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여타의 산줄기

광덕산 인근의 산줄기를 밟다.

산살사 2009. 2. 16. 11:56

언      제?   2009년 02월 15일 해날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광덕사-부용묘-장군바위-가마봉-서귀봉-갈재-태화산-646봉-630봉-553봉-광덕사

도상거리?   16.7km

소요시간?   5시간 09분

 

오후 들어 답답한 마음에 산을 찾는다.

'광덕산서 막걸리나 한잔 마시고 오자.'

애초에 생각은 이랬다.

허나 산에 들땐 내맘대로 일지 모르나 , 산을 떠날땐 내맘대로 안되더라.

한봉우리 오르면 다음 봉우리가 섭하다 하고 , 또 한봉우리 오르면 그다음 봉우리가 또 섭하다 한다.

그렇게 한봉우리 한봉우리 사정을 두다보니 어느새 날은 저물고 깜깜한 산속엔 나혼저 뿐이더라........

 

오늘산행의 발자취.(보라색 궤적) 

 

요건 북쪽서 본거.

 

'태화산광덕사'라 씌여진 일주문을 지나친다.

저 태화산이란 산명에 대한 의문은 아직도 풀지 못했다.

다만 광덕산이 아닐까하는 추측만 해볼 뿐이다.

 

여기서 우로 간다.

절리가면 여류시인 부용이란분의 묘가 있다는데 이쪽길은 첨이다.

 

잠시가니 이런 이정표를 지난다.

 

이쪽길은 사람도 얼마 없고 한갓지니 괜찮다.

꼭 내고향 웃말길을 걷는 느낌이다.

 

다랭이논의 흔적들이다.

 

여류시인 운초 김부용 이란 분의 묘소다.

 

보다시피 묘가 참 초라하다.

떼도 거의 살지 못할뿐더러 전체적으로 음침하고 습한 기운이 도는게 자리가 그다지 좋아 보이질 않는다.

 

이제본격적으로 능선을 치고 오른다.

 

이쪽 코스는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지 등로도 제법 살아있고 거리도 꽤 되는게 그동안 올라본 여러 코스중 가장 괜찮은거 같다.

 

잠시후 이런 이정표가 서있는 날등에 올라섰고 요앞으로는 안산 마을이 얼핏 보인다.

 

한참을 그리 땀흘려 오르니 이 이정표가 나온다.

광덕단맥 능선상에 올라 선거다.

여기서 좌로 몇발짝 걸으면 장군바위가 나온다.

저 이정표상에 부영묘는 잘못썻네..........

부용묘가 맞다.

 

장군바위다.

여기서 유난히 노란색을 띄는 막걸리 한잔 마시고 간다.

 

또 몇발짝 걸으니 정상이다.

한잔 또 마신다.

막걸리를 연거푸 두잔을 마셨다는건 바로 내려서지 않겠다는 거다.

술도 깰겸 서귀봉쪽으로 또 간다.

 

북쪽으로 설화산이 뵌다.

 

더 멀리는 영인산(빨간거)도 뵌다. 

 

서쪽으론 이산저산 많이도 뵌다.

봉수산(빨간거) , 갈매봉(연두색) , 도고산(분홍색) , 가야산(똥색)

 

여긴 남서쪽 이다.

천방산(빨간거) , 걱정봉(연두색) , 부엉산(분홍색) 그리고 저멀리 오서산(똥색)

 

내고향쪽 산들은 좀 더 특별하니 땡겨도 본다.

 

지난번까진 못보던 산이 하나 더 뵌다.

천방산(빨간거) 우측으로 보이는 저산(연두색)이다.

제법 세도 있어 뵌다.

그앞의 물(분홍색)이 혹시 예당저수지?

그렇다면 저산이 혹시 봉수산?

패망한 백제의 장수 흑치상지가 조국의 부흥을 꿈꾸며 당군에 항전했던 임존성을 품은산?

대충 짐작은 가는데 장담을 못하겠다.

찾아봐야 되겠다.

 

송악저수지도 한번 내려본다.

 

서귀봉을 향해 가는데 기온이 갑자기 급강하 한다.

나뭇가지에 걸려있던 상고대가 바람에 흩날리며 눈오듯이 쏟아져 내린다.

 

서귀봉의 전망은 역시나 백만물 짜리다.

 

저아래 내차가 있는 제2주차장도 보인다. 

  

저쪽의 산줄기는 아까 산행을 시작했던 능선이다.

 

갈재쪽도 훤히 뵌다.

 

요앞에 해사동부터 저멀리 무성산까지 전망 참 죽이게 터진다.

 

정동쪽에 저멀리 뵈는 저산은 다시봐도 한일고등학교를 품고있는 그 국사봉이 맞는거 같다.

 

서귀봉의 품격을 한층 더 높여주던 저 고사목은 이젠 힘에 겨웠던 모양이다. 

넘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더니 결국은 저리 쓰러져 버렸다.

 

가야할 광덕단맥의 능선과 낮익은 산들이다.

참 좋은 능선이고 참 좋은 산들이다.

태화산아 반갑다.

금계산아 너도 반갑다.

그리고 법화산 너도 역시 반가워..........

갈재야.........

곧가마.........

