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도 산에 들지 못한다.
먼저 나온놈 생일을 기해 가족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그것도 1박 2일로..........
애초엔 남도음식 기행을 계획했었다.
평소에 가볼 기회가 없었던 목포를 최종 목적지로 정했었다.
유달산 산책도 하고 , 갓바위 구경도 하고 , 유람선을 타고 다도해도 돌아보고.........
세발낙지 맛도 보고 , 홍어삼합과 더불어 풍부한 해산물 맛도 보려 했었다.
허나 거긴 너무 머니 다시 생각해 보라는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
출발전부터 뭔가가 자꾸 꼬인다.
일은 잘 풀리지 않고 그렇게 시간만 축낸다.
어쨌든 간신히 출발은 했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달린다.
이때까지도 최종목적지는 목포 였다.
여기서 부터도 대여섯 시간을 더 달려가야 되는 곳이다.
저 앞쪽으로 뵈는 산이 무학산 이고 , 그 우측의 옴폭한 곳이 쌍령이 고개다.
결국은 내 사랑하는 사람의 의견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해 목적지를 변경했다.
대천해수욕장 일대를 돌아보기로 했다.
목적지가 변경되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
하여 요기나 하고 가기로 했다.
아이들이 짜장면을 먹고 싶단다.
난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을 참 싫어한다.
맛도 별루 , 양도 별루 , 가격도 별루 그리고 음식에 담긴 정성도 별루.........
어차피 먹을거면 제대로 먹잔 심산으로 정안IC를 빠져 나왔다.
예전에 산행후 한번 들렀던 장성짜장집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식당서 돈방석에도 다 앉아보고.........
역시나 괜찮았다.
양은 고속도로 휴게소서 파는거에 비해 한 세배는 되는거 같고 , 값은 동일하다.
식구들 모두에게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후로 이틀동안 대천 일대에서 많은 음식을 매식했다.
다만 여기 이후로 괜찮다 싶은 음식은 다시는 만나보지 못했다.
어차피 놀러가는거 급히 가지 않기로 했다.
국토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며 세월아 네월아 즐기며 간다.
청양 칠갑산 주차장 한켠에 설치된 칠갑산 등산 안내도.
지난달 걸었던 최익현 선생 동상-충혼탑-천문대-자비정-정상-삼형제봉-마재터널로 이어지는 칠갑지맥이 눈에 들온다.
명절때 발바닥에 땀도 나지 않을만큼 잠시 산에 들었던거 말고 2주 연속 등산다운 등산한번 하지 못했다.
산이 너무나 그립다.
청양읍내를 비껴가며 아주 반가운 곳을 만난다.
여주재다.
금북정맥상의 고개로 2007년인가 여길 좌에서 우로 지나쳐 갔었다.
여기서 천마봉을 오르느라 땀꽤나 흘렸었는데..........
저기 보이는 저산은 오서산.
저 능선을 비껴만 갔을뿐 아직 정상을 올라보지는 못했다.
저건 금북정맥의 최남단 봉우리인 백월산.
공주시 , 아산시 , 예산군의 꼭짓점인 봉수산서 부터 남진하던 금북정맥은 저봉을 찍고 다시 북진하기 시작한다.
여긴 스므재.
옛날에 산도적들이 극성이라 장정 이십명이 모여야만 넘었다던 고개.
아무튼 금북정맥의 봉우리들과 고갯길을 이렇게 다시 접하니 무척이나 반갑다.
3년전 이쪽 능선을 걸을때 참 생각이 많을때 였는데..........
아무튼 그리 탱자탱자 왔어도 어쨌든 목적지엔 다다랐다.
대천연안 여객선 터미널.
대천항의 어선들.
한참전에 저렇게 정박되어 있는 배들을 오가며 숭어 낚시도 했었다.
팔뚝만한 숭어를 근 십여마리는 낚았던 걸로 기억이 난다.
유람선도 탄다.
애들이 무척이나 좋아한다.
배는 조종한다고 해야하나 , 운전한다고 해야 하나?
운항이 맞나?
암튼 거기다.
유람선은 항을 떠나고...........
항을 떠나자마자 유람선 주위로 몰려드는 갈매기들.
