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14년 03월 23일 흙날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육십령-깃대봉샘터-구시봉-민령-북바위-덕운봉갈림길-영취산-선바위갈림길-백운산-중고개재-중재
도상거리? ?
소요시간? 8시간 27분
날도 풀렸으니 이제 밀린 숙제들을 슬슬 정리해 보려한다.
오늘은 백두대간 육십령서 중재구간 땜빵 산행이다.
새벽밥 먹고 내달려 육십령 휴게소에 이른다.
장비를 챙기다 잠깐 졸았던거 같은데 날은 벌써 이렇듯 밝아 있었다.
육십령을 떠나 막 땀이 날때쯤 가야할 마루금 방향으로 구시봉이 살짝 얼굴을 내밀었다.
언제 내린 눈이기에 내앞으로 지나간 흔적이 없는고?
하얀 옷한벌씩을 얻어 입은 나무들.
나무를 기어오르다 말고 아랫쪽이 궁금한듯 내려보는 아기공룡.
깃대봉 샘터가 눈에 들온다.
샘터 안내판.
쉼없이 쏟아지는 물.
한모금 마셔본다.
아무맛 없다.
구시봉은 코앞까지 다가섰고..........
그리곤 곧 정상이다.
얼마전까지 깃대봉이라 일컫던걸 근래 구시봉으로 지명이 변경됐단다.
많은 산행기에서 지명 변경에 대한 불만글이 보이던데 난 좀 생각이 다르다.
전국에 숱하게 산재해 있는 깃대봉은 일제가 토지 측량을 하면서 박아놓은 깃대에서 유래된걸로 안다.
여기 깃대봉의 유래도 거기서 기인한 것이라면 나름의 유래를 가진 구시봉이란 명칭이 있는데 굳이어 일재의 잔재가 남아있는 지명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구시봉서 지난구간을 돌아본다.
작년에 뺑이치며 걸었던 남덕유산 구간이 한눈에 들온다.
이짝은 나아갈 마루금 방향이다.
역시나 뺑이치며 걸어갈 백운산 구간이 훤히 들온다.
이짝은 금남호남정맥 쪽이다.
근데 암것도 뵈질 않으니 가늠을 못하겠다.
날은 괜찮은거 같은데 아무래도 중국산 미세먼지 때문인거 같다.
암튼 우리민족은 이웃복도 참 지지리도 없다.
한쪽선 각종 오염물질을 머금은 미세먼지를 또 한쪽선 방사능 오염물질을 쉼없이 보내오고 있으니.........
그저 걷다보니 민령이란 이정표가 선 고갯마루에 다다랐다.
그곳엔 꽤 자세잡힌 소낭구 한그루가 서있었다.
희깐하게 생긴 바위가 뵈길래.........
땡겨봤다.
가서보니 북바위 란다.
북바위서 돌아보는 지나온 마루금.
구시봉은 저만큼이나 멀어졌다.
이짝은 금남호남정맥쪽.
이짝은 나아갈 방향.
백운산은 안보이고 금남호남정맥의 첫봉우리며 최고봉인 장안산만이 우뚝하게 서있다.
북바위서 내려보는 인간세.
한참만에 다시 가야할 방향.
산죽밭 진행이 보통 성가신게 아니다.
다시 돌아보고.....
또 내다보고........
오늘 구간은 이렇듯 막힘이 없어 지나온길과 가야할길의 조망을 비교해가며 걷는맛이 일품이다.
함양쪽 인간세.
장수쪽 인간세.
금남호남정맥은 아직도 오리무중.
점점 더 멀어져 가는 구시봉.
점점 더 가까워지는 백운산.
어느새 덕운봉은 코앞에까지 다가섰다.
한창때 같으면 저기도 갔다왔을 곳인데 요즘 내몸이 정상이 아니다.
오늘도 사실 초반부터 제 출력이 나와주질 않는다.
요밑에 어딘가 논개 생가가 있는 모양이다.
영취산 정상부.
그리고 정상석.
2009년 11월에 금남호남정맥을 출발하며 제를 올렸던 곳이다.
맨날 혼자만 산행하다 처음으로 다른이들과 함께 산행을 시작하며 올랐던 첫봉우리다.
