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백두대간 따라가기

백두대간 서른다섯번째(고기리서 성삼재 까지)

산살사 2016. 2. 1. 16:22

언      제?   2016년 01월 31일 해날 

누  구 랑?   김충이랑

어      딜?   고기리-큰고리봉-정령치-만복대-묘봉치-작은고리봉-성삼재-달궁삼거리-정령치-고기리

도상거리?   28.1km

소요시간?   13시간 50분

 

 

이번구간 산행계획을 세우며 많은 고민을 했었다.

동절기엔 성삼재서 남원쪽 도로가 폐쇄된다니 택시를 이용한 차량 회수는 불가능하다 판단했고 , 대중교통을 이용해 구례쪽에서 오르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그닥 내키지가 않았다.

그렇다고 꽃피고 새우는 봄날까지 마냥 기다리고 싶지도 않았고.........

장고끝에 악수를 둔다고 지나고보니 참 바보같은 결정을 내렸다.

산행거리가 짧은만큼 시간적 여유는 널널할줄 알았다.

때문에 성삼재서 달궁삼거리를 거쳐 다시 정령치를 넘어 고기리로 원점회귀 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나처럼 바보같은 이가 하나 더있어 동행을 한다니 마음도 한결 가볍게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의 산행깃점 고기삼거리 다.

 

어둠을 뚫고 한참을 오르다보니 고리봉이 1.2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접한다.

 

그리곤 고리봉 정상이 가까워지니 기멕힌 상고대가 연출된다.

 

고리봉엔 이 이정표가 정상석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기멕힌 눈꽃.

 

이것도.

 

이것도.

 

이것도.

 

이것도.

이건 눈꽃이라 하기보단 얼음꽃이란 명칭이 더 어울리겠다.

 

고리봉서 내려서며 뵈는 만복대.

오늘 구간중 최고봉 이다.

그리고 요앞으론 정령치가 뵈고 그 좌우로 이따가 지나칠 도로가 보인다.

 

돌아본 고리봉.

 

요 밑쪽으론 개령암지 란데가 뵌다.

가볼까 하다가 다음을 위해 애껴뒀다.

 

바보같은 동료.

 

요기는 다음을 위해 애껴두기로........

 

정령치 휴게소에 내려섰다.

 

고드름 사이로 뵈는 가야할 마루금 방향.

 

정령치 표지석.

 

오늘은 가지각색의 상고대들을 접한다.

여기선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듯한 형태의 상고대를 접한다.

 

좋다.

 

좋다.

 

상고대 사이로 일출도 보인다.

 

땡겨봤다.

 

좋다.

눈이 호강한다.

 

만복대를 오르다 돌아본다.

비록 뿌연하여 명확하진 않지만 지리산 서북능선의 장쾌함이 느껴진다.

 

고개를 좌로 약간 틀었다.

큰고리봉 좌측으로 뻗은 능선을 따라가면 고기리 일테고 , 멀리 뵈는 저산은 아마도 노치마을 뒷산인 수정봉이 맞을게다.

 

고개를 좌로 더 툴었다.

저아래쪽에 뵈는 저수지가 고기저수지 일게고 곧 오늘산행의 시작점이며 끝점인 곳이다.

 

만복대는 점차 가까워 진다.

 

해는 어느새 중천에 떠올랐다.

 

또 돌아본다.

 

그리곤 오늘구간의 최고봉 지리산 만복대에 올라섰다.

 

거기서 바라뵈는 가야할 마루금 방향.

오늘 구간의 마지막 봉우리인 작은고리봉도 뵈고 , 저 봉우리만 넘어서면 바로 성삼재 일게다.

이리보면 갈만할거 같은데 막상 가보면 맘처럼 쉽지가 않다.

 

만복대를 내려선다.

조망 죽인다.

 

만복대를 돌아본다.

 

조망 죽인다.

이 조망에 취해 한동안 신선이 되어 한참을 놀았다.

 

구름이 조금 걷히며 조망이 좀더 터진다.

작은 고리봉 뒤로 뵈는건 종석대 일테고 , 그 좌측의 구름에 묻힌산은 노고단 일게다.

 

또다시 이어지는 상고대 퍼래이드.

 

죽인다.

 

여기껀 아까꺼하곤 또 다르다.

역시나 얼음꽃이나 빙화라고 하는게 더 어울리는 표현일게다.

저 빙화와 빙화가 부딪히며 내는 소리는 또 얼마나 청명하고 아름다운지 모른다.

흡사 샹그릴라의 수정 장식품들이 내는 소리랄까?

 

이곳을 걸으며 영화 '겨울왕국'의 배경속에 들와있는 착각속에 빠지는건 나뿐인가?

 

여기도 겨울왕국.

 

겨울왕국 한복판서 바라뵈는 가야할 마루금 방향.

