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래 호남정맥을 가는 날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동참하지 못했다.
또 혼자서 땜빵산행을 할 생각을 하니 까마득 하다.
어쨌든 그렇다치고 이유야 어쨌건 산을 찾지 않을수야 없는 법.
늦은 오후 막간을 이용해서 지난번 서운산 산행때 잠시 내려섰던 그곳을 찾아 나선다.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생각보다 빠르게 가게됐다.
오늘의 산행깃점 충청북도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 상백 마을.
뒤져보니 고려말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자 고려의 충신들이 속세와 등진체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은거했던 곳이란다.
먼저번 서운산 산행때 봐뒀던 그곳을 오르려면 이골짜기를 따라 올라야 된다.
요래뵈도 무쟈게 깊은 골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골짜기 이름이 은정네미골 이란다.
지도에는 '은정나미골' 이라 나온다.
허나 내보긴 둘다 아닌거 같다.
아마도 '은적네미'가 맞을거다.
저 뒷편의 금북정맥 능선을 넘어서면 '은적암' 이라는 암자가 있다.
그 은적암의 너머에 있는 골짜기라 하여 '은적네미'
여기서 '네미'란 ~의 너머란 뜻으로 쓰였다.
내가 머그네미란 지명의 어원을 추론하는 방식과 같은 이치다.
거봐라.
수레가 넘던 고개라 수레네미.
물이 넘던 고개라 무네미.
배티의 너머에 있다해서 배티네미.
그리고 오늘 여기.
은적암의 너머에 있다해서 은적네미.
이런데도 머그네미란 지명만이 머귀나무에서 왔다는건 쉽사리 납득이 가질 않는다.
사방댐.
산사태를 막기위한 시설이라지?
사방댐을 벗어나 이런 수렛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곤 고도도 줄곧 올린다.
해발 350m를 넘어서는 곳의 다랭이 논들.
한참만에 내가 올라온 골짜기 아랫쪽을 돌아보고........
이런 숲길을 잠시 올라서면.
여기가 나온다.
그곳이다.
내가 먼저번 서운산 산행을 하다가 잠시 내려서선 반했던 그곳.
역시나 내가 잘봤다.
해발 400m를 전후하는 고도에 사방은 산으로 둘러싸이고 풍부한 수량과 평탄한 땅을 가진 그곳.
능선과 능선간 거리가 동서로 500m , 남북으로 500m 이상되는 꽤나 넓은 지역이다.
저 뒷편의 산능선이 금북정맥의 능선이다.
저 뒷편으로 조금만 더 올라서면 바로 서운산의 정상이 나타날게다.
실제로 능선의 좌측서 서운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의 웃고 떠듬이 가깝게 들린다.
저들은 정상 바로밑에 이런곳이 있음을 짐작이나 할런가?
비록 이곳까지 차가 들어올순 없지만 이렇듯 경운기 정도는 거뜬히 드나들수 있는 수렛길이 이어져 있다.
예전엔 논으로 추정되는 곳.
내가 걸어 들어온 길을 돌아본 모습.
입구가 좁아 밖에선 이런곳을 상상도 못할거다.
해발 410m의 산중턱서 만나는 물웅덩이.
참으로 신기하단 말밖엔...........
돌아보니 군데군데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들이 즐비하다.
저건 분명 민가의 담장으로 쓰였을 거다.
이곳에 살았던 이들은 과연 누굴까?
양백에 은거했다던 고려의 충신들이 이곳서 살았었나?
아니면 근처 엽돈재 근방서 활개를 쳤다던 도적떼들의 소굴이었나?
그도 아니면 한때 의적 장길산이 인근 칠장산 근방서 활약을 했다더니 그와 관련이 있는건가?
그마저도 아니라면 배티성지나 성거산 성지처럼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 살았다던 곳중 한곳이었을까?
마을로 추정되는곳 맨 꼭대기까지 가본다.
해발 460m에 육박한다.
그리곤 그끝엔 이렇듯 습지가 형성돼 있었다.
그곳서 내려보는 산 아랫쪽.
첩첩산중의 요새임에 틀림없다.
우측 멀리 뵈는 산은 아마도 만뢰산 일게다.
이런 형태의 인위적인 냄새가 물씬나는 토둔들이 군데군데 있는데 그 용도를 알길이 없다.
아까 거기의 물웅덩이.
이런 석축은 민가의 돌담으로 뵈진 않는데 용도가 뭘까?
군데군데 여러개가 보이던데.........
요즘으로 치면 무슨 방공호를 돌로 쌓아서 만들걸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식의 물웅덩이도 군데군데 보인다.
깨구락지 알.
도롱뇽 알.
이제 하산이다.
내려갈땐 일부러 계곡을 따라 가본다.
소형폭포.
저물에 세수 한번 했더니 정신이 번쩍 든다.
물이 겁나리 차다.
수액을 채취하는 모습도 보이고.........
양백리 청학동 마을의 흙벽과 문틀이 너무나 토속적으로 보이길래..........
조금의 세월이 더 흐르고나면 이런 돌담의 모습도 보기 쉽지 않을거다.
청학동 마을.
백학과 청학이 살았던 곳이라 하여 양백이라 하고 , 그중 이곳은 청학이 살았던 곳이라 청학동 이라 한단다.
진천군 홈피를 좀 인용해 봤다.
청학동서 올려다본 은정네미골.
다시봐도 참 짚다.
다시 돌아본 청학동.
진천군 홈피를 잠시 검색하다 보니 이런 구절이 나온다.
옛날에는 어지러운 세상을 떠나서 이곳에 은거하려는 선비들이나 정감록 (鄭鑑錄)에 매혹되어 피란지를 찾던 인사들이 이 고장을 찾아서 많이 거주하였다고 한다
그렇다.
유구마곡과 더불어 정감록에서 지목한 십승지중 한곳이 바로 이곳이다.
진천목천.
직접 돌아보니 정감록서 왜 이곳을 십승지중 한곳으로 지목했는지 조금은 알거 같다.
시간내서 좀 더 돌아봐야 되겠다.
상백 마을의 한 민가서 기르는 소.
잘있어.
또 볼껴.
다시한번 구글에 띄워본 은정네미골.
오늘 산행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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