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맥 따라가기

한남금북정맥 여덟번째(작은구티서 갈목재까지)

산살사 2008. 5. 29. 23:22
 
 

언      제?   2008년 5월 25일 일요일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작은구티-구티-백석리고개-수철령-구룡치-새목이재-말티-회엄이재-갈목재

도상거리?   16.6km 

소요시간?   9시간 42분

비      용?   택시비 20,000원 (갈목재서 작은구티까지)

차량 이동경로 : 내집-병천-오창-청주-산성고개-낭성-산야리-구티리(왕복 148km)

 

오늘은 땀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지 집에와서 샤워하면서 보니 몸이 많이 얄쌍해진거 같다.

꽃피고 새싹돋도 날씨 좋던 산행 기간은 이제 지난거 같고 앞으로는 이제 무더위와 날파리와 싸워가며 잡목을 헤쳐 나가는 계절이 온듯 하다.

아무튼 오늘로서 한남금북정맥도 이제 한구간을 남겨두게 됐다.

남은 한구간은 아름답고 웅장한 속리산 구간이라 더더욱 기대가 된다.

좀 애껴뒀다 산에 가고픈 맘이 절정에 이르렀을때 올라야지.......

 

오늘의 발자취.

도상거리 17km가 채안되는데 10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리 심하게 츤츠니 간거 같진 않은데 좀 이상하네.......

 

다시 작은구티.

지난번 탈진 직전에 이곳을 찾았을땐 얼마나 반갑던지.......

 

특이한 삼각점일쎄......

 

숲.

코가 뻥 뚫리고 폐속에 신선함이 전해지는듯 하다.

암튼 산에 들면 참 좋다.

 

구티.

땀이 좀 날만하니 이곳으로 내려선다.

 

천안 막걸리.

구티를 얼마 지나지 않은 봉우리에 올라 몸에 지름칠을 한다.

이 막걸리는 천안 지역에서 생산되는 막걸린데 광덕산 정상에 가면 이놈을 판다.

처음엔 그다지 맛있다는 느낌을 몰랐는데 거기서 한번 마셔본 뒤로 반해버려 요즘엔 항시 이놈을 찾는다.

 

한잔 할려고 보니 잔이 없다.

나발을 불기도 뭣하여 아쉬운대로 반찬통을 비워 잔으로 대용한다.

사진상엔 안나타나지만 이막걸리의 특징중 하나라면 유난히 거큼이 많이 난다.

이놈이 몇잔 들어가니 몸에 윤활효과가 바로 나타나 이후엔 그나마 산행이 수월하다.

 

여기가 백석리 던가?

찍어만 왔지 기록을 안하니 가물가물 하네.

 

 

저앞 동네가 백석리고 그뒷산이 632봉이 맞는 게비다.

 

백석리 고개.

이동네도 죄다 고추밭이다.

 

여기 담배밭 아저씨는 많이 게으르신 모양이다.

풀약 좀 치지....

 

뜬모를 하고 있는 부부.

나도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농삿일이 얼마나 힘든줄 안다.

또 누군 땡볕 아래서 뭣빠지고 있는데 , 놀러 댕기는 사람을 보면 얼마나 약이 오르는지도 안다.

때문에 가능하면 저분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저런곳은 얼른 벗어난다.

아무래도 그게 나름의 예의라는 생각이다.

  

산삼밭.

저 차양막 뒤로 산삼밭 이란다.

한참을 저 차양막을 따라 진행을 한다.

나중엔 질린다.

이곳에 도착전 약간의 간격을 두고 꼭 세팀의 정맥꾼을 만난다.

첫번째 뵌분은 어디서 많이 ?다 싶었더니 산행기를 몇차례 접했던 홀산의 두루님이란 분이고 대명님이란분이 동행이다.

이분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고 사진도 좀 찍고 헤어져 약 15분가량을 진행하니 또 부부 정맥꾼을 뵌다.

이분들도 앞분들과 같이 말티에서 출발을 했다는데 도중에 한시간 가량을 길을 잃고 헤멨단다.

그러니 아마도 출발은 이분들이 먼저 했을성 싶다.

세번째 분은 이사진을 찍고 앉아 점심을 먹는데 내가 온 방향에서 올라오신다.

이근방 사시는 분인데 말티까지 가신단다.

잠깐 사이에 세팀을 몰아서 만난 셈이다.

 

요놈봐라.

이 으른도 수저를 안들었는데 뚜껑을 열자마자 제놈부터 맛을 본다.

후~ 불어 혼구멍을 내줬다.

 

아따! 벌금 호되네......

 

산삼밭이니 우회하라는 플랭카드.

 

말티건너 봉우리.

말티를 찍은 사진이 날러 갔다.

암튼 저 밑에가 말티다.

말티에 도착하니 칡즙을 파는 아주머니 한분이 계신데 잠시 지켜보니 참 장사를 잘하신다.

나도 앉아 한잔을 마시는데 옆에 계신 아저씨 한분이 자꾸 내게 관심을 보이시더니 등산하는 사람은 죄다 또라이 란다.

뭔소린가 했더니 본인도 백두대간을 완주했는데 그때 산에 미치듯 했었다고 한다.

여건이 여의치 않아 정맥에 발을 들이진 못했는데 한편으론 아쉬움도 묻어 나는 표정이다.

이제 그만 정맥도 찾으시지요 했더니 옆에계신 사모님께서 아주 손사래를 치신다.

암튼 먹을것도 주시고 안전한 산행 하시라는 인사도 주시고 먼저 자리를 털고 가신다.

여하튼간에 산을 가시든 물을 가시든 어디서든 건강하세요.

 

말티지나 정맥 우측으로 보이는 저수진데 이름은 모르겠네.......

 

숲속의집이 뭘 뜻하는지.........

 

지나온 마루금.

 

멀리 삐죽삐죽 솟은 많은 봉우리들이 보인다.

속리산이다.

 

여기도 지나온 마루금.

 

속리산이 한층 더 가까워 졌다.

 

화엄이재.

이제 거의 다왔다.

 

여기부터가 속리산 국립공원 지역 이란다.

 

속리산 계곡.

무진장 덥다.

땀은 비오듯 하고 온몸은 축축하게 젖었다.

굽이치는 계곡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저 계곡물에 머리를 쳐박고 싶다.

엄청 션할껴......

 

산행 막바지 송림숲을 즐긴다.

 

여기가 낭떠러지라 무서워서 간신히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상으론 표현이 잘 안되네.....

 

저게 천왕봉인가?

뒷쪽게 긴가?

 

갈목재다.

이곳서 숨한번 돌리고 택시를 부르려니 핸드폰 안테나가 서질 않는다.

결국은 갈목리 방향으로 한참을 걸어 내려와서야 통화가 된다.

택시를 타고 작은구티에 거의 다와갈 무렵 누군가 또 택시를 호출하는데 기사분이 잘 감을 잡지 못한다.

옆에서 들어보니 구티서 시루산을 미쳐못가 하산을 했다는데 터널 공사현장이 있다는걸 보니 아무래도 중치리쯤 되는거 같다.

전화 하신분이 여자분 이었다하니 아무래도 아까 내가 만난 그 부부산꾼인거 같다.