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짬을 내어 산행에 나서본다.
삶이 참 고단하다.
청룡사를 떠나 서운산의 품에 안기면서........
구름속에 묻힌 서운산.
좌성사 오르는 길.
뿌연한 개스속에 간혹가다 한두명의 산객만 지나칠뿐.......
좌성사와 은적암 갈림길서 만나는 새암.
좌성사.
뭣모르고 산에 막 호감을 가져갈때 이곳서 내려뵈던 조망에 반해 한층 더 산에 다가서는 계기가 됐던 곳이다.
당시에 이곳서 내려뵈던 그풍경과 그때의 감격이 쉬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좌성사 대웅전 뒷편의 유명한 석간수.
앉은뱅이를 일으킨 물이라지?
눈속의 부처님과 동자승들.
부처님께선 심기가 많이 불편하신 표정이다.
제가 뭐 실례라도...........
좌성사 뒷편서 부터 정상까지 이어지던 토둔.
그게 서운산성의 성벽인 모양이다.
임란때 의병장 홍계남 장군이 왜놈들을 혼내줬던 곳이란다.
석조여래입상.
이렇듯 한껏 웃고계신 부처님은 첨뵌다.
얼굴부분은 대부분 시멘트로 수리됐단다.
탕흉대.
날이 좋으면 평택 , 안성쪽 조망이 훤히 터진다는데 오늘은 날이 날이니 만큼 이모습에 만족할뿐........
나외엔 아무도 없다.
아무런 생각도 안든다
그저 걸을 뿐이다.
정상 바로 못미쳐 예전엔 없던 정자를 만난다.
그 정자위에 올라 내려보는 모습.
역시나 뿌연한 개스뿐.
정상 바로밑의 헬기장.
날좋을땐 여기 전망도 꽤 괜찮았던 걸로 기억이 된다.
다섯번째 오른 서운산 정상.
아마 여기가 안성시의 최고봉 이라지?
다시 헬기장 부근으로 내려서 잠시 금북정맥을 밟아보고자 한다..
금북정맥 마루금을 따라 걷다가 말곤 문득 의아함에 빠져 든다.
능선 좌측서 물소리가 나는거다.
산자분수령의 원칙에 의거 정맥 산행이란게 하루죙일 걸어봐야 변변한 샘하나 만나기 어려운 법인데 정맥 마루금서 물이라?
하도 의아하여 물소리를 따라 내려서 본다.
근데 정말로 물이 있다.
수량도 보통 많은게 아니다.
해발고도는 정확히 392m가 찍힌다.
잠시 주위를 둘러봤다.
비록 넝쿨식물에 가려 많은 곳을 돌아보진 못했지만 풍부한 수량을 가진 평평한 땅이 꽤나 넓은 지역에 걸쳐 펼쳐져 있었다.
그리곤 인위적으로 쌓아올린 걸로 보여지는 석축들을 여러 군데서 확인할수 있었고..........
혹시 상황버섯?
본적이 없으니 알길이 있나?
그지역 일대를 감싸안고 있는 산능선들.
다시 산능선에 올라서서 내려보는 그곳.
땡겨본거.
위성사진으로 본거.
위성사진으로 봐도 서운산 바로밑에 옴폭하게 함몰된 지대가 확연히 눈에 들온다.
물이 있다는건 사람이 생활할수 있단 얘기고 평지까지 있다는건 농사가 가능했단 얘기다.
거기다 외부와 단절된 곳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겠다.
분명 저곳도 그런 용도로 쓰였을 거다.
숨어사는 자.
혹은 도를 닦는 자.
혹은 세상을 등진자.
그도 아니라면 안수뎅이와 같이 산적들의 소굴로 쓰였을 게다.
다음에 다시한번 찬찬히 돌아봐야 되겠다.
날도 꾸물꾸물 하고 기온도 내려 간다.
하여 저 나무를 넘어 하산길에 접어 든다.
이후로의 산길은 누구하나 지나간 이가 없더라.
조망 좋다.
청룡사쪽 입구께가 보이고..........
돌아본 서운산 정상쪽.
무턱대고 내려섰더니 은적암쪽 등로를 만나고......
내가 타고온 능선을 돌아보며 오늘 산행도 이렇게 마무리 한다.
오늘 걸은 궤적.
지피에스가 날씨땜에 오작동을 일으키더니 청룡사서 좌성사까지 궤적은 날러가 버렸다.
어렵게 짬을 내어 산에 오르긴 했는데 맘이 편칠 않으니 산행의 기분도 예전같진 않더라.
열심히 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