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내고향 나들이

내고향 나들이(고사리 꺽고 , 미나리 뜯고)

산살사 2009. 4. 26. 22:23

 오늘도 고향에 간다.

 

작지만 자세 잡힌산  설화산을 비껴간다.

 

멀리 망경산도 보인다.

 

애미니 고개를 넘는다.

송악면소재지와 마곡리를 잇는 고개다.

 

각흘고개도 넘는다.

여기야 원체 유명한 고개니께 뭐라 할말것도 없다.

 

각흘고개를 넘어서며 동편에 선 금계산도 바라본다.

 

추동서 보는 법화산의 모습이다.

 

덕곡리에 들어서니 멀리서 걱정봉이 맞는다.

 

머그네미로 접어들면 동대말이 반긴다.

 

고향집 앞에서 바라보는 마을앞 전경이다.

고향에 올때마다 이곳서 사진을 찍어대니 아마 여기서 찍은 사진이 수십장은 될거다.

 

녀석은 오자마자 저 씽씽카를 타느라 정신이 없다.

 

내누나랑 내 나중에 나온 살점놈이랑 신달리에 들왔다.

고사리를 꺽기 위해서다.

작년에 보니 이곳 벌매한 곳에 고사리가 지천이길래 한껏 기대를 품고 왔더니만 개뿔........

암것두 없다.

혹여 담을데가 없을까봐 커다란 자루까지 준비해 왔는데 완전히 헛물켠 꼴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녀석은 산에와서 좋은가 보다.

보다시피 저녀석은 언제든 뛴다.

저만할땐 엄마랑 떨어지면 징징대기 일쑨데 쟤는 참 아빠를 잘 따른다.

'너는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고 묻는다면 왠만한 아이들은 의례 '둘다요" 그럴꺼다.

근데 쟤는 아니다.

한치의 고민없이 '아빠요' 한다.

 

그렇게 아무런 성과도 없이 산을 내려 선다.

시원한 바람도 쐬고 산냄새도 실컷 맡았으니 그걸로 됐다. 

 

여긴 덕곡리 웃말이다.

미나리를 뜯으러 왔다.

저 멀리 구당골 뒷산인 제일봉과 다음봉이 뵌다.

 

웃말서 바라보는 부엉산과 모세골의 모습이다.

 

저 산밑 미류나무가 서있는 앞쪽에 약수가 난다.

그리고 그 약수 주변으로 미나리도 제법 난다.

저 골짜기를 우린 강당이라 부른다.

 

강당서 바라보는 턱골의 모습 이다.

턱골 뒷편의 봉우리가 아마도 금북정맥 능선상의 400봉 일게다.

많은 정맥꾼들이 부엉산으로 잘못 알고 있는 그 봉우리다.

 

이곳이 예전에 배식이형네 집과 상환네 집이 있던 자리다.

전기도 안들어오던 시절이니 아마도 내가 초등학교에도 입학하기 전의 일일게다.

지금은 다 이사를 가고 집터는 이리 밭으로 변해 있다.

저 뒷편으로 보이는 산은 걱정봉이고 요앞에 산능선은 동대말 능선이다.

 

엄마랑 누나랑 나중에 나온 놈이랑 미나리를 뜯느라 열심이다.

저 미나리를 뜯는곳 뒷편이 우리 큰집 밭인데 큰집이 예전엔 이곳에 있었단다.

그러니 내 아버지께서도 아마도 이곳서 태어나셨을 거고 또 분가전까진 이곳서 사셨을 거다.

어디 내 아버지 뿐이겠는가?

할아버지도 증조할아버지도 또 많은 내 조상님들이 이곳에 터를 닦고 사셨을 거다.

 

하여튼 난 미나리엔 관심 없다.

하여 산구경이나 하련다.

 

한참을 그렇게 산에 들어 숲속을 헤메다 왔는데도 그 자리서 꼼짝도 없이 그렇게 미나리를 뜯고 있다.

 

이게 강당의 약수다.

내가 아는한 여지껏 이 약수가 마른적은 없다.

 

다시 머그네미 마을로 돌아왔다.

이번엔 아버지한테 간다.

 

아버지한테 기대어 앉아 내려보는 혼내깔의 모습이다.

이곳서 찍은 사진도 엄청나게 많을 거다.

 

오늘 여기저기 많이도 돌어 댕긴다.

이번엔 도랑골쪽으로 올라본다.

납골당인지 수목장인지 뭣인지 공사를 한다는곳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법적인 요건은 갖추고 하는 공산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꽤나 헤집어 놨다.

글쎄다........

법적인 요건을 갖추고 안갖추고를 떠나 내 사는곳 인근으로 이런 시설이 들온다는데 반길 사람은 아마도 없을줄 안다.

어느 동네선 외지인이 묫자리 하나만 써도 난리가 난다 들었다.

하물며 납골당이라..........

이 동네 주민들 차~암 맘도 좋다.

 

어쨌든 이쪽서도 머그네미 마을을 내려 본다. 

동네가 작기도 하지만 많이 낡기도 했다.

 

이번엔 유구읍내에 나왔다.

 

엄마가 또 쑥떡을 한단다.

방앗간에 들르니 요샌 반죽도 저렇게 기계로 한다.

 

읍사무소에 주차를 한다.

 

그리곤 시장통에 들러 식사를 했다.

 

다시 들어온 고향마을.

마을앞을 내다보곤 이제 내 사는곳으로 가려 한다.

잘있거라 내고향 덕곡리여.........

 

가는길엔 이렇게 비가 퍼붓는다.

갈재로 넘기위해 검단리로 든다.

두분만 되도 태워 드렸으면 좋으련만 누군 태우고 누군 안태울수 없어 그냥 간다.

 

저 앞으로 희미하게 뵈는 산이 태화산 이다.

 

어느새 날은 저물고 비내리는 갈재에는 스산함만 감돈다.

포장이 되고부터 이길은 내가 참 많이 애용하는 길이 되어 버렸다.

시간상이나 거리상으로야 온양을 거쳐가는거 보다 그다지 낳을건 없다.

그래도 이길은 그쪽길이 갖지 못한 큰 매력이 있다.

경치 , 운치 , 전망 , 숲냄새 , 해발 400m를 넘는 고도 그리고 덜컹 거리는 비포장길의 정겨움.

 

갈재 정상을 넘어 천안시에 접어들고...........

 

빗속에 어둠속에 묻힌 광덕산 능선을 바라보며 내고향 나들이는 이렇게 마무리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