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래저래

산야초 퍼레이드-산삼

산살사 2009. 9. 7. 22:17

이제부턴 미리 예고된 대로 산야초 퍼레이드 산삼편을 올려볼까 한다.

그동안 별다른 반응도 없는글을 열심히 올렸다만 , 이번 글만큼은 관심을 가져보는것도 괜찮을거 같다.

혹시 아니?

산에서 산삼과 눈을 마주쳐도 알아야 캐던말던 할거 아니냐?

자........

그럼 들어간다. 

 

이게 나랑 최초로 눈을 맞췄던 산삼이다.

제작년 그러니까 2007년 7월 연기군 전의면 어느 야산 이어타기를 하다가 만난 산삼이다.

처음에 이 산삼과 눈을 마주쳤을때 얼마나 가슴이 뛰고 흥분이 되던지........

이 산삼을 만나기 전까지 난 단 한번도 산삼을 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이 산삼과 눈을 마주쳤을때 대번 산삼이란걸 알수 있겠더라.

 

이것도 윗사진과 같은날 같은 장소에서 만난 산삼이다.

위 두 사진과 같이 가지가 세개인 산삼을 3구심 이라 한다더라.

가지가 두개면 2구심.

네개면 4구심.

여섯개면 6구만달.

한개면 각구라고 한다고도 하고 , 오행심 이라고 한다고도 하는데 정확한건 나도 모르겠다.

허긴 뭐라 부르던 그게 뭔 대수랴.......

 

여하튼 캤다.

요기 산삼의 열매 달린거 보이지?

저걸 전문용어로 '딸'이라고 하는데 저 딸이 달렸다는건 기본 15년 이상은 묵은 거라는 얘기도 있더라. 

 

이게 캔 모습이다.

얼떨결에 캐는 바람에 잔뿌리를 죄다 끊어 먹었다.

약효 성분은 저 잔뿌리에 더 많이 들었다고 하더만......

그렇게 나와 첫 인연을 맺은 두개의 산삼은 내겐 너무나 소중한 분께서 드셨다.

그리곤 영물답게 그 효험을 십분 발휘하여 내겐 너무나 소중한 분도 건강하게 잘 계시니 그저 산신령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첫번째 산삼을 만나고 그 다음해.

그러니까 2008년 5월.

세번째 산삼을 만난다.

얘는 보다시피 오행심으로 아주 작은 산삼이다.

하여 안캤다.

왠지 캐면 안될거 같더라.

 

근데 내가 무슨 전문 심마니도 아니고 도저히 캐고 싶어서 못참겠더라.

그렇게 3개월이 흐른 2008년 7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캤다.

이번엔 연장도 챙겨가고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캤더니 윗사진처럼 잔뿌리 하나 다치지 않게 캐기도 보통 잘캔게 아니다.

 

캐고보니 비록 아주 작은 산삼이지만 그래도 제법 자세잡힌 산삼이더라.

사진에 보면 뿌리 한가운데 뭔 알맹이 같은게 보이지?

저걸 전문용어로 약통이라고 하는가 본데 , 저 약통이 잘 발달되야 좋은 산삼으로 쳐주는 모양이다.

그런면에서 이 산삼은 작지만 썩 괜찮은 산삼이었던거 같다.

 

이번엔 미리 담을 그릇도 준비해 가고 주변서 이끼도 구해다가 제법 폼나게 한번 꾸며봤다.

워뗘?

그럴싸 하지 않냐?

암튼 이렇게 소중히 모셔온 산삼역시 내겐 너무나 소중한 분께서 드셨다. 

 

다시 해가 바뀌고 2009년 5월 어느날.

그러니까 올봄에 네번째 산삼을 만났다.

보다시피 너무나 작은 산삼이다.

솔직히 너무 어려 캐서는 안되는 산삼 이었다. 

 

근데 캤다.

이때 당시에 내몸이 좀 션찮았거든........

그래서 캐자마자 바로 먹었다.

일단 맛과 향은 인삼과 흡사 하더라.

다만 맛은 더 쓰고 , 향은 더 쎄더라.

너무 잘아서 그런가 먹고나서 뭔 효과 같은건 보지 못했다.

 

2009년 7월.

그러니까 지난달 이다. 

다섯번째 산삼을 또 만난다.

보다시피 2구심 이다.

사실 요걸 만나기 전까지 오가피에 여러번 속았기 땜에 처음엔 이것도 오가핀줄 알았다.

