반씨와 관련된 것들 뿐이고, 마을 한복판에 광주반씨 세계도가 대리석에 음각돼 있다. 광주반씨라곤 처음 들어 보는데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생가.
생가로 봐선 애초부터 바탕이 있는 집은 아니었던거 같고 아마도 자수성가한 모양이다.
큰산과 행치재 그리고 윗행치 마을.
행치재 뒤로 멀지않은 곳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생가가 보이고 마을뒤로 보이는 산이 큰산이다.
저 큰산의 정기를 받아 반기문 총장이 태어났댄다.
378.5봉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다.
보천고개.
충청북도 음성군 원남면과 괴산군 소수면의 경계가 되는 고개다.
다음 구간부터 한남금북정맥은 이제 괴산군에 접어들게 된다.
택시 핸다는 사람이 여길 모르고 뭔 영업을 핸다능겨?
영업을 못하면 승격이나 좋던가........
음성터미널 시내버스 시간표.
음성터미널에 도착하고 나니 금왕행 시내버스가 간발의 차이로 떠나고 40분을 기다려 다음 버스로 감우리의 차를 회수한다.
음성 버스터미널 전경.
음성 버스터미널 내부.
이동넨 한 20년가량 늦게 가네벼.
나 중학교 댕길때 터미널이나 똑같네.
생거진천 덕산막걸리.
돌아오는 길에 맹동에서 구한 거다.
진천군 덕산면에서 생산된 술이다.
일단 겉포장을 보면 3년 연짝 대통령상을 수상한 술이라 하고 , 3대에 걸쳐 빚어온 전통 있는 술이란다.
그리고 70년된 독에서 숙성을 시킨다는데 독이야 70년이 됐건 , 7년이 됐건 술맛하고 뭔 차이가 있나?
맛이 참 독특하다.
타지역 막걸리하곤 확연한 차이가 있다.
우선 사이다처럼 똑 쏘는 맛이 있다.
그리고 약간 시큼한 맛이 난다.
이 술에 입맛이 길들여지면 타지역 막걸리는 못마실거 같다.
어쨌든 내 입맛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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