새우깡을 얻어먹기 위해서다.
당겨본다.
갈매기의 우아한 자태.
넘들은 열심히 새우깡을 하늘로 던진다.
허나 난 새로운걸 도전해 본다.
저녀석이 하는 방법대로 새우깡 하날 높이 쳐든다.
거짓말 처럼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채간다.
하나를 채갈때 마다 먼저 나온놈의 함성이 터진다.
그게 그리 신나나?
갈매기가 새우깡을 채가는 찰나를 잡으려 열심히 셔터를 눌러본다.
쉽지 않았다.
그나마 요게 가장 근접한거 같다.
요것도 그나마........
채가기 위해 막 하강하는 갈매기.
요건 반만 성공하고 상승하는 갈매기.
저 작은섬 왼편에 짤닥막하게 선게 남자의 거시키 바위 란다.
뭔 섬이라고 했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추도? 호도?
30여호가 있는 유인도 란다.
요앞에 보이는 바위가 시녀바위 라는데 주민들이 제를 지내는 바위란다.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 왼편의 섬은 보령시 관할의 섬이고 , 오른편은 태안군 안면도의 끝단 영목항 이란다.
저기가 영목항 이다.
유심히 보니 눈에 익다.
저기서 망둥이 낚시를 했었다.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던 2007년 10월의 그날........
영목항의 맨끝.
이쪽은 보령시 관할의 뭔섬이라고 했었는데 섬이름은 기억에 없고........
섬에 저리 팬션시설이 설치 되었단다.
우럭 양식장.
저 앞쪽으로 길게 늘어선 섬이 원산도 란다.
유람선 안엔 이렇게 주점도 있다.
끝없는 바다를 내다보며 맥주 한캔을 마신다.
산만 못하지만 바다도 그냥저냥 괜찮긴 하다.
다시 대천항에 돌아왔다.
수산물 시장 구경에 나섰다.
바닷가재.
참 크다.
예전에 왔을땐 이런 모습이 아녔었는데 어느새 이리 정비가 되어있다.
개불.
나중에 나온놈이 고추처럼 생겼다고 했던거.
어쨋든 내가 좋아하는 거다.
왕게.
흔히 보는 물고기.
광어 아니면 도다리 겠지 뭐.
삼식이.
이름도 묘하고 생긴것도 묘한 놈.
몇해전에 한번 먹어보긴 했는데 맛은 전혀 기억에 없고..........
쭈꾸미.
그러고보니 쭈구미철이 되었다.
키로에 2만 8천원이라니 예년에 비해 무지하게 비싸다.
여기서 회도 뜨고 , 구이용 조개도 샀다.
맛도 , 양도 , 가격도 많이 아쉬웠다.
구이용 조개.
자연산 도다리회 라는데.........
뭔가가 부족하긴 한데 전문가가 아니니 그 부족한 뭔가가 뭔진 모르겠다.
조금 얻어온 쭈꾸미회.
개불 , 멍게.
조개구이.
식구 넷이서 1킬로를 다 못먹고 남겼다.
양이 많아서가 아니다.
도저히 짜서 먹을수가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조개가 당연히 짜지' 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다.
허나 짜도 너무 짰다.
뭔 조환지...........
바지락 칼국수.
가족들과 큰 기대속에 맞은 저녁식사.
집에서 투가리에 호박 성성 썰어넣고 큼직한 두부 넣고 끓인 된장찌개가 얼마나 훌륭한 음식인지 새삼 느끼게 되는 그런 저녁 식사 였다.
다음날 아침만큼은 개운하고도 시원하고 칼큼한 제대로된 찌개가 생각나길래 일부러 대천시내까지 나갔다.
아무래도 관광지 음식이 다 거기서 거길거 같어서...........
허나 또 입맛만 베렸다.
왠 조미료를 그리 많이 쓰는지.......
수산물 시장서 조개를 사다가 구이를 해먹었던 식당.
대천해수욕장 옆의 필랜드 라던가?
먼저 나온놈만 바이킹을 탄다.
듣자니 여기 바이킹이 무섭기로 소문이 났다지?
보고만 있어도 아찔하다.
