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11년 11월 18일~19일 쇠날과 흙날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석거리재-백이산-빈계재-고동재-고동산-큰굴목재-작은굴목재-조계산-접치

도상거리?   18.9km

소요시간?   8시간 40분

 

고행.

홀로 호남정맥 19구간 땜빵산행에 나섭니다.

 

18일 금요일 저녁 11시 52분 기차에 오름니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4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순천역에 도착합니다.

순천역 광장엔 궂은비만 내립니다.

 

순천역 인근 24시간 김밥집서 김밥 몇줄 사넣고는 택시를 타고 석거리재에 도착 합니다.

택시가 심한 알바를 하는 바람에 계획된 시간보다 약 20여분 가량 늦게 이곳에 도착합니다.

고생 하신게 미안해서 합의된 금액에 조금 더 보태드리려 했더니 한사코 사양을 하시네요.

하여 고행의 첫발은 이렇듯 좋은 인상을 머금은체 내딛게 됩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 외로이 서있는 이정표 하나만이 제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백이산 정상까지의 3.5km가 꽤 빡쎘던걸로 기억합니다.

 

어둠을 벗삼아 백이산을 향해 갑니다.

야간 산행은 참 재미가 없습니다.

뵈는것도 없는데다 무섭기도 합니다.

고라니로 뵈는 동물이 냅다 뛰쳐 나가기도 하고 , 밤새가 푸다닥 거리며 날아 오르기도 합니다.

그럴때마다 여러차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제가 겁이 참 많은 동물이거든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그렇게 백이산 정상에 섰습니다.

선배님들 사진을 보면 이곳의 조망과 경치가 끝내줬던걸로 아는데 제눈엔 아무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그저 끈적끈적한 이슬비만이 제몸과 백이산만을 적시고 있을 뿐입니다.

이곳서 거풍이란걸 합니다.

홀로 산행의 큰 매력중 한가지 지요.

허나 이슬비로 인해 그마저도 별 재미가 없길래 바로접고 출발을 합니다.

 

백이산의 정상부는 이렇듯 구름속에 묻혔습니다.

때문에 칠흑같은 어둠과 더불어 한치앞을 내다볼수 없게끔 만듭니다.

 

빈계재에 내려섰습니다.

고도가 낮아지니 이렇듯 구름속을 벗어나며 사진이 말끔해집니다.

 

다소 논란이 있었던 그 폭포 입니다.

선배님들께 사죄 드립니다.

단지 또랑물일꺼라 폄훼를 했었는데 실제 와서보니 폭포가 맞네요.

그것도 엄청난 규모의.........

아직도 의심이 가는 선배님이 계시다면 직접 오셔서 확인해 보심이 어떨까 합니다.

 

519봉을 향할때쯤 서서히 어둠이 물러가고 있습니다.

 

뿌연한 개스속에 서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외로워 뵙니다.

 

519봉 입니다.

이곳서 김밥 한줄로 아침식사를 대신 합니다.

입맛도 깔깔한데다 습한 날씨에 김밥까지 누져 영 입맛이 살질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일정을 무난히 소화하기 위해선 어쩔수 없습니다.

억지로 우겨넣는 수밖에........

역시나 밥은 여럿이 둘러앉아 먹어야 제맛이 나는거 같습니다.

 

511.2봉도 지나쳐 갑니다.

 

벌목 구간도 지나쳐 옵니다.

한여름 같으면 그늘이 없어 고생꽤나 해야할 구간인거 같습니다.

 

벌목 지역을 벗어나 임도도 한참을 걷습니다.

역시나 여름이면 고생꽤나 해야할 구간인거 같습니다.

 

그 임도끝엔 이곳이 맞닿아 있었습니다.

고동재 입니다.

이곳서도 뭔가를 입에 넣고 우물거려 봅니다.

오늘은 특별히 아침이네 점심이네 할게 없습니다.

그저 쉴때마다 무언가를 우물거리면 그게 곧 식사고 참입니다.

 

고동산을 오르는 중입니다.

