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정이 여의치 못해 오랜동안 한갓진 산행을 하지 못했다.
이젠 한시름 놨다.
하여 뒷짐지고 나서본다.
유구쪽서 마곡사로 드는 길이다.
어느새 산은 이렇게 변했다.
난 일년중 이맘때의 산을 가장 좋아한다.
연녹색의 새순이 덮힌 모습은 마음을 한없이 편안케 한다.
흐드러지게 핀 조팝나무 꽃은 물론이요 , 군데군데 수놓은 산벚꽃의 화려함은 말로 형언키 힘들다.
거기다 복사꽃의 붉은빛은 화룡정점 이라고 할까나.
내가 태어난 계절도 이계절 이다.
미리 점찍어 뒀던 골짜기를 찾아 오른다.
언젠가 나발봉서 뵈던 암자를 찾아 나서는 길이다.
작년엔 그 암자가 상원암 인줄 알았는데 막상 오르고보니 아녔다.
상원암의 스님 말씀으로는 나발봉서 뵈던 암자는 북가섭암 일거라 하셨는데 결국 오늘 찾은 암자도 거긴 아녔다.
그마저도 하산후에야 알았다.
어쨌든 내가 찾은 암자가 북가섭암은 아녔지만 좋은곳에 자리한 좋은 암자임에는 틀림없더라.
북가섭암을 찾아 다시한번 나설일이 생겼다.
이쪽 골짜기에도 민가의 흔적이 보인다.
아니면 암자의 흔적이던가.
하여튼 너무나 오랜만에 산다운 산에들어 , 새순의 향기를 더한 숲향을 맡으니 행복하단 소리가 절로 난다.
복사꽃.
공식 명칭인진 모르겠으나 우리동네선 이걸 개매화라 불렀다.
희철네 뒤꼍에 있었다.
산벚꽃과 복사꽃 그리고 연녹색 새순의 조화.
엄청 오른다.
골짜기 깊이가 엄청 나다.
전기도 들지 않는다.
제아무리 4륜구동 이래도 차량 통행은 불가능 할게다.
경운기가 오르려 해도 정비없인 불가능해 뵌다.
한참의 오름짓 끝에 드뎌 뭔가가 보인다.
암자다.
하산전까진 여기가 북가섭암 인줄 알았다.
조그만 텃밭도 있다.
머위밭도 있고.........
해발 400m 남짓한 고도에 위치한 암자.
암자의 이름은 없댄다.
다만 오래전 허물어진 암자를 십수년전 어느 스님이 계시를 받아 다시 세우고 수행중이시란다.
암자 암마당서 내려뵈는 모습.
십승지의 핵심답게 첩첩산중 이다.
내가 올라선 길.
아무튼 색깔이 편안하다.
다른 각도서 본 암자.
달래도 지천이고.........
혹시 이게 고비 아닐까?
봉냥대 다.
실한 새댄데 안타깝게도 누군가 캐갔다.
봉냥쟁이가 여태도 존재한단 말인가?
일년전에 걸어뒀던 표지기.
다시 새걸루.
훤한 조망.
천방산 , 걱정봉 , 명우산 , 절대봉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의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는 도고산까지 보인다.
사진상으론 판별이 안되지만 내고향 마을도 보인다.
내고향집 대문을 열면 법화산 우측으로 빼꼼히 뵈는 봉우리가 바로 지금 내가 올라선 봉우리다.
내고향과 걱정봉을 땡겨본다.
고개를 우로 약간 트니 금계산과 법화산도 뵌다.
역시나 땡겨봤다.
걱정봉 좌측 이다.
요앞에가 입석리 , 신영리 , 녹천리 사이에 솟은 태봉산 이고 , 태봉산 뒤로 희미한건 예산 대흥의 봉수산 이다.
역시나 땡겨보고...........
두릅밭을 만났다.
개두릅도 만났다.
다만 좀 억쎌꺼 같다.
더덕도 몇뿌리 캤다.
주변에 이르니 냄새로 금방 알수 있었다.
금계산 우측으론 태화산도 보이고 , 태화산 뒷쪽으로 아주 쬐끔 보이는 산은 광덕산 이다.
요앞에 보이는 마을은 구계린데 광덕산서 구계리 마을 뒤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직접 걸어보면 정말 장쾌한 능선임을 금방 느낄수 있다.
땡겨봤다.
두번째 두릅밭을 만났다.
이만큼 땄다.
일년만에 다시 찾은 570봉.
근방서 요런 봉투가 심심찮게 뵌다.
여기가 공수부대 훈련 장손가?
두번째 만난 개두릅밭.
요만큼 땃다.
이름모를 암자의 스님 작품.
근 다섯시간여 만에 다시 찾은 아까 거기.
하산하는 길.
주차된 곳 바로옆에 실한 마단이 뵈길래 캐봤다.
지난겨울 몸이 편히 못해 마캐러 나서질 않았더니 그새 실력이 많이 줄었다.
한방에 캐질 못하고 세도막을 내고 말았다.
유구읍내에 나왔다.
장날이 아니라 한산하기만 할뿐..........
여기서 울아들덜 좋아하는 닭튀김을 했다.
언젠가 한번 튀겨 갔더니 비비 어쩌구 , 네네 어쩌구 하는 치킨류는 댈것도 아니랜다.
그만큼 맛있었다는 표현이다.
내 입에도 그것들 보단 이게 더 맛있다.
울엄마 좋아하는 순대랑 국밥도 샀다.
맛도 맛이지만 양이 엄청나다.
이렇게 주고도 남나? 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버지께서 누워계신 앞마당은 제비꽃밭이 되었다.
봉분위에도...........
지금쯤 고추가 심겨져야할 밭은 점점 산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아버지께 기대 앉아..........
나의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내고향 머그네미.
집앞 비닐하우스 옆에 심겨진 더덕.
코를 들이밀고 킁킁 대봐도 특별한 향이 나질 않는다.
이게 자연산과 재배산의 차이 일게다.
내고향집 담장가에는 귀하다는 흰민들레가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