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열일곱번째(한치재서 오도재까지)
언 제? 2011년 10월 09일 해날
누 구 랑? 산사람들 9명과
어 딜? 한치재-삼수고개-활성산-봇재-봉화산-그럭재-대룡산-오도재
도상거리? 21.9km
소요시간? 8시간 16분
가을하늘이 기멕히게 좋은날 호남정맥 17구간 산행에 나섰습니다.
가을을 만끽하고 나니 삶에 활력이 생기는거 같습니다.
오늘의 산행깃점 삼수마을 표지석 앞입니다.
어느 선배님 말씀이 이동네선 삼수만에 합격을 하기땜에 삼수마을이라 했다는 우스갯 소리를 하십니다.
동네분이 듣기라도 한다면 큰일날 소립니다.
지피에스 위성이 안잡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선배님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계십니다.
의리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선배님들 입니다.
삼수고개를 향해 올라가는 모습입니다.
여기도 경사가 심해 은근히 힘들더군요.
가파른 아스팔트 포장길을 따라 삼수고개에 올라섰습니다.
여기서 우로들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삼수고개 이후론 야당당의 당수님을 선두로 일렬로 진행을 합니다.
오랜동안 함께 정맥산행을 하면서 흔치 않은 광경입니다.
그동안은 출발전 단체사진만 찍고나면 요이~땅 하듯 내빼곤 했거든요.
참 요이라는 말은 일본말 이라 쓰면 안된다는데 전 어릴때부터 쓰던 말이라 쉬이 고쳐지지가 않네요.
활성산 정상은 이렇듯 표지판 하나만 덩그러니 놓였지 사실 별반 볼만한건 없었습니다.
다만 정상에 올랐다는 의미만큼은 하찮은게 아니겠지요.
어쨌든 활성산을 코앞에 두고도 그냥 지나쳐 가신 많은 선배님들!
반성 하십쇼!
활성산 정상에 서게될 하늘이 부여해준 단한번의 기회를 그렇게 져버리시다니...........
아마도 일생동안 다시 여길 찾을 기회는 없을텐데 말입니다.
활성산을 내려서며 처음보는 광경을 접합니다.
그 유명한 전라남도 보성의 녹차밭 입니다.
넘덜은 돈들여 일부러도 찾아오더만 우린 이렇듯 산행중에 덤으로 보성의 녹차밭도 구경을 합니다.
정맥산행이 아니라면 이런 행운을 어디서 다시 만날수 있을까요?
바라만 봐도 시원합니다.
유구 촌놈이 녹차밭에도 다와보고 이만하면 출세한거 맞죠?
녹차향에 빠져 헤어나올줄 모르는 깜찍한 선배님.
녹차밭의 끄트머리에 서니 봇재가 내려다 보입니다.
그리고 그 너머로는 가야할 마루금도 눈에 들어옵니다.
봇재에 내려서기전 통과하는 터널입니다.
넝쿨장미 라도 심었다면 괜찮을뻔 했는데 좀 아쉽네요.
녹차향에 취하신 일부 선배님들께선 저위에서 사진찍고 노시느라 아직도 내려오실줄 모릅니다.
봇재 한켠의 상징물인데 전혀 관리가 안되고 있네요.
봇재 전경입니다.
봇재를 떠나며 마루금 우측으로 뵈는 남해의 바다입니다.
아마도 득량만 일겁니다.
점점이 떠있는 저건 조선수군의 주력전함인 판옥선이 아닐까 합니다.
아님 말구요.
봇재를 떠나 쓸쓸히 걷습니다.
여당당 위원들은 먼지를 일으키며 내빼듯 달려가셨고 , 야당당 위원들은 사진 찍고 노시느라 세월아 네월아 보이지도 않고.........
그 가운데 어정쩡한 위치에 선 저는 여당당을 따라가자니 자신이 없고 , 그렇다고 야당당을 기다리자니 지루할거 같아 그냥 한동안을 그렇게 혼자서 걸었습니다.
어쨌든 쓸쓸히 걷다 돌아보니 아까 지나쳐온 활성산과 녹차밭 그리고 봇재가 훤히 뵙니다.
가야할 마루금도 뵙니다.
앞에 뿔달린 산이 411.2봉이고 , 그 좌측으로 뵈는건 봉화산 입니다.
저앞에 봉우리에 몇몇 선배님들이 보입니다.
먼지나게 달려가신 여당당 위원들 입니다.
좀 땡겨봤습니다.
죽어라 쫒아갔더니 저를 몇미터 앞에다 두고 또 휑하니 가십니다.
날카로운 선배님께서 발길을 떼시며 씨~익 웃으시는데 흡사 메롱 하는거 같았습니다.
약올라 죽을뻔 했습니다.
에라 모르겄다 퍼질러 앉아 물한모금 마시고 걸어온 마루금을 돌아봅니다.
저 아랫쪽에 막 야당당 위원분들이 모습을 드러내셨습니다.
제가 잠시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나 봅니다.
주제도 모르고 여당당에 섞여보려 몸부림을 쳤으니..........
전 역시나 저속에 섞여야 될 몸임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활성산은 무심히 저를 바라보고 있네요.
득량만도 무심하긴 매일반 입니다.
야당당에 재합류하고 한참만에 만난 임도 입니다.
저이정표에 위치표기가 있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찾아보긴 귀찮고..........
꽤 급한 깔끄막의 시멘트 포장길을 힘겹게 오르고 나니 411.2봉에 섭니다.
그봉 정상엔 이렇듯 산불감시초소도 있고 , 통신탑도 있었습니다.
