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맥 따라가기

도고산 세번째(도고온천역서 도고산 왕복)

산살사 2008. 12. 25. 23:05

언      제?   2008년 12월 25일 나무날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도고온천역-도고산-도고온천역

도상거리?   9.3km

소요시간?   3시간 42분

 

요 몇일간 극심한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움직이는것도 싫고 , 밥먹는것도 싫었다.

생각 하는것도 싫었고 , 숨쉬는것도 귀찮았다.

틈만나면 누웠고 또 틈만나면 잤다.

그래도 틈이나면 술을 마셨다.

이런걸 보고 우울증 초기증세라 하나?

하여튼 요근래 머릿속이 좀 복잡하다.

암튼 이래선 안되겠다 싶은 마음에 억지로라도 몸을 좀 움직여 보려 도고산을 찾는다.

 

오늘 산행의 발자취다.

 

날씨가 차다.

바닷가 근방이라 그런가 바람도 매섭다.

그다지 가고 싶지 않지만 기분 전환을 위해서라도 가야될거 같다.

처갓집을 출발하며 멀리 도고산(빨간색화살표)을 바라본다. 

그 우측에 보이는 산은 덕봉산(파란색) 일게다.

 

주차는 이곳에 한다.

도고온천역 이다.

몇일전에 수도권 전철이 이곳까지 연장이 됐다.

 

도고온천역 맞은편으로 산에 든다.

바람도 차고 의욕도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억지로 뗀다.

 

저 앞쪽서 숲으로 든다.

아산기맥 종주자들은 저곳으로 나와 기맥종주를 마쳤으리라.

 

등산로 정비차원인지 온숲이 이리 간벌이 돼있다.

 

첫번재 봉우리에 올라 뒤를 돌아본다.

저기 멀찌감치 뵈는산이 영인산 이다.

 

지난번 지적을 했듯이 봉수단맥(혹은 아산기맥)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육안으로도 도고온천지대 앞을 비겨 살아나가는 맥이 보인다. 

 

첫번째 봉우리를 벗어나자 황금색 솔잎이 수북히 쌓여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어쨌든 숲에 드니 좋긴 좋다. 

 

한참을 갔을까............

능선앞으로 왠 마을이 나타난다.

그리곤 내가 타고있는 능선이 마을로 내려서며 고도를 급격히 낮춘다.

순간 마루금을 놓쳤다 싶어 급히 발길을 돌렸다.

 

한참을 빽했다.

아까 그 첫번째 봉우리까지.........

근데 별다르게 마루금을 찾지 못하겠다.

근방서 두어번을 더 왔다갔다 해봤지만 답을 모르겠다.

하여 일단 저 노란색선을 따라 좌측으로 가보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잘못된 선택 이었다.

 

좌측 능선을 타자마자 이 철탑을 만나고 저 앞쯤서 좌로 들었다.

 

그리곤 이렇게 물을 만났다.

 

어차피 잘못탄거 시야가 좀 터지는곳 까지 내려서 주변 상황을 확인해 본다.

뭔가 감이 좀 온다.

아까 갔던 길이 맞다.

너무 고도를 낮추길래 지레 짐작을 하곤 발길을 돌렸던게 잘못이었다.

마루금은 저앞에 노란색 선과같이 고도를 급격히 낮추긴 했지만 산자분수령의 원칙에 조금의 어긋남도 없이  저렇게 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예 마을길로 내려서 도로를 따라간다.

가까이 와보니 마루금은 도로로 이렇게 훼손이 되어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확인키위해 잠시 역주행을 해본다.

 

아깐 저 폐가 바로 뒷편까지 내려섰다간 다시 돌아선거다.

아껍다.

한 열발자국만 더 내려서서 확인만 했어도 이렇게 큰 시행착오는 없었을텐데...........

덕분에 한 15분이면 떡치고도 남을 거리를 한시간이 다되서야 다다랐다.

왠지 쓴웃음이 난다.

 

헤메고 댕긴 모습을 구글에 띄워봤다.

정상적인 마루금은 저렇게 녹색선처럼 간단하게 이어진다.

근데 보다시피 저리 왔다갔다만 하다가 결국은 마을로 내려서 빙돌아서 간거다.

  

그렇게 한참을 헤메고 댕기고 나서도 끝이 아니다.

이쯤에 마루금이 훼손도 된데다 이렇게 계사가 자리하고 있어 마루금 찾기가 아주 고역이다.

 

여기서도 한참을 헤메다 이 절개지를 바로 치고 오르기로 했다.

어차피 오름길엔 능선이 한곳에 모이기 마련이니 오르는 길은 부담이 덜하다.

 

절개지를 치고올라 시전리 마을을 내려다 본다.

시전리는 감시자에 밭전자를 쓰니 순우리말로 감밭골 정도로 보면 될거다.

사진 우측에 뵈는 저수지는 도고저수지(노란색화살표)가 될거고 , 그 우측으로 보이는 초가집(빨간색)은 아마도 성준경 가옥이 아닌가 한다.

 

사면을 치고 오르는데 이렇게 간벌을 해논덕에 진행하기가 보통 힘든게 아니다.

 

힘겹게 힘겹게 이런 사면을 치고 오른다.

봉수단맥이 내가 별로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엄청 고생을 시킨다.

 

어찌됐든 능선상에 올라섰다.

하도 험한길을 치고 올라왔더니 이런길은 고속도로로 보인다. 

 

그리곤 이렇게 주능선을 만났다.

여기부턴 진짜로 고생끝 행복 시작이다.

지난번 길을 잘못든 부분을 확인키 위해 유심히 둘러보며 간다.

 

역시나 예상대로 여기 였다.

지난번에 이곳서 능선하나 잘못타는 바람에 아주 비참할만큼 엉뚱한 곳으로 떨어 졌었다.

도고산서 내려오면서 저 노란색선과 같이 우회전 해야 된다.

먼저는 저 빨간색선처럼 직진 했었다.

 

다른 각도서 보자.

도고산서 내려오다 요런 삼거리가 나오면 우회전으로 저 앞의 봉우리를 우회해야 한다.

직진해서 저 봉우리를 올라 좌측 능선을 타고가면 먼저처럼 효자리로 떨어지게 된다.

 

요 앙증맞은 돌탑을 보거들랑 바로 우회전 해야 된다고 보면 된다.

 

그러고보니 도고산 정상이 얼마 안남았다.

 

도고산 우측의 이건 덕봉산 이고............

 

도고산 정상을 얼마 안남겼을 즈음 서쪽멀리 웅장한 산줄기 하나가 눈에 들온다.

이근방서 저만한 세를 갖춘 산줄기라면 아마도 금북정맥의 능선일 게다.

유심히 보자.

일단 가야산(빨간색화살표)이 확인이 된다.

저게 가야산 이라면 그 우측은 석문봉(하늘색) 일테고 , 그 좌측에 가야산과 어긋나 있는 봉우리는 아마도 원효봉(연두색) 일게다.

그렇다면 원효봉서 한참의 거리를 두고 좌측에 솟은건 수덕사를 품고 있는 덕숭산(똥색) 일거고 , 그뒤로 어긋나 빼꼼히 내민 봉우리는 홍성의 진산인 백월산(분홍색)이 되겠네.

그 좌측으로 두개의 봉우리가 더뵈는데 아마도 용봉산(파란색)과 오서산(덜파란색)이 아닌가 한다.

다만 정확치는 않기때문에 오늘도 역시나 아님 말고다.

 

확실히 하기위해 좀더 땡겨봤다.

사진상으로도 가야산(빨간색화살표)의 송신탑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렇게 가야산쪽 전망을 즐기다 도고산 정상에 다다랐다.

 

한달만에 찾았는데 그새 못보던게 생겼다.

인근의 산줄기들이 제법 세세하게 표현돼 있다.

이게 한달전에만 있었어도 혹여 어찌될지 모르는거 였는데...........

 

정상에 섰으니 이번엔 내고향쪽 산줄기들을 보자.

오늘은 날씨가 찬반면 하늘이 청명하여 지난번보다 훨씬 더 멀리까지 보인다.

우선 지난번 안보이던 산들 몇개도 고개를 내민다.

우선 마곡사 뒷산인 나발봉(연두색)도 새로 인사를 하고 , 그 좌측으론 무성산(분홍색)도 인사를 한다.

무성산 좌측으론 금계산(똥색)이 솟았고 , 그앞쪽으로 천방산(연한파란색)도 보인다.

나완 각별한 산인 걱정봉(빨간색)은 맨우측에 솟았다.

 

땡겨봤다.

걱정봉(빨간색)과 눈을 마주치니 왜이리 가슴이 아리냐.........

눈엔 뭔가 들어간거 같기도 하고...........

나발봉(연두색)과 무성산(분홍색)은 여기서봐도 쌍봉임이 확연하다.

 

금계산(빨간색)과 천방산(하늘색) 방향도 땡겨봤다.

여기서 봐도 두산의 고도 차이가 상당해 보인다.

실제로 금계산이 천방산 보다 해발 100m 가량 더 높다.

 

남서쪽으로도 뭔산이 하나가 뵌다.

 

쭉 땡겨봤다.

오서산이 분명하다.

 

북쪽도 한번 보자.

이쪽도 뭔산이 하나 있다.

 

역시나 땡겨봤다.

영인산 이다.

 

영인산서 고개를 좌측으로 약간트니 저기 현대자동차 아산공장(빨간색)이 보인다.

그 바로 앞에가 내 처갓집 이다.

 

이제 다시 내려가자.

애초에 내림길은 도고중학교 방향으로 잡았었는데 급히 수정을 했다.

아무래도 아까 오름길에 너무 헤메고 댕긴거 같아 마루금을 확실하게 해두고 싶다.

도고산 정상서 몇발짝 내려서면 이곳에 이르는데 우측의 빨간색선 방향이 등로가 뚜렷하다.

이곳서 마루금은 노란색선을 따라 좌측으로 내려서야 한다.

우측은 절골약수터로 내려서는 길이다.

 

지난번엔 여기서도 길을 잘못 들었었다.

뚜렷한 등로를 따라 직진했다가 한참을 우회하여 마루금에 복귀했었다.

직진하면 철탑에 이르게 되고 정상적인 마루금은 우회전 이다.

 

여긴 아까 거기다.

수천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곳이다.

우측에 표지기도 이쁘게 달았다.

 

여기도 중요 지점이다.

아까 간벌한 사면을 헤메다 저 우측서 이 능선에 올라 왔었다.

아산기맥 선답자들의 표지기는 전부 좌측에만 붙었다.

그리고 우측 등로는 저리 나무로 막아놓기 까지 했다.

한치의 의심없이 당연히 좌측으로 들었다.

속았다.

이길이 아니라는건 한참을 진행하고 나서야 알았다.

 

엉뚱한 방향으로 가다가 뒤돌아 서는 모습을 구글에 담아봤다.

 

그렇게 급하게 사면을 따라 내려서니 이곳에 이른다.

아까 만났던 절개지다.

참으로 참혹할 만큼 망가졌다.

비록 패이고 망가지긴 했지만 마루금임엔 틀림없다.

정상적인 등로는 이처럼 절개지 우측으로 이어지는데 아깐 저 빨간색선처럼 어렵게 간벌지역을 치고 올랐다.

덕분에 고생만 직쌀나게 했다.

 

역시나 아까 거기다.

여기서 우로 든다.

 

지나온 마루금을 뒤돌아 본다.

아까 그 중요 갈림길서 저 빨간색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줄기가 뚜렷해 보인다.

허나 정상적인 마루금은 이쪽으로 고도를 급격히 낮춰 저 노란색선을 따라 이곳에 이르게 된다.

 

여기 또한 중요 갈림길이다.

아까 본 폐가를 지나자마자 이곳에 이르게 된다.

비록 표지기 하나 붙진 않았지만 여기서 좌로 드는게 확실하다.

 

아까 돌아섰던 곳으로 추정이 되는 곳쯤서 아까 본 그대로 바라봤다.

다시 봐도 아껍다.

더도말고 딱 열발짝만 더 가볼껄.........

 

다시 첫봉우리에 복귀했다.

이렇게 역으로 오니 아무것도 아닌걸 아깐 여기서도 꽤나 헤메고 댕겼다.

암튼 저 빨간색선 쪽으로 가면 안된다.

 

다시한번 앞쪽의 마루금을 보자.

봉수단맥 혹은 아산기맥의 끝은 도고온천역이 아니다.

비록 요앞서 도로에 끊기긴 했지만 마루금은 저리 살아서 삽교천과 무한천의 합수점까지 뻗어간다.

봉수단맥의 최종 종착점은 거기가 되는거다.

 

저 도고온천역에 내려서며 오늘의 짧은 산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어쨌든 산행을 하고나니 그나마 좀 활력이 생기는거 같기도 하다.

아무래도 해가 바뀌면 다시 정맥을 찾을까 한다.

목표가 없다는게 사람을 끝없이 무기력하게 만드는듯 하다.

좀 더 알아보고 마땅한 자리가 없으면 혼자라도 떠나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