선배님들께서 올리신 사진에서 그 황홀했던 배경이 된곳이 바로 여기였던 모양입니다.

보다시피 오늘은 날씨 관계로 인해 그 황홀감을 다 느낄순 없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거 같습니다.

 

넓다랗게 펼쳐진 철쭉 지대 입니다.

그 한가운데 한그루의 소나무가 자기 영역을 뺏기지 않으려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소나무 화이팅 입니다.

 

드뎌 해발 709m의 고동산 정상에 섰습니다.

날만 좋았다면 조망이 끝내줬을 곳인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비록 사방팔방 터지는 시원한 조망은 없었지만 뿌연한 구름속에 묻혀 실루엣 처리된 고동산도 나름의 멋은 있었던거 같습니다.

비록 눈이 호강은 못했지만 이만하면 품삯은 한거 같습니다.

 

고동산의 정상석 입니다.

네모 반듯하니 참으로 멋대가리 없이 만들어 놨습니다.

 

정상을 내려서며 고동산 유래비도 만날수 있었습니다.

암튼 여차저차 해서 고동산이라 부른답니다.

 

고동산을 내려서며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선배님들의 사진속에서 보여졌던 그 모습에 자꾸 아쉬움이 남는가 봅니다.

구름속에 묻힌 억새에서도 나름의 운치는 있지만 그래도 뭔가 2% 부족한 듯한 아쉬움은 감출길이 없네요.

 

고동산을 떠나며 호남정맥은 예의 그 숲길로 돌아옵니다.

수북히 쌓인 낙옆을 밟으며 걷는맛이 제법 괜찮습니다.

 

700.8봉에 올라 또 식사도 아니고 참도 아닌 무언가를 우물거리며 한참을 쉽니다.

꼭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그저 오늘의 일정을 소화키 위한 요식행위일 뿐입니다.

 

큰굴목재란 이정표가 선곳에 이릅니다.

좌송광사 , 우선암사를 끼고 있는 조계산 등산로의 요지인거 같습니다.

지도엔 선암굴목재라 표기되어 있는 곳입니다.

이곳서 부터가 조계산 도립공원 내인가 봅니다.

등로 정비도 잘돼있고 간간히 등산객도 보입니다.

 

역시나 등로가 반질반질 한게 진행하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작은 굴목재 입니다.

명색이 토요일 한복판이며 도립공원인데 등산객이 참으로 뜸합니다.

그런면에서 우리동네의 광덕산은 참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인거 같습니다.

모르긴해도 이시간 쯤이면 아마도 사람이 바글바글 할껄요?

 

조계산 정상 조금 못미쳐 어마어마 하게 큰 바위가 나타납니다.

우리동네 광덕산 장군바위의 백배는 족히 되보이는 엄청난 크기입니다.

아마도 이게 배바위인가 봅니다.

궁금은 한데 어디 물어볼 사람도 없고 안내판도 없어 한참을 두리번 거리다 그냥 옵니다.

 

드뎌 해발 884m의 조계산 정상에 섰습니다.

유대장님 말씀이 여기 오름길이 광덕산 오름길에 버금간다 하시길래 겁을 좀 집어먹은게 사실인데 막상 올라보니광덕산엔 많이 못미치는듯 했습니다.

그런면에서 광덕산은 그 규모에 비해서 참으로 쉽지 않은 산이란걸 새삼 느끼며 갑니다.

 

조계산 장군봉의 정상석 입니다.

  

장군봉을 떠나 얼마안가 접치 분기점에 이릅니다.

접치까지 2.7km 남았답니다.

저 2.7km가 온전히 내리막길 입니다.

장시간 산행끝에 맞는 긴내리막길이 결코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무릎에 전해지는 부담도 문제지만 정맥산행은 그저 올랐다내렸다 하는 그맛이 참맛이 아닌가 합니다.

요쯤서 유대장님의 응원메시지에 힘입어 발걸음이 한층 더 가벼워 지는거 같습니다.

 

한참의 내리막길 끝에 한차례 쉬어갑니다.