때문에 배낭에 연장이 있었는데도 사용치도 않고 그저 손으로 신경질적으로 움켜 파냈다.

당연히 오가필거라 생각한 행동이었다.

 

근데 막상 캐고보니 진짜로 산삼 이더라.

너무 무성의하게 캐는 바람에 잔뿌리가 많이 상한게 보일거다.

이 산삼도 내겐 너무나 소중한 분이 드셨다.

다만 이번에 소중한 분은 먼저번 그분은 아니다.

 

드뎌 하일라이트가 등장 했다.

사진상으로 봐도 알겠지만 그동안 등장했던 산삼들보다 덩치부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이건 8월 23일.

그러니까 지난주 일요일 이다.

창수가 광덕산서 내려오다 전화를 하는바람에 내 늦잠을 깨우던날.

그날 캔거다.

느닷없이 내 동생놈이 산삼이란걸 한번 먹어보고 싶단다.

아니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것도 유분수지........

산삼이 무슨 뉘집개 이름이라니?

밭에서 무수 뽑아먹듯 먹고싶을때 아무곳에서 누구나 먹을수 있은건 아니잖냐?

어쨌든 먹고 싶다는데 어쩐다니?

캐는 척이라도 해봐야지......

그래서 동생놈과 함께 다시 산에 들었다.

산에 들때만 해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지 정말로 산삼을 캐리라곤 거의 생각도 못했었다.

근데 그거 참........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는다더니 생전 산삼이란건 구경도 못해본 내 동생놈이 결국은 일을 저지르고 말더라.

저 밑쪽서 엄청 호들갑을 떨길래 가봤더니 정말로 산삼이 있더라.

그것도 그동안 내가 캐왔던 산삼과는 차원이 다른 4구심에 대충봐도 엄청 커 보이는 놈으로.........

 

녀석은 일단 산신령님께 삼배로서 감사의 인사를 하고...... 

 

조심스레 캐기 시작했다.

캐는동안 나도 4구심은 어떻게 생겼을까 무척이나 궁금하더라.

뇌두는 어떨것이며 , 약통은 얼만할까?

또 색깔은 하얄까? 아니면 누럴까?

그렇게 괭이질 한번에 갖가지 상상을 하며 녀석의 산삼캐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렇게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산삼.

 

짜잔.

드뎌 산삼이 모습을 드러냈다.

산삼을 보자마자 내 입에서 나온말.

"에게 뭐가 이래"

그동안 인터넷 등에서 사진상으로 봐오던 자세잡힌 산삼과는 너무나 차이가 있었다.

뇌두는 있는건지 없는건지 불분명 하고 , 약통은 아예 뵈지도 않고 , 왠 가지는 저리 많은지.......

암튼 저 산삼은 제놈이 캤다고 제놈이 먹었다.

어쨌든 산삼을 먹고 일주일이 다되가는 지금까지도 특별한 약효는 나타나지 않았다더라.

 

자........

그럼 어제 냈던 퀴즈의 정답을 발표하마.

정현이는 맨 왼쪽께 산삼이라 했고 , 창수는 가운데께 산삼이라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다 틀렸다.

다만 창수는 반은 맞췄다.

 

이건 다른 각도서 본거다.

맨 왼쪽께 오가피고 , 오른쪽은 아까 위에 사진에 나왔던 2구심 이다.

그러니까 정답은 오른쪽 두개가 다 산삼이었다.

어쨌거나 밑쪽서 봐도 역시 구별이 안돼지?

 

창수가 반은 맞췄으니 상품을 줘야 되겠다.

상품은 위에 사진거다.

광덕산 정상에 있는 막걸리다.

시상식은 29일 흙날 오후 2시경 광덕산 정상서 있을 예정이다.

시상식에 참석치 못하면 물론 상품은 없다.

누가됐던 저 막걸리가 마시고 싶거들랑 29일 흙날 오후 2시경 광덕산 정상으로 오너라.

상품은 무한정 공급 예정이다.

 

잘들봤냐?

난 산이 참 좋더라.

찾으면 찾을수록 더 좋아지더라.

산에 안기면 얼마나 푸근한지 모른다.

산에서 나는 냄새가 얼마나 상큼한지 모른다.

산에서 부는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

산에서 보는 꽃도 , 나무도 , 바위도 , 하늘도 , 구름도 , 이름모를 풀들도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산야초들이 얼마나 신기한지 모른다.

난 복권한번 맞으면 산에서 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