그리곤 이내 꽤 잘 꾸며놓은 봉화산 정상에 섰습니다.
남사장님께서 여까지 마중을 나와주셨더군요.
이곳서 과일이랑 부침개를 참으로 먹고 또 그럭재를 향해 출발을 합니다.
봉화산 하산길에 살짝 옆으로 빠져 응가를 하고 났더니 이 깊은 산중에 저밖에 없네요.
그리곤 또 혼자서 걷습니다.
역시나 또 쓸쓸합니다.
풍치도 혼자서 쓸쓸히 건넙니다.
마루금 우측으로 그럭재로 오르는 도로가 보입니다.
지금와 보니 저 뒷쪽의 높은봉이 대룡산이 아닌가 합니다.
그럭재 직전의 편백나무 숲에 이르러서야 다시 선배님들을 뵐수 있었습니다.
그리곤 거기서 그렇게 점심상을 차렸습니다.
그동안 많은 산행을 하면서 오늘처럼 푸짐한 점심상은 처음이었습니다.
부회장님께서 준비하신 쇠괴기 주물럭은 그 하이라이트 였구요.
맛이 참 기가멕혔는디..........
어쨌든 뒷풀이 분위기가 물씬나는 점심식사를 끝내고 이 그럭재를 넘습니다.
저는 저앞쪽의 지하도를 통과해 갔는데 가만히 보면 세상에 승질 급하신 분들 참 많습니다.
이거 보세요.
왕복 6차선 중앙분리대를 넘어 저리 냅다 뛰어 건너십니다.
두명은 딱걸렸쓔.
저 개인적으론 오늘 구간중 그럭재 이후 315봉을 오르기 까지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코스의 난이도를 떠나 아마도 점심식사를 너무 푸짐하게 한데다 , 약간의 취기까지 더해져 그런거 같습니다.
산행중 독주는 독약임을 여러차례 체험을 했기에 극구 사양을 했건만 회장님의 고집을 꺽지는 못했습니다.
기어이 따라주시는 소주 한잔에 한동안 갈증을 이겨가며 힘겹게 가야만 했습니다.
저 그러려니는 앞으로 정맥산행 중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술은 마시지 않을것을 이자리를 빌어 선언하는 바입니다.
협조 부탁 드립니다.
대룡산의 정상입니다.
마루금서 한참 떨어져 있어 일부러 발품을 팔지 않고는 오를수 없는 곳이지요.
오길 잘했습니다.
오고보니 이곳이 비룡등천형의 명당터 랍니다.
그래서 그런가 유난히 더 따뜻하고 포근하단 생각 안들던가요?
이거봐유.
좌청룡 우백호가 꿈틀대며 용틀임을 하는듯 하잖아요?
대룡산에 다녀온후 그 분기점서 쉬는 모습입니다.
대룡산에 아니 다녀오신 두분 선배님은 면목이 없으신지 눈에 아니뵈옵니다.
개인 프라이버시가 있으니 그 두분선배님이 누구라고 밝히진 못하겠네요.
다만 한분 선배님은 날카로운 기가 흐르시고 , 한분 선배님은 대가집의 대감님과 같은 풍채가 풍기옵지요.
저는 누구라고 말안했습니다.
대룡산을 벗어나니 오늘의 종착점 오도재도 그리 멀지 않은가 봅니다.
가야할 마루금 방향인데 보아하니 요앞쪽의 봉우리만 넘어서면 오도재가 아닐까 합니다.
지나쳐온 마루금을 돌아본 모습입니다.
저뒤에 봉우리중 하나가 대룡산 일텐데 어느게 어느건지 분간이 쉬이 가지 않습니다.
산행초반 확연히 나뉘던 여당당과 야당당의 구분이 후반부에 들어서며 일부 여당성향의 선배님들이 야당당으로 합류하며 여소야대의 이상적인 구도로 바뀝니다.
이렇게 줄맞춰 가는 모습이 참 보기좋아 보입니다.
다만 뼛속까지 여당성향이신 두분 선배님들은 역시나 발바닥에 땀나게 내달려 가셨습니다.
날카로운 선배님 표현을 빌리자면 유대장이 캘빈소총을 들고 돌격했다고나 할까요?
드뎌 오도재에 내려섰습니다.
이렇게 또 한구간을 마쳤다는 뿌듯함이 온몸에 전해오는 순간입니다.
화순 어딘가로 이동해서 뒷풀이를 합니다.
사진상에 모선배님께서 팥쥐엄마로 표현했던 아주머니도 나와주셨네요.
밑반찬이 특출나진 않지만 그럭저럭 봐줄만 했습니다.
모듬횝니다.
역시나 특출나진 않지만 그냥저냥 먹을만 했습니다.
매운탕 입니다.
요건 꽤 훌륭했습니다.
비록 약간의 잡음이 있긴 했지만 제 개인적으론 무난한 뒷풀이가 아니였나 합니다.
팥쥐엄마도 더이상의 잡음은 바라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구요.
팥쥐엄마의 입장을 바꿔 보라는 말이 떠올라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다를 이해할순 없겠지만 팥쥐엄마의 입장도 조금은 이해가 됩디다.
선배님들 우리 그러려니 살쥬.
이번에 걸은 산행궤적 입니다.
총도상거리 21.9km , 총소요시간 8시간 16분이 걸렸더군요.
호남정맥 17구간 까지의 산행궤적입니다.
충청남도 부여의 구드레나루터를 떠나 쭉 이어온 발걸음이 전라남도 광양의 외망포구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