배낭엔 아직도 먹을게 많습니다.

혼자만의 산행이라 너무 많은 만약에 대비하다 보니 과한면이 있었나 봅니다.

종일 지고댕긴게 너무 억울합니다.

하여 억지로 몇개 더 우겨넣어 봅니다.

미련을 떤게지요.

 

접치직전 다음구간 오성산이 구름속에 묻혔습니다.

딱보니 다음구간도 땀꽤나 쏟으면서 시작할거 같습니다.

허긴 그럴수밖에 없겠지요.

정맥산행 이란게 항상 이렇듯 고개서 구간을 나누다 보니 산행의 시작은 항상 오름길로 , 끝은 항상 내림길로 마칠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오늘의 산행종점 접치의 모습입니다.

이곳서 약 30여분을 기다려 순천가는 버스를 탑니다.

 

순천행 버스는 순천시내 이곳저곳을 구경시켜 주고 약 50여분후에 이곳에 다시 데려다 줍니다.

약 11시간만에 다시 찾은 순천역 입니다.

이곳서 기차가 3시 몇분차와 5시 몇분차가 있는데 잠시 고민을 합니다.

서둘러서 3시 몇분차를 탈것인가 아니면 느긋하게 5시 몇분차를 탈것인가?

 

느긋하게 맘먹기로 했습니다.

순천역 근방 이곳저곳을 구경해 봅니다.

이곳이 감으로 유명한가 봅니다.

여기저기 제법 큰 감시장이 여러군데 열리고 있었습니다.

 

순천역 광장 좌측에 위치한 이곳에 들러 땀에 찌든 몸을 씻어냅니다.

그리곤 족히 반마지기는 됨직한 엄청나게 큰 냉탕서 물장구도 치고놀며 시간을 보냅니다.

 

개운해진 몸으로 하산주도 합니다.

 

맥주에 순대국밥 입니다.

맥주가 온몸 구석구석으로 흡수되는게 느껴질 정도로 짜릿하고 달콤했습니다.

다만 순대만큼은 별루더군요.

비닐껍질에 당면한 그득찬거 그거였습니다.

싼거.

저 개인적으론 전국의 많은곳서 순대국밥을 먹어봤지만 병천의 그것에 비견될한건 아직 못만나거 같습니다.

 

순천서 5시 28분발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다시 천안역에 도착했습니다.

근 23시간 만이네요.

이번 고행도 이렇게 끝납니다.

솔직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힘든만큼 재미도 있었습니다.

이맛에 이라고 댕깁니다.

누가 시킨다면 이짓 절대 못합니다.

 

오늘의 산행궤적 입니다.

총도상거리 18.9km , 총소요시간 8시간 40분이 걸렸더군요.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 입니다.

이제 4번만 더가면 이 호남정맥도 그끝을 볼수 있겠네요.

 

다음번에 땜빵하실 선배님이 계실지 몰라 저의 오갈적 교통편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천안서 순천갈때 : 11시 52분 여수행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순천에서 내립니다 , 소요시간은 약 3시간 40분 , 요금은 19200원 입니다.

순천역서 석거리재 : 순천역 앞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 소요시간 약 30분 , 요금은 3만 5천원 부르는 기사분도 계셨고 , 4만원 부르는 기사분도 계셨습니다 , 저는 3만원에

                            합의봐서 갔습니다.

접치서 순천역 : 접치앞에 삼거리서 111번 버스를 탔습니다 , 소요시간 약 50분 , 요금 1100원 , 배차간격은 약 20~30분 간격으로 비교적 많이 있었습니다.

순천서 천안역 : 5시 28분 용산행 무궁화호 열차를 탔습니다 , 소요시간 약 4시간 , 요금 18400원 , 갈때보다 요금은 800원 싼데 서는데가 많아서 시간은 약 30분 가량 더 걸

                      리더군요.

천안서 이동한거 까지 올적갈적 교통비를 합산해 보니 교통비만 정확히 74,300원 들었네요.

암튼 선배님들과 같이 댕기는게 돈버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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