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내고향 나들이

내고향에 고구마 캐러......

산살사 2009. 10. 18. 21:07

이번주는 정말 산에 가고 싶었다.

추석명절 이후로 여태까지 산엔 발도 들이지 못했다.

발바닥에선 가시가 돋고 , 무릅팍은 굳어져 뻑뻑해지는 느낌이다.

허나 너무나 아타깝게도 이번주 역시 산엔 가지 못했다.

엄마가 며칠전부터 고구마 캐러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기 때문에 차마 뺀질대고 빠질수는 없었다.

 

내고향 덕곡리 머그네미의 고사티.

 

고향집 앞 전망은 개판이 되어 버렸다.

잡풀에 묻혀버려 이건 원 나간집 같으니...... 

전원주택을 짓는다더니 질려면 언능 짓던가........

 

깻단이 세워진 뒷쪽의 골짜기를 우린 집너머라 부른다.

아마도 희철네집의 너머에 있는 곳이라 그리 이름이 붙여졌을 거다.

골짜기 이름 참 단순하고 간단하게 지어졌다.

암튼 저곳에 우리밭이 있다. 

 

동대말에도 서서히 단풍이 들어 가고........ 

 

금북정맥의 능선은 오늘도 무심하게 내고향 마을을 내려본다.

오늘은 저 오지재 구간을 지나치는 산객은 없을런지..........

 

암튼 그렇게 엄마랑 누나랑 또 동생이랑 두어시간에 걸쳐 열심히 고구마를 캤다. 

 

집너머 밭. 

 

아이들도 고구마 캐는 재미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엄마가 군데군데 이렇게 자색고구마도 심으셨다.

맛은 여느 고구마에 비해 떨어지지만 어딘가 몸에 좋다고 알려진 고구마다.

만만한놈 하날 골라 날거로 먹어보니역시나 맛이 없긴 없더라.

 

고구마를 나르느라 경운기도 등장했다. 

 

내가 중학교 3학년때 마련한 경운기니 벌써 20년이 넘은 놈이다.

이런 상태로 굴러간다는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내 아버지와 늘 함께했던 물건이라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웃말서 흘러드는 물길에 흙묻은 손들을 닦아내고........ 

 

구당골 뒷편의 삼형제봉. 

 

년석들은 경운기를 타고 좋아라 하고......

 

경운기가 참 볼수록 낡았다. 

 

 

 

나역시 올라타선 같이 좋아라 한다.

 

정구형네 마밭을 보니 마가 한창 캘때가 된듯하다. 

 

그렇게 고향에서의 고구마캐기는 끝이 났다.

 

고향은 왠지모르게 따뜻하다.

그리고 포근하다.

때문에 너무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