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09년 10월 01일 나무날
누 구 랑? 하늘이 맺어준 내 친구놈 내외랑.
어 딜? 데이콤-설화산-작은봉-416봉-약사사-강당골
도상거리? 9.5km
소요시간? 5시간 06분
나에겐 고질병이 하나 있다.
바로 알레르기성 비염 이다.
주위에 비염이란 병을 앓고 계신분을 여럿 보았지만 여지껏 그 정도가 나보다 심한분은 아직 보질 못했다.
좀 심하다는 분들이 콧물을 동반한 재채기가 길게는 댓시간 이상 지속된다는 분까지는 봤다.
허나 나에게 댓시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기본 하루를 넘긴다.
길게는 이틀 꼬박도 간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콧물과 재채기와 씨름을 하고나면 눈은 충혈이 되고 , 귀도 멍멍 해진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쓰러져 잠이 들곤 한다.
주로 잠이 모자라거나 몸이 피곤할때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 고등학교 다닐때부터 이렇게 비염에 시달려 왔으니 근 20여년은 된거 같다.
근데 나도 근 2년여간을 이 비염으로 부터 해방된 적이 있었다.
제작년 어느때부터 얼마전 까지다.
이때만 해도 이 비염이란 병이 완치된줄 알았다.
그때를 돌이켜보니 꼭 정맥산행을 할때와 겹친다.
그러니까 산에미쳐 산줄기를 헤메고 다닐때 그 비염이 내게서 떠났던 기간이었다.
그리곤 작년말부턴가 정맥산행을 그만두고 인근의 산을 찾으면서 은근히 이 비염이란게 다시 찾아 들더니 요즘은 거의 예전 수준에 육박할만큼 내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도 그랬다.
엊그제 잠을 설치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산을 찾았더니 설화산 정상부 부터 근근히 콧물과 재채기가 나기 시작한다.
그리곤 그 정도가 더해가더니 416봉을 넘어서면서 부터는 산행을 계속할수 없을만큼 콧물과 재채기가 계속된다.
결국은 애초의 계획을 수정할수 밖에 없었다.
광덕단맥에 들어 광덕산 정상을 찍고 강당골로 내려서려 했던 애초의 계획은 이 비염이란 복병으로 인해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비염 .
정말 무서운 병이고 , 정말 힘든 병이다.
이젠 병원을 찾지도 않는다.
찾아봐야 여지없이 들어오던 말이 있다.
'죽는병도 아니고 단지 힘들고 귀찮은 병이니 그저 참고 사시는거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오늘 산행의 발자취.
데이콤 인근 공터에 주차를 하고 설화산을 오른다.
지도상엔 이곳을 아랫산막골 이라 표기하고 있다.
쉬어가기 딱좋아 뵈는 바위를 지나고.........
한참반에 돌아보는 모습.
조앞에 펼쳐진 들이 송악면 평촌리 일거다.
이쪽은 북쪽 조망이다.
멀리 영인산(빨간거)이 뵌다.
땡겨본 영인산.
여긴 정서쪽.
좀 땡겨봤다.
가보지 않아 장담은 못하겠지만 월라산(빨간거)과 황산(파란거)으로 알고 있다.
저곳도 언젠가는 가볼 곳이다.
남쪽 조망이다.
좌로부터 금계산(분홍색) , 천방산(파란거) , 봉수산(빨간거) , 갈매봉(연두색)
그리고 요앞으로 송악면소재지가 뵈고 , 그 뒤론 송악저수지도 뵌다.
땡겨본 봉수산과 천방산.
광덕산(빨간거)과 금계산(파란거)
이때만 해도 저 광덕산은 당연히 오르게 될줄 알았다.
이런 돌탑도 지나.........
오래지 않아 이렇게 정상에 섰다.
정상엔 이렇게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설화산은 언젠가 맹씨행단쪽서 한번 오르곤 오늘이 두번째다.
다시 북쪽 조망.
온양시내와 그뒤로 한참 먼곳의 영인산(빨간거)
하늘이 맺어준 친구놈 뒤로 뵈는 광덕산(빨간거)
설화산 정상서 다시 서쪽 조망을 감상하고........
아까와 같이 금계산 , 천방산 , 봉수산 , 갈매봉이 다같이 모습을 드러내고 이번엔 걱정봉(분홍색)도 빼꼼히 고개를 들어 끼어든다.
동남쪽 조망.
태학산(빨간거)과 망경산.
요앞으로 뵈는 저수지는 수철저수지가 확실하고 , 망경산과 태학산 사이의 잘록한 곳은 넋티고개 일거다.
넋티고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백의종군 하실적에 바람앞의 등불과 같던 조국을 구하고져 넘으셨던 그 고갯길로 알고 있다.
송악의 너른들과 외암리 민속마을.
도고산(빨간거)과 덕봉산(파란거)
배방산(빨간거)과 흑성산(파란거) 그리고 성거산(연두색)
정상 못지않게 삐쪽함을 자랑하는 설화산 작은봉.
망경산(빨간거)과 광덕산(파란거)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산줄기.
설화산 정상에선 하늘이 맺어준 내친구 내외.
그렇게 설화산 정상을 벗어나 광덕산을 향해 간다.
예전에 이곳 좌측서 한번 올랐던 적이 있다.
작은봉서 보는 설화산 정상.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이렇게 호젓하고 좋았다.
다만 내 몸 컨디션이 거기에 따라주질 못했을뿐.
연신 터져 나오는 재채기에 산이고 뭣이고 뵈도 않는다.
비염때문에 산에서 이렇게 시달려 보기는 또 첨이라 많이 당황 스러웠다.
이곳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곤 이곳서 부터 그만 내려가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컨디션이 안좋기는 나말고도 한명이 더 있었다.
콧물은 흐르고 재채기는 계속되고 나같으면 드러워서 같이 밥먹기 싫었을거 같다.
그래도 아무런 내색도 없는 친구 내외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결국은 이곳서 우측 임도를 따라 하산키로 했다.
발이 아퍼서도 아니고 , 체력이 딸려서도 아니고 , 무슨 부상이 있는것도 아니고........
코땜에 더이상 산을 탈수가 없다는게 참 서글프다.
좀 내려서니 약사사란 절을 지나친다.
하산길도 참 길고 멀고 지루했다.
오늘처럼 산을 빨리 벗어나고 싶을때도 다 있더라.
해태인거 같은데........
독특하면서도 꽤 오래된 물건인거 같은데 이게 왜 여기에 있을까?
외암리서 막걸리 한잔 마시고 바라보는 광덕산.
아쉽더라.
의외의 복병으로 인해 오늘 산행도 망쳤고 , 또 오늘 하루도 망쳤다.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집에 복귀하여 그대로 쓰러져 잤다.
오늘처럼 비염에 종일 시달리고 나면 나도 모르는새 몸은 녹초가 되고 , 또 그렇게 지친몸을 눕혀 잠이 들어야만 그 징그러운 고통으로 부터 해방이 될수가 있다.
이 고통.
느껴보지 않은 분들은 도저히 모른다.
산이 약이라면 산을 찾아야 되겠지..........
큰산이 약이라면 큰산을 찾아야 될게고........
정맥이 약이라면 그역시 찾아야 될게다.
이젠 찾을때가 된거 같다.
또 그때처럼 미친듯이 정맥을 휘젓다보면 이 비염으로 부터 자유로워 질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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