 

겨울왕국.

 

겨울왕국.

 

겨울왕국.

 

겨울왕국.

 

겨울왕국.

 

겨울왕국.

 

겨울왕국.

 

묘봉치에 내려섰다.

거기서 바라뵈는 작은고리봉.

 

묘봉치서 보는 반야봉.

겨울왕국에 묻혀 환상적인 조망을 감상하며 겨울산행의 묘미를 만끽하는 산행은 여기까지 였다.

 

묘봉치 이후의 등로는 잡목이 꽤나 심했다.

 

심한 잡목들이 이렇듯 두터운 얼음옷을 껴입고선 그 무게를 감당치 못하고 등로를 막아서며 늘어져 있다.

때문에 묘봉치 이후 성삼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허리를 펴지 못한체 진행을 했고 , 경우에 따라선 무릎으로 기어 통과한 곳도 부지기수 였다.

때문에 시간과 체력의 소모는 말로 형언키 힘들 정도다.

 

반야봉.

 

고리봉 오름길.

 

그렇게 올라선 고리봉.

 

거기서 돌아본 만복대.

 

가야할길을 내다본다.

성삼재가 훤히 내려다 뵌다.

 

묘봉치까진 아름답게 보이던 것들이 이젠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갈길을 더디게 만들고 , 체력의 소모를 가중시키는 존재일 뿐이다.

사람이란게 참 간사한 거다.

 

노고단.

 

반야봉.

 

드뎌 성삼재 도로에 내려섰다.

헌데 이상하다.

사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여기서 구례쪽으론 차량 통행이 허용되나 이짝 남원쪽으론 안되는걸로 조사됐다.

헌데 이렇듯 차들이 댕긴다.

 

성삼재 주차장.

어차피 세워진 계획이니 계획대로 도로를 따라 원점 회귀키로 했다.

조사도 잘못됐고 준비도 많이 부족했다.

 

도로를 따라 달궁삼거리를 향해 내려선다.

처음에 계획을 세울땐 도로를 걷는건 거저 먹는건줄 알았다.

교만했다.

시간당 4~5km는 거뜬히 나올줄 알았는데 총16km를 걷는데 여섯시간이나 걸렸다.

수북히 쌓인 눈과 단단하게 얼어붙은 빙판은 산능 만큼이나 진행을 더디게 만들었다.

 

내려서며 보는 반야봉.

 

숱하게 매달린 겨우살이들.

 

심원마을 입구도 지나쳐 간다.

 

바보같은 동료.

 

드뎌 달궁삼거리가 코앞이다.

여기서부터 정령치까진 또 은근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그 오름길도 보통 만만찮은게 아니다.

 

통제된 고개를 오르려 하는건 우리뿐이 아니다.

 

정령치로 오르는 길.

얼마나 멀고 지루하던지.......

 

다시찾은 정령치 휴게소.

 

정령치를 내려서며 보는 큰고리봉.

 

포크레인이 제설작업 중이다.

허나 기온이 내려가며 제설된 노면도 얼어붙어 빙판을 이룬다.

내려서는 길이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모른다.

 

주위가 어둬지며 그와 더불어 내 조바심도 늘어만 간다.

동절기 야간산행엔 어떤 복병이 숨어있을지 모를 일이다.

 

해가 지고도 한참후에야 고기삼거리로 원위치 할수 있었다.

 

예상했던 하산시간은 4시였지만 , 실제 산행시간은 그보다 3시간이 더걸린 7시였다.

묘봉치서 성삼재까지 구간서 의외의 복병을 만나 한시간을 더 소비했고 , 도로에서의 악조건을 예상치 못해 두시간을 더 소비해 총 세시간여의 지체가 있었다.

 

고기교에 도착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미 주위는 어둠이 내리깔리기 시작했고 그즈음 우리는 천고지가 넘는 정령치를 막 지나고 있었다.

핸드폰은 터지지도 않고 기온은 급강하 하기 시작했다.

혹여나 기습적인 폭설이나 혹한과 맞딱뜨린다면 대책이 없겠다 싶었고 , 얼어붙은 빙판에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한것도 사실이다.

내 이런 마음을 알길없는 바보같은 동료는 물색없이 웃을뿐이다.

정령치서 고기삼거리까지 내려서는 시간이 무려 2시간이나 걸렸다.

지치기도 한데다 빙판으로 얼어붙은 도로가 그만큼 조심스러웠던 게다.

오늘은 이래저래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산행이었다.

겨울산행은 안전이 최고다.

항상 만약을 염두해 둬야 한다.

얼마전에 덕유산서 사고를 당하신 분들이 떠올랐다.

우리도 그들처럼 기습적인 폭설을 만났다면.........

과연 우리는 무사히 하산할수 있었을까?

 

이번구간 궤적 이다.

 

이번엔 이렇게 걸었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