 

내겐 각별한산 걱정봉(빨간거)도 한번 더 본다.

걱정봉 바로뒤로 오서산(연두색)이 바싹 붙어 앉았다.

 

저기 뵈는 걱정봉(빨간거)과 부엉산(연두색) 사이에 내고향이 자리하고 있다.

분홍색이 가리키는 저산은 내가 이름 붙여준 제일봉 이다. 

구당골 뒤로 솟은 산이다.

저 걱정봉 왼편으로 뵈는 저산(똥색)은 또 뭔산이냐?

칠갑산이냐? 아님 백월산이냐? 아님 네가 그 봉수산이냐?

또하나의 숙제가 생겼다.

 

여긴 남쪽이다.

아는산들 참 많다.

요앞으로는 이따가 가야할 태화산(똥색)과 553(빨간거)봉이 섰고 , 그뒤에께 국사봉(분홍색)과 무성산(연두색) 이다.

 

앞으로 나와함께 산행에 참여할 내 새로운 동반자다.

 

가야할 마루금과 금계산을 한번 더 의미심장하게 바라본후 또 발길을 뗀다

 

지난번엔 못보던게 섰다. 

가면서 500m 간격으로 계속하여 나타난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걸 조사해서 세운이가 나완 아주 각별한 사람이다.

어쩐지 잘 세웠다 했다.

 

이 아름드리 노송은 얼마나 오랜 세월을 이곳에 서 있었을꼬?

 

금북정맥을 만났다.

 

이곳선 금계산이 훤히 보인다.

 

갈재다.

여기서 광덕사쪽으로 바로 내려서려니 어디선가 나를 원망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거 같다.

'여까지 와선 그냥 가남?'

태화산이 섭하다고 원망하는 소리다.

 

이 임도를 계속하여 따라가면 동해동이 나온단다.

나중에 이 임도도 한번 걸어보고 싶다.

진짜로 나오나 보게...........

 

태화산에 올라섰다.

저 삼각점도 또 저 정상석도 여전히 그모습 그대로다.

다만 지난번관 다르게 주변이 깔끔하게 간벌이 되어 있다.

 

여긴 금북정맥을 따르다 만난 또다른 646봉 이다.

 

630봉을 지나치자니 저 돌탑이 또 나를 맞는다.

맘같아선 저위에 올라 또 망중한을 즐기고 싶지만 주위에 서서히 어둠이 내리 깔리고 있어 아쉽지만 접는다.

다음에 또 오마.

 

뒤를 돌아 본다.

좀 있으면 날이 저물거다.

바삐가자.

 

결국은 한봉우리 한봉우리 사정을 두다보니 553봉까지 와버렸다.

여기서 우측 급사면을 타고 내려서면 곡두고개고 , 좌측의 능선을 타고가면 광덕사 제2주차장으로 바로 떨어진다.

난 좌측의 능선을 탄다.

예전에 한번 타봤는데 이 능선도 꽤나 길다.

 

에고........

또 밤이다.

본의 아니게 또 야간산행을 하게 됐다.

무섭다.

 

이런 어둠속을 한참을 간다.

발걸음이 엄청 빠르다.

 

또한번 뒤를 돌아본다.

아까 밟았던 능선들이 저뒤에서 바라보며 조심해서 내려 가란다.

'그려 니덜도 잘있어'

 

어둠속의 나뭇가지 사이로 아까 밟았던 광덕단맥의 능선들도 보인다.

 

저 밑에 어렴풋이 보이는 불빛들은 곡두터널 인근의 불빛일 게다.

 

하여튼 무섭다.

괜스레 무서운 생각이 날까봐 일부러 헛기침도 하고 소리도 질러가메 그렇게 갈길을 재촉한다.

 

임도를 만났다.

아마도 이게 아까 그 갈재와 연결된 임돌거다.

이런 임도 두개를 지나쳐야 목적지에 다다를수 있다.

 

이제 다왔다.

저앞에 광덕사 인근의 식당 간판들이 보인다.

살았다.

하여튼 야간산행은 참 싫다.

 

그 많던 차들은 죄다 빠지고 그 넓은 주차장에 내차 한대만 덩그러니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암튼 오늘도 간단하게 산을 찾아 , 간단하지 않게 산행을 마쳤다.

산이 나를 놔주지 않는건지 아니면 내가 산을 떠나기 싫은건지 알길은 없으나 어쨌든 산에 들면 참으로 좋더라.

오늘 올랐던 광덕산 그리고 태화산과 마음속으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오늘 내눈에 들어왔던 많은 산들과도 마음속의 대화를 나눴다.

설화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배방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영인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봉수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갈매봉과도 대화를 나누고..........

도고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덕봉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가야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천방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걱정봉과도 대화를 나누고.........

부엉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오서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태화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갈미봉과도 대화를 나누고.........

국사봉과도 대화를 나누고.........

무성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금계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법화산과도 대화를 나누고........

제일봉과도 대화를 나누고........

그리고 동명이산인 또다른 봉수산과 국사봉과도 대화를 나눴다.

대화 내용은 비밀이다.

다만 오늘 나와 대화를 나눈 저 산들이 내 뜻을 받아들였으리라 믿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