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널산행(능이버섯도 따고 봉냥도 캐고)
2010년 마지막 이란 생각으로 다시한번 능이버섯 산행에 나서본다.
그동안은 해발고도가 꽤되는 산만 찾아다녔다.
아무래도 능이버섯은 높고 깊은곳에 있을것만 같았다.
근데 문득 생각을 해보니 내고향서 능이버섯을 따던곳은 그다지 높은 산들이 아니었던것 같다.
하여 해발 300-400m대의 낮은 산들을 주공략 대상으로 삼아 길을 나서본다.
주효했다.
산에 들어 얼마 안돼 능이버섯을 만났다.
참 이쁘게도 생겼다.
향도 참 좋다.
밑에 쭉 감상하시길..........
멧돼지란 짐승은 능이버섯을 먹지 않는 모양이다.
도토리를 주워먹기 위함인지 일대를 죄다 헤집어 놨다.
그리곤 그 한켠에 이 능이버섯 한송이가 굴러 댕긴다.
멧돼지가 그런거 같다.
이게 목이버섯 일껄?
확실친 않기에 그대로 뒀다.
이 영지버섯은 하도 흔한거라 만다도 그다지 반갑지도 않다.
능이에 미쳐 한참을 사면을 헤메고 댕긴던 참에 이 묶은 봉냥대도 만난다.
하여 평소엔 이렇듯 평범했던 등산스틱이............
이렇게 봉냥창으로 변신하다.
요렇듯 분리가 가능토록 나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제작한 거다.
휨을 방지하기 위해 제법 두꺼운 스댕 재질을 사용했더니 다소 무게가 나가는게 흠이라면 흠이다.
때문에 일반 산행시엔 갖고댕길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함참을 쑤셨을가?
손맛이 온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손맛이다.
봉냥창이 봉냥을 파고들때의 그 뻐근한 느낌.
봉냥창을 뽑아 창끝을 확인해 본다.
뭔가 희끄무리한게 묻어 있다.
손으로 문질러도 본다.
때가 밀린다.
분명 그놈이 맞다.
봉냥.
파봤다.
보이나?
이럼 보이나?
저게 봉냥이란 거다.
표준어론 복령이라 한다.
소나무의 송진이 뭉쳐 생긴 거란다.
제법 크기도 하다.
한창 더했다.
심복이다.
심복이란 이렇듯 소나무 뿌리가 관통한놈을 일컫는 말이다.
다시 또 한참을 창질을 하다보니 또 뭔가 묵직한 손맛이 온다.
무는힘이 아까 두놈보단 더 세다.
무는힘이 세다는건 봉냥이 더 크거나 혹은 던 단단한 놈이라는 거다.
헌데 봉냥대가 구대인걸로 봐서 분명히 대단히 큰놈인거 같다.
파봤다.
요리보니 커본인다.
다만 뒷쪽이 좀 썩었다.
그게 좀 아쉽다.
잠깐동안 캔 봉냥이다.
한 둬근은 되지 않을까?
한참만에 다시 만난 능이버섯.
이후론 다시 보지 못했다.
능이버섯과 봉냥에 정신이 팔려 한참을 헤집고 댕겼더니 어느새 숲은 비에 젖어 있었고 , 서서히 어둠도 내려앉고 있었다.
한기를 느끼며 잠시 무섭다는 생각이 들때쯤 뭔가 눈앞에 커다란 한마리 짐승이 나타난다.
내생전 멧돼지가 저렇게도 큰 동물인줄 첨 알았다.
제놈이 먼저 나를보곤 줄행랑을 쳤기 망정이지 뎀벼 들기라도 했다면 참으로 대책이 없을거 같더라.
그놈을 보곤 뒤도 안돌아보곤 하산했다.
왠지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