그때 맺었던 인연들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 지금도 숱한 새로운 인연들이 맺어짐과 소멸됨을 반복하고 있다.
그동안 맺은 산과의 인연은 헤아릴수도 없다.
때문에 내겐 좀 각별한 면이 있는 산이다.
정상은 봉수 발굴을 위해 꽤나 헤집어 놨다.
허긴 문외한인 내가 딱보기에도 성터처럼 보이더니만 그게 봉수대의 흔적이였구만.
하여튼 잘 발굴하고 잘 연구해서 잘 복원해 놓기를 바란다.
한참만에 선바위고개란 곳에 이르렀는데 지명만 봐서는 근방에 분명 서있는 바위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없었다.
백운산은 이만큼이나 다가서 있다.
구시봉은 저만큼이나 멀어져 있다.
장안산은 이제 제 본모습을 죄다 보여준다.
가까이 다가서니 풍채도 좋고 위세도 당당하고 웅장함이 감도는 산이다.
이제 진짜배기 오름길만 남았다.
백운산 오름길에 돌아보는 영취산.
드뎌 올랐다.
정상석이 두개다.
백운산 정상은 이렇게 생겼다.
백운산을 내려서다 바라뵈는 가야할 마루금.
백두대간의 마루금은 백운산을 지나 그 고도를 급격히 낮춘다.
그리곤 곧 중재에 이를거다.
중재 너머로 뵈는 마루금은 분명 지나쳐간 곳인데 월경산 말고는 그다지 눈에 들오는게 없다.
이게 모두 밤에 산행을 한 탓이다.
야간산행은 정말 하고싶지 않은데 여건상 어쩔수 없음에 안타깝다.
백운산서 부터 내리꽂듯 고도를 낮춰왔더니만 여기에 이른다.
이정표가 훼손되긴 했지만 중고개재가 분명할게다.
중고개재 근방서 돌아보는 백운산.
여기가 중재다.
이정표상엔 중치로 되있다.
'재' 나 '치'는 모두 고개를 이르는 말이니 뭘로 써도 큰 문제는 안될성 싶다.
다만 저 두개를 같이 쓰는 경우도 꽤나 되던데 그게 어법상 맞는건지 모르겠다.
예를들어 지난주 댕겨왔던 낙동정맥 '한티재' 다.
'티'도 고개를 뜻하는 말이요 '재'도 고개를 뜻하는 말이니 풀어쓰자면 '넓은고개고개'란 뜻이 된다.
낙동정맥만 보더라도
시티재도 마찬가지요.
배티재도 마찬가지요.
마치재도 마찬가지다.
처갓집 이나 역전앞도 같은 경우라 하겠다.
암튼 뭐 그렇다는 얘기다.
여기서 서상택시에 전화를 하고 이짝으로 내려선다.
마루금 좌측 그러니까 중기마을 쪽이다.
내려가며 뵈는 모습.
각종 산행기에서 많이 뵈던 너와집.
굴뚝서 연기가 나는걸로 봐서 분명 사람이 살고 있다는 뜻이다.
내려서다 돌아본 모습.
중기마을 전경 이다.
뒤로 뵈는산이 백운산 이다.
좌측의 능선이 내가 타고 내려온 백두대간의 능선이다.
참으로 따뜻하고 포근해 뵈는 마을이더라.
택시가 안오길래 마을 앞쪽으로 걸어 내려가 본다.
택시를 타고 원점회귀한 육십령 이다.
택시비 28,000원 나왔다.
서상택시 055-963-0700 , 010-3702-0345
산행을 마치고 익산에 볼일이 있어 고속도로를 타고 진안을 거쳐간다.
가다말고 차장 밖으로 뵈는 희깐하게 생긴산 하나가 뵌다.
마이산 이다.
다시봐도 참 묘하게 생겼다.
그 우측으로도 아는산이 뵌다.
부귀산 이다.
저산서 내려보는 마이산 조망이 압권이다.
다시한번 가고픈 산이다.
이번구간 궤적이다.
GPS가 속을 쎅여 인터넷을 뒤져 넘이꺼 가져왔다.
암튼 이로써 덕유산 구간은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