사실 나도 이걸 타봤다.
내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할 때니 근 15년 가까이 되가나 보다.
당시에 나나 내 사랑하는 사람이나 바이킹 이란건 타본적이 없었다.
내 사랑하는 사람이 왔다갔다 하는게 재밌겠다고 한번 타보자고 한다.
그렇게 둘이서 뭣모르고 올랐던 바이킹.
"아저씨! 세워주세요"
"아저씨! 세워주세요"
바이킹 이란 물건이 몇차례 왔다갔다 한후에 내 사랑하는 사람 입에서 나온 절규다.
나 역시 소리는 지르지 않았지만 내 사랑하는 사람을 꼭 끌어 안은채 그렇게 머리를 묻고 있을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 바이킹 이란걸 타본적은 없다.
앞으로도 없을거다.
먼저 나온놈도 그동안 바이킹을 여러차례 타봤지만 그래도 이건 좀 무서웠댄다.
암튼 네놈이 젤 낳다.
난 이 범퍼카가 재밌고 좋더라.
허리케인.
보고만 있어도 오금이 저리는걸 역시나 먼저 나온놈만 탔다.
바이킹 보다 훨씬 무서웠댄다.
그나저나 손님이 참 없다.
저것도 내 먼저 나온 살점놈 혼자만 태우고 가동됐다.
대천 해수욕장.
내가 해수욕 이란걸 첨했던 곳이 여기다.
고등학교 3학년 때던가?
하늘이 맺어준 친구놈들과.............
대천 해수욕장의 백사장.
윈드서핑.
파도랑 놀다 돌아본 모습.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OT를 왔다는데 왁자지껄 하니 재밌어 뵜다.
젊음이 좋아 뵈고 , 삶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은 모습도 좋아 뵌다.
사회 나가봐라.
그곳서 낙오되지 않으려 얼마나 발버둥 쳐야 되는가...........
대천에서의 모든 일정은 끝났다.
청양으로 넘어왔다.
칠갑산 밑에 청양군 특산물 판매장.
청양군 특산물 하면 역시나 구구자.
그 구구자를 형상화 한 가로등.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청양고추를 형상화한 가로등도 심심찮게 볼수 있다.
검은건 천마주 , 도라지처럼 생긴건 장뇌삼.
병당 10만원 이란다.
다시 칠갑산으로 향한다.
저위에 뵈는 고개가 한티 다.
한달여만에 다시 찾은 한티.
칠갑지맥 산행때 저앞의 최익현 선생님 동상 뒷쪽에서 내려 섰었다.
여길 오기 위해서다.
칠갑산 천문대.
지구에서의 체중을 목성에서의 체중으로 환산하는 장치.
뭔 얘긴지 잘 모르겠고.........
별자리.
천체 망원경.
이거 한대가 천안시내 웬만한 아파트 한채값 보다 더 나간단다.
들여다 보니 달걀 노른자 처럼 생긴게 뵈는데 그게 태양 이란다.
또다시 자리를 옮긴 곳.
천장호 출렁다리.
작년에 설치 된거란다.
출렁다리 한복판서 보는 천장호.
생각보단 덜 출렁 거리는 듯.
출렁다리를 붙들고 있는 황금룡.
포효하는 칠갑산 호랑이.
여기서 또다시 호랑이의 해에 호랑이의 기운을 받는다.
올핸 뭔가가 잘될거 같다.
이젠 모든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향한다.
차창밖으로 뵈는 연미산.
저앞에 옴폭한 곳은 차령고개.
왼쪽에 솟은봉이 쌍령산 이라고도 불리는 봉수산.
집에드니 참으로 피곤했다.
내집이 최고고 집떠나면 개고생임을 다시한번 실감한다.
특히나 음식이 입에 안맞는게 이렇게 까지 힘든건줄 미처 몰랐었다.
매일 사먹는 분들의 고충도 조금은 알거 같다.
소맥 한잔을 들이킴으로서 이번 여행의 피로를 풀어본다.
나야뭐 아무래도 상관 없다.
내 사랑하는 사람과 내 두 살점놈들만 좋았다면 그걸로 됐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아..........
다음엔 산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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