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낚시를 다녀와서........ 이런걸 왜하나 몰러.........
언 제? 2008년 11월 16일 해날
누 구 랑? 회사 직원들과 부부동반으로.........
어 딜? 당진 왜목항서 배타고 인근 해안을..........
왜? 물고기 잡으러........
오늘도 새벽에 집을 나선다.
근데 오늘 내가 갈곳은 산이 아니다.
바다다.
또 오늘만큼은 혼자도 아니다.
내옆엔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 회사 동료들과 그 옆지기들도 있다.
출발부터가 별로 내키지 않더니 고생만 직쌀나게 했다.
입질한번 없는 낚싯대를 붙들고 사정을 하는것도 한두시간이지 나중엔 어서 뭍으로 나가고만 싶을 뿐이다.
춥고 졸립고 지루한 시간을 때우고 배에서 내리니 얼마나 좋던지...........
누군가 내게 '넌 산이 좋으냐 물이 좋으냐?' 묻는다면 난 가차없이 대답할 거다.
'산이 한 오천배는 더 좋쥬.'
왜목항서 우리가 예약한 고깃배를 기다리다 참으로 가슴 아픈 장면을 본다.
먹고 살것다고 새벽부터 어묵이랑 군밤등을 팔던 어느 아주머니의 트럭에 불이 난 것이다.
얼마나 순식간 이던지 어찌 손써볼 틈도 없이 트럭한대가 전소돼 버렸다.
안타까움에 불타는 트럭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눈물 짓던 그 아주머니의 탄식이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바다는 아직도 어둠속에 묻혀 있다.
그리고 엄청 췄다.
선착장앞에 해안 절벽도 어둠속에서 우릴 내려다 보고......
자연재해 발생시 대피 요령을 알리는 안내판.
어둠도 걷히고 약속한 시간도 한참이 흘렀것만 우리가 탈 배는 아직 코빼기도 안 비친다.
저기 뵈는 저 시설이 아마 당진화력 발전소 일거다.
이때만 해도 오늘 저 시설을 하루종일 보게 될줄은 몰랐었다.
결론적으로 저 근방서 종일 낚시를 한거다.
어쨌든 출발 했다.
나오니 더 춥다.
오늘 낚시가 끝날때까지 항시 이만큼의 거리를 두고 저 화력발전소 주변을 기웃 거린다.
가끔은 이렇게 가깝게 근접도 하고...........
춥긴해도 경치는 그런대로 괜찮네.........
고기가 안나오니께 다덜 별 재미가 없는 모양이다.
오늘 첨으로 고기다운 고기 한마리가 나왔다.
비록 내손으로 잡은건 아니지만 어쨌든 큼지막한 장어다.
근데 어쩌나.........
저놈이 천운을 타고난 모양이다.
잠시후 감쪽같이 사라졌다.
아마 고무대야를 넘어서 갑판상의 구멍을 타고 탈출을 한 모양이다.
암튼 너 진짜 운 좋은 놈이다.
어쨌든 탈출을 축하한다.
선장님께 좀 더 멀리 나가보자고 한다.
선장님 말씀이 물살이 쎄서 멀리 나가면 더 성과가 없을거라 한다.
그래도 나갔다.
역시나 별루다.
이렇게 멀뚱멀뚱 앉아서 저 시뻘건 낚싯대만 참으로 열심히 바라봤다.
그리고 최종 결론은 어쨌거나 난 입질한번 받아보지 못했다.
남들도 도낀개낀 이다.
아무튼 지루하고 무료하고 한심한 낚시 일과를 접고 다시 뭍에 올랐다.
우리를 태웠던 배는 저리 휑하니 떠나 간다.
너무 조과가 션찮으니 저배의 선장님도 미안해 죽을라고 한다.
너무 신경쓰지 말어유.
물고기도 사람을 알아보는 게비쥬 뭐.
다시 돌아온 왜목항.
새벽에 시뻘건 불길을 일으키던 트럭은 이런 모습으로 변해 있다.
지금와 보니 트럭위에 가스통이 두개나 있다.
암튼 힘내시고 다시 시작하시기를 바래 본다.
왜목항 앞바다에 마지막 눈인사를 하곤 발길을 돌린다.
돌아오는길.
인주에 들러 장어구이로 저녁을 먹고 오늘 일과를 마무리 한다.
송충이가 솔잎을 먹는게 하늘의 섭리라면 ,
난 산으로 가는게 하늘의 섭린가